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개성공단부터 시작해보자 2014년 6월호
특집 | 북한 모자보건 지원 ‘1,000days’ 프로젝트
[실제 효과 있으려면?] 개성공단부터 시작해보자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약 5만2천명 중 70%가 20대에서 40대 연령층의 가임기 여성이다. 개성공단 근로 모성과 출생아를 대상으로 ‘모자패키지(1,000days) 사업’을 추진하여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동시에 교류 및 협력관계로 가는 모멘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정부는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하여 대북 인도지원 사업으로 UNICEF(유엔아동기금), WHO(세계보건기구) 등의 국제기구를 통해 약 135억원을 지원하였다. 보건의료 전문성을 보유하면서 지역사회 현장 접근이 허용되는 국제기구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모성 및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 분배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소수의 민간단체가 국제기구 지원 예산의 절반에 이르는 자체 예산으로 기초의약품과 영유아 영양식 등을 지원하였고 동시에 북한 방문도 이루어졌다.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몇몇 대북 보건의료 단체의 지원물품을 우리 측이 허용하고 북측이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개성공단 北 근로자, 70%가 20~40대 가임기 여성
그러나 최근 악화일로의 대남 관계를 보여주듯 북한은 우리나라 민간단체의 인도지원마저 거부하고 있다. 북한에서 생후 만 1년인 돌 이전에 사망하는 영아의 수는 출생아 1천명당 26명으로 우리나라보다 7배 이상 높고, 5세 미만 영양결핍 영유아가 28%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모성과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관리 사업은 인간 존엄성에 바탕을 둔 인도적인 사업이며, 평생 건강의 출발(healthy start in life)을 보장함에 따라 향후 통일 한반도의 인적 자질 향상의 토대가 된다. 더욱이 통일미래 세대인 지금의 청소년과 아동, 영유아의 남북 건강격차가 심각한 이 때에 북한 모자보건지원 사업은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1,000days Project’란 임신 시점부터 출생아가 만 2세가 되는 1,000일 기간 동안에 임산부 및 영유아의 영양개선, 질병관리, 건강관리 등을 단편적이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맞춤형 패키지 형식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3월 독일 드레스덴 연설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구상 가운데 하나로 밝힌 사업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사업추진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기초적으로 북한 측과 논의할 수 있는 상황과 구조가 마련되어야 하나 불행하게도 최근의 남북관계 속에서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개성공단만이 남북 주민 간의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어 개성공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원이나 교류·협력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북한 근로자 약 5만2천명 중 70%가 20대에서 40대 연령층의 가임기 여성이다. 개성공단 근로 모성과 출생아를 대상으로 ‘모자패키지(1,000days) 사업’을 추진하여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동시에 교류 및 협력관계로 가는 모멘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 근로자의 출산휴가는 산전 60일과 산후 90일이어서 최소한 산·전후 150일 동안은 모자보건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간이다. 더욱이 출생 후 30일 이내 신생아 사망이 영아사망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북한 영아사망을 감소시킬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 생산성 향상 동력도 될 수 있어
또한 북한 여성 근로자의 생산성 저해 요인으로 건강 및 육아문제가 30%이고, 질병이나 사망으로 인한 퇴직자가 전체 퇴직자 중 15.4%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개성공단에서부터 모자패키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모성과 출생아의 건강개선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의 생산성 향상의 동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통일한국의 사회적 통합에 필수적인 남북 건강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취약계층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적, 기술적 지원을 통한 빈번한 접촉은 상호 의사소통을 촉진시키고, 원활한 의사소통은 이질감을 해소시키며 협력을 유도하게 될 수 있는 바, 개성공단 내 모자보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60년 넘게 분단으로 인한 민족 간 이질감을 조기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향후 남북 통합의 자산으로 활용될 것이다.
한편 서두에 언급한 한국의 재원에 의해 실시하는 국제기구(UNICEF 등)의 대북사업에 대해서는 대북 재원규모를 확대하여 한국과 협업하거나 역할을 분담하는 대북 사업구도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국제기구와 협상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아울러 북한이 국제기구 및 한국과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협조할 수 있도록 국제기구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여야 한다.
황나미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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