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4년 4월 1일 0

영화 리뷰 | ‘북한인권’ 가장 어두운 곳에서 피어난 희망 2014년 4월호

영화 리뷰 | 〈신이 보낸 사람〉
‘북한인권’ 가장 어두운 곳에서 피어난 희망

북한 소재 영화의 기근 속에서 한 편의 영화가 지난 2월 13일 개봉했다. 영화는 북한의 지하교회와 참혹한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고 있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종교 관련 테마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김진무 감독은 이 영화가 종교영화는 아니라고 하니 한 번 일람하시고 판단할 일이다.

하여간 이 영화는 북한의 지하교회 신도들의 탈북과 그 과정에서 북한당국에 의해 자행되는 인권유린에 포커스가 맞추어졌다. 때문에 〈쉬리〉나 〈베를린〉 등의 액션물과는 결이 다르다. 북한의 인권유린과 서글픈 현실을 고발하면서 다소 진지하고 무겁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면에서 〈겨울나비〉나 〈크로싱〉, 〈48미터〉와 닮은꼴이다. 영화관을 나서면 답답한 가슴과 눈물을 선사하는 그런 영화다. 한마디로 약간 뒤끝이 있는 영화다.

탈북자들 생생한 증언 … 북한 냉혹한 현실 전해

CS_201404_72 다만, 이 영화의 제작은 순수 남한출신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점이 기존 영화와 다른 점이다. 남한출신의 김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영화제작 전에 백여 명의 탈북자를 인터뷰하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북한선교 단체로부터도 조언을 받았다. 때문에 남한출신이 만든 영화지만 영화 속 북한사회가 비교적 잘 묘사되었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주인공인 철호가 아내와 함께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철호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와 동네 사람들을 이끌고 탈북을 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에피소드를 그려냈다.

김진무 감독이 언급했듯이 이 영화는 북한사회의 인권문제를 끄집어내어 우리 사회에 알리고자 하는 목적에서 제작되었다. 목적의식이 분명한 영화다. 때문에 김 감독은 영화의 사실 고증 문제보다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한다.

주지하다시피 공식적으로 북한에는 기독교, 불교, 천주교, 천도교 등 다양한 종교단체가 존재하지만 실제 종교 활동은 전무하다. 북한당국은 여느 공산주의국가와 마찬가지로 종교를 아편으로 규정하면서 정권 초기부터 심하게 탄압해 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종교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것이 목격된다.

한번은 필자가 북한의 종교와 관련한 글을 쓰다가 종교인출신의 탈북자를 물색한 적이 있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북한의 종교단체출신 탈북자를 찾을 수 없었다. 왜일까? 그 이유는 비교적 높은 신분에 있던 탈북자들에게 들을 수 있었다. 북한의 종교단체에서 종사하는 인물들은 탈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토대와 출신 배경이 좋지 않으면 종교단체에 들어갈 수 없을뿐더러 누구보다 당성이 좋은 사람만 선별되어 배치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북한의 실질적인 종교를 거론하자면 ‘주체사상’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지난 2007년 미국의 종교 관련 통계사이트인 ‘어드히런츠닷컴(adherents.com)’는 북한의 주체사상을 종교로 정의하고 그 추종자 수에 따라 세계 10대 종교로 분류했을 정도로 북한의 통치이데올로기는 종교의 역할을 하면서 다른 종교와의 동거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40만명 돌파 … 북한인권 문제 수면 위로 끄집어내

CS_201404_73 아무튼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개봉 초기 흥행이 힘들 것이란 관측 속에서도 입소문을 통해 꾸준히 관객이 늘어나면서 3월 중순까지 손익분기점인 40만명을 넘겼다. 이 영화가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소수 관객을 제외한 일반관객 동원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영화감독의 길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북한문제가 영화소재로 다양하게 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다만 여전히 아쉬운 것은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이 개봉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광역시별로 한 두 개의 상영관을 제외하곤 대부분 상영관에서 일찍 내려왔다는 점이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우선 30대 초반의 젊은 감독이 ‘의욕’하나만 믿고 덤벼들었는데 적어도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또 하나 이 영화에 주인공 ‘철호’를 연기한 김인권과 친구 ‘우진’을 연기한 홍경인 등 배우들의 열연도 눈여겨 볼만하다.

서유석 /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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