자세히보기 2014년 4월 1일 0

세계분쟁 25시 | 지구촌 분쟁은 다른 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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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분쟁 25시 | 지구촌 분쟁은 다른 나라 이야기?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합병은 20세기에 발생한 유혈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이들은 식민지를 손쉽게 다스리기 위해 이른바 분리통치 정책을 폈다. 이 정책의 핵심은 특정 종족을 취업, 세금 면에서 우대해 주고, 특히 교육기회를 더 많이 주어 식민통치기관의 하급요원으로 충당함으로써 식민지통치의 수혜자로 만든 것이었다. 더불어 다른 종족을 홀대함으로써 피지배층이 단결해 식민당국에 저항하는 것을 막고 서로를 미워하도록 만들게 했다. 아프리카 르완다의 후투·투치족, 수단의 아랍·아프리카계 등의 갈등이 그 대표적이다.
  
 다민족 사회로 구성된 한 국가 안에서 일어나는 내전을 보면 종족끼리의 갈등과 불신이 쌓여가다가 어느 날 폭발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갈등 폭발의 동인이 분리통치 정책이라는데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한편 일반적으로 전쟁을 오래 끌어 국민들 사이에 전쟁피로 현상이 높아질수록 강경파 정치집단이 득세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강경정치 세력들이 무력을 동원해서 분쟁을 가속화한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분쟁지역에서 수십 년간 독재자들이 집권할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은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분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분쟁 당사자나 이해관계에 있는 대상자들이 분쟁에 관여하는 정도에 따라 분쟁을 악화 또는 완화시키기 때문이다. 국제관계에서 현실주의를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국가도 이득이 없다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도적인 차원에서의 개입이 요구될지라도 국가이익이 별로 없다면 개입을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아프리카 제1의 산유국 리비아 내전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한 반면 시리아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외면하고 있는 상반된 태도를 보인 것은 위의 명제를 대변한다.
 
2003년 170여 건에서 2013년 397건으로 증가

숫자로 본 세계의 분쟁

숫자로 본 세계의 분쟁

 미국은 1993년 10월 3일 소말리아 모가디슈 시가전에서 18명의 미군이 사망한 뒤로 석유 등 중대한 국가이익이 걸린 곳이 아니라면 파병을 하지 않는 쪽으로 정책을 굳혔다. 이를 가리켜 ‘소말리아 신드롬’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것은 “강대국들은 약소국의 평화와 안전문제를 강대국의 이해관계라는 잣대로 잰다.”는 국제정치학의 기본 법칙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소말리아 신드롬은 1994년 르완다에서 후투족과 투치족의 종족 갈등으로 100일 동안 100만명이 죽어 나갈 때 국제사회를 침묵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국경선의 인위적 변경이 가져올 혼란을 싫어하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분리·종족 갈등 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일례로 아프리카는 1만 여 종족이 거주하면서 약 10만 종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분할로 대륙이 50여 개 국가로 나뉘어졌다. 아프리카에서 왜 분쟁이 끊이지 않는지 짐작케 하는 이유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었을 때 많은 이들은 좀 더 나은 미래를 전망하며 밀레니엄 카운트를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희망은 9·11 테러로 인해 여지없이 깨졌다. 상호의존성이 증대되는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우리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나 내전으로 인한 영향과 여파는 지대하다. 지난 수십 년간 인류는 평화의 시기보다는 분쟁과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거의 매일 크고 작은 분쟁이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했다. 일례로 2013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분쟁은 397건이었다. 이 수치는 산술적으로 매일 1건 이상의 분쟁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2003년 170여 건이던 분쟁이 10년이 지난 2013년에는 397건으로 두 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인 것은 분쟁의 빈번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양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더 많은 전쟁 속에 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분쟁이나 내전은 당사국은 물론이고 인접국가나 관련국들에게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서 영향을 주고 있다. 일례로 콩고에서 분쟁이 심해지면 세계 휴대폰 판매 가격이 내려간다. 이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재료인 ‘콜탄’이 분쟁 행위자들에 의해 생산되어 그 자금은 다시 무기나 장비 구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분쟁이 격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콜탄의 대량생산이 휴대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바로 상호의존성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의 가자시티가 2012년 11월 18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의 가자시티가 2012년 11월 18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콩고 내전 심해지면 휴대폰 가격 하락
 
 이외에도 남사군도를 둘러싼 남중국해에서의 분쟁이 격화되고 중국과 관련 당사국간의 무력충돌이 가시화되면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파급될 영향은 거의 재앙 수준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지역으로 전 세계 해상 수송의 25%가 통과하고 있고 동북아 지역 특히 한국에서 수입하는 원유의 70%이상이 이 지역을 통해 이동하는 사활적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분쟁지역에서 피랍되거나 사망한 한국인은 141명이다. 한반도는 남한과 북한의 저강도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으로도 분류되어 있다. 분쟁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임을 방증한다.
 
 
조상현 / 육군본부 군사연구소 지역분쟁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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