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초점 | 美 국방장관 아시아 순방 … 대 중국 협력보다 견제 의미 커 2014년 5월호
시사초점 | 美 국방장관 아시아 순방 … 대 중국 협력보다 견제 의미 커

중국을 방문 중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왼쪽 2번째)이 지난 4월 8일(현지시간) 베이징의 중국 국방부 환영식에서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앞서 일본 방문 중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분쟁 등 중국의 힘에 의한 현상변경 시도에 반대의사를 밝혔던, 헤이글 장관은 이날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민감한 이슈에 대해 직설적으로 중국을 겨냥했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는 동아시아 국제정치 뿐만 아니라 미국 중심의 세계전략을 논의하는 기본 틀이 되었다. “21세기 정치는 아시아에서 결정되며 미국이 행동의 중심에 있어야 된다.”는 2011년 클린턴 국무장관의 기고문과 2012년 1월에 발표된 국방전략의 재검토 안은 아시아를 중시하는 미국 대외정책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의 ‘신국방전략’은 구체적인 목표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국방비 삭감과 함께 약 9만명의 병력 감축을 근간으로 한다. 예산의 축소는 예상되는 두 개의 전장에서 승리하는 전략개념을 수정하여 한 곳에서 전쟁을 수행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도발세력의 도발을 무력화시키는 (spoil)개념으로 바뀌었다.
중국군 수뇌부, 미국 아시아 재균형 전략 비난
오바마 대통령은 신국방전략지침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국방정책이 중동에서 아시아로 초점이 바뀌었음(Pivot to Asia)을 시사했는데,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의 세계전략에 있어 러시아와 대결이라는 새로운 전략적 핵심 사안이 부상하여 부담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전략적 변화 속에 헤이글 미국방장관의 최근 중국 방문은 여러 가지 의미와 해석이 부여 된다. 중국의 창완취안 국방부장의 초청에 따른 취임 이후 첫 번째 공식 방문, 나흘이라는 긴 방문일정, 그리고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호 승선을 통한 미·중 국방협력의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헤이글 장관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동에서 북한의 위협요인을 억제하는 데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을 하는 등 나름대로 안보 분야에서 미·중협력을 강조하며 양국의 이견을 좁히는 데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중국의 군 수뇌부는 아태지역에 대한 미국의 재균형 정책에 대해 비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관리들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과 관련하여 미국이 일본과 필리핀의 입장을 두둔한 것을 두고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비판했다.
일본에 대해서 헤이글 장관은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재검토 및 동맹국 사이에 일본의 주도적 역할을 하려는 노력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헤이글 장관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을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말 한국을 방문하여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전작권 전환에 대한 논의를 통해 한·미동맹의 강화와 중요성을 과시하였다. 미국 국방장관의 연이은 아시아 순방의 정책적 의미는 동맹국인 한국 및 일본과의 유대 강화와 중국에 대한 유화정책을 병행하는 견제정책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표면적으로 헤이글 장관의 아시아 순방은 중국과의 군사적 신뢰관계 구축에 중점을 두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중국에 대한 견제의 의미가 크다.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도발이 계속되며 미군의 유럽 내 군사 주둔을 확대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지난해 말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식별구역(ADIZ)은 동중국해에서 현상을 변경하려는 위험한 시도가 다변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현상변경 시도에 대해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에서 군사 활동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중국의 일방적 선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중국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 의회 일각, 아시아 재균형에 비관적
문제는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 힐>이 밝혔듯이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인호프 의원과 같은 비관론자들은 국방예산 감축과 유럽의 새로운 긴장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이 이미 자원을 소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시아태평양에서 군사적 선택을 염두에 둔 재균형 정책에 대해 비관적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자원의 제약 하에서 중국의 현상변경 시도를 억제해야 하는 명확한 정책목표를 견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군사안보분야에서 일정한 협력관계의 유지를 통해 추가도발을 억제하는 한편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재정 및 군사적 지원을 활용하여 중국을 견제하는 양면전략을 통해 동아시아 패권유지를 추구하고 있다.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은 동맹국을 활용한 이맹제이(以盟制夷)임과 더불어 협력을 통해 중국을 묶어 두는 이협박이(以協縛夷)의 전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이성우 /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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