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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세월호 참사를 통일 대비 교훈으로 삼아야 2014년 6월호

시론 | 세월호 참사를 통일 대비 교훈으로 삼아야

필자는 4월 16일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는 광경을 도쿄시내 호텔에서 텔레비전 긴급보도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 후 며칠 동안 일본 방송사들의 현장중계와 긴급대담을 들으면서 한국사회의 후진성에 대한 깊은 자괴감에 빠졌다. 2011년 후쿠시마 대 재해와도 비교되었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에 정부와 언론, 사회가 큰 충격을 받고 후회와 반성 위에서 새로운 결심을 했건만, 잊혀질 만하면 똑같은 대형 인재(人災)가 어찌해서 거듭되는가?

1592년 임진왜란으로 7년간 온 나라가 황폐화 되었지만 전란 중에도 당파싸움은 계속되었고, 또 다시 40년도 되기 전에 병자호란의 화를 입지 않았던가? 그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형식적 민주주의에 매달려 큰 소리로 고함치면서 틀린 주장도 막무가내로 굽히지 않아 결국은 공동체 전체를 파멸로 이끌고 마는 사례가 너무 허다하다.

안전 불감증, 우리 사회 모두가 책임 통감

지난 5월 5일 서울광장 ‘노란 리본의 정원’에서 한 어린이가 세월호 사망자를 추모하며 노란 리본을 기둥에 매고 있다.

지난 5월 5일 서울광장 ‘노란 리본의 정원’에서 한 어린이가 세월호 사망자를 추모하며 노란 리본을 기둥에 매고 있다.

우리는 정부수립 후 최단시간에 외형적 성장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재발되는 인재(人災)를 미리 대비하지 못하는 세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는 정부를 포함해서 사회구성원 모두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또한 희생된 어린 영혼들의 명복을 비는 일이 사회심리의 정화와 치유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안전 불감증과 타성에 젖은 우리 사회는 앞으로 다가올 위기들을 점검하고 그 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북한의 급변사태다.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0.001%에 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우선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한국사회 특히 정부의 의무이고 책임이다. 지난 ‘햇볕정책’ 기간 동안 대화상대인 북한 정권이 반발한다는 이유로 그러한 준비를 금기시했던 것은 매우 큰 잘못이다.

이미 한반도의 운명은 결정된 셈이다. 주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정권은 책임을 지는 것이 역사의 흐름이다. 민주주의사회가 아닌 왕조시대에도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이었다. 1989년에 시작된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의 붕괴 도미노와 소련의 해체는 공산주의 70년 역사를 실패로 종결지었다. 중국과 베트남은 개혁과 개방으로 파탄을 방지하고 번영의 길을 택하였다. 북한 정권이 개혁·개방을 거부하면서 영구히 존속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역사의 흐름을 부정하고 수학의 공식을 외면하는 것과 같다.

1990년 전후가 북한 정권에게는 가장 취약한 시기였다. 소련의 원조가 끊어진 상태에서 북한도 붕괴 아니면 개혁·개방 중에서 택할 수밖에 없었다. 1997년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선생은 북한의 폐쇄정권이 5년 정도 겨우 버틸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햇볕정책에 의한 지원의 덕으로 정권은 그 후에도 지속되었다. 그러나 경제는 몰락하여 수백만의 주민이 굶어죽었다. 남북한 간 경제력 격차는 40배로 커졌다. 지금도 북한의 내륙지방에서는 산모가 미역국 한번 먹을 수 없어 영유아가 요오드 결핍으로 DNA가 파괴될 지경에 이르렀다.

중국과의 국경이 개방된다면, 수십만의 난민이 국경을 넘어 정권붕괴를 재촉할 것이다. 과학기술과 교통통신의 발달에 따라 북한 정권이 유지해온 외부정보 차단벽도 하나씩 무너지고 있다. 북한 내에 보급된 2백만대의 휴대폰 때문에 평양 한복판의 고층아파트 붕괴사고를 감출 수도 없게 되었다.

북한주민들이 생활필수품의 절반 이상을 장마당에서 구해야 하고, 학생들마저 한국의 영화나 노래를 은밀하게 듣고 있다. 한국에 정착한 27,000여 명의 탈북자들의 송금으로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다. 이제 김정은의 북한 정권은 제2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핵심간부들이 코냑과 벤츠를 탄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주민들이 빈곤과 질병으로 신음한다면 그 사회는 오래갈 수 없다.

北 급변사태 대비 완벽한 대책 마련해야

북한경제와 사회가 정상으로 회복하려면 개혁·개방의 길밖에 없다. 개혁·개방을 단행하게 되면 경제는 되살아나게 되지만, 정권은 무너지게 된다. 그 어느 경우에나 급변사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전에 서독의 사전대비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래서 통일독일의 경제가 정상화되는 데 15년이 걸렸다. 다행히 우리는 독일보다 절반의 시간을 절약하여 통일한국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한 대비계획을 김정은 정권은 찬성할 리가 없다. 그러나 굶주리고 핍박받는 북한주민들은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그 준비 작업은 사회 각 분야 특히 관계 정부부서의 최고의 인재들이 맡아야 한다. 그래서 최선의 대비계획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면 천문학적 경비와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북한정권에게 개혁·개방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그것을 게을리 한다면 세월호 참사보다 훨씬 큰 피해와 혼란을 우리도 겪게 될 것이다.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은 금년 1월 초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으로 국민들의 통일공포증을 해소시켰다. 2월 25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는 통일준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적극적 의지 속에서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구하고, 또한 급변사태에 대한 완벽한 준비를 추진해야 한다.

김석우 /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 (전 통일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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