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4년 6월 1일

기획 | 한·미·일 군사정보협력 신중하고 냉철하게 접근해야 2014년 6월호

기획 | 한·미정상회담 이후 안보이슈 체크포인트는?
한·미·일 군사정보협력 신중하고 냉철하게 접근해야

지난 3월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저에서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회담을 하고 있다. 이날 한·미·일 3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조 강화의 뜻을 확인했다.

지난 3월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저에서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회담을 하고 있다. 이날 한·미·일 3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조 강화의 뜻을 확인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상호의존성에 기반하는 ‘신형대국론’에 공명하며 최선 혹은 차선의 양자관계를 만들려고 노력중이다. 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최악을 피하고자 하는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에 입각해 미사일 등 첨단무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해군의 행동반경을 제2열도선까지 확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공해전투(Air-Sea Battle)’ 개념을 바탕으로 이에 대항하고 있다. 두 모습 중 어느 것이 진심인지를 두고 전문가들은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어찌 보면 최선을 향한 노력과 최악을 피하고자 하는 노력의 ‘불안정한 공존’이 실재에 가까운 것인지 모르겠다.

최선을 추구하면서도 최악을 회피하고자 미국은 기존의 아태지역 동맹국에게 더욱 적극적인 안보분담을 요구하면서 ‘중심축과 바퀴살(hub and spoke)’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려는 일본정부의 움직임을 환영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심지어 헌법 개정조차 일본의 국내문제라며 넌지시 묵인하는 형국이다. 이제 일본은 미국의 후방지원을 위한 ‘기지 국가’가 아니라 미국과 함께 피를 흘리는 ‘보통 국가’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도 이런 안보분담을 요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日, 미국과 함께 피 흘리는 보통국가로 전환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미 374공수비행단 장병들이 C-130 수송기를 점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호주가 참가한 코프 노스 군사훈련은 잠재적 위협 세력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서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2월 7일 실시됐다.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미 374공수비행단 장병들이 C-130 수송기를 점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호주가 참가한 코프 노스 군사훈련은 잠재적 위협 세력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서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2월 7일 실시됐다.

문제는 미국이 여기에 머물지 않고 동맹국 사이의 안보협력을 강화하여 거미줄과 같은 방어망을 구축하고자 한다는 점에 있다. 미국은 이미 이명박 정권 시기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강조하며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촉구한 바 있다. 무대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한·일 군사정보협력 문제는 올해 4월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방문 전후 ‘한·미·일 군사정보보호 양해각서’라는 이름으로 재등장했다. 지난 3월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가 구체적으로 (3국)결속을 어떻게 심화할 수 있는지, 외교적으로 또 군사적으로 협력하고, 공동 군사작전, 그리고 미사일 방어시스템(MD)을 통해 어떻게 더 심화시킬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헛된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처럼 한·미·일 군사정보협력과 그 속에 전개될 한·일 군사정보협력은 그것이 진정 한국에 필요한가, 불필요한 긴장만을 조성하는 게 아닌가라는 논의를 넘어 불가피한 측면이 강해졌다. 하지만 불가피하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실제 한·미·일 및 한·일 군사정보협력은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일어날지도 모를 ‘최악’을 피하기 위해, 즉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그리고 커질 대로 커져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해도 무서운 중국을 위해서라도 그 가능성을 냉철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에 집중되어 있는 듯이 보이는 중국의 A2/AD 전략의 중심이 언제 한반도로 이동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개연성’과 ‘필연성’을 동일시하며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다. 0.1%의 가능성 또한 무시하지 않는 게 최악을 회피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미·일 군사정보협력, 북핵·미사일 정보에 한정해야

물론 우리는 ‘최선’을 향한 노력 또한 경주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정부 일각에서 한·중 군사정보보호협정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고, 한·미·일 군사정보협력이 중국을 의식한 게 아니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보 공유에 한정된다고 언급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말로만 머물 게 아니라,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한·중 안보협력을 실질적으로 제고할 필요가 있다. 북한과도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하면서 국제사회로 견인해야 한다.

‘최선을 향한 노력’과 ‘최악을 피하고자 하는 노력’의 불안정한 공존, 미국과 중국의 불안정한 공존, 이것이 현실이라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중함이다. 낙관적 이상주의도, 비관적 모험주의도 현실이 될 수 없기에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신중함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균등하게 만족시키며 줄타기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안보를 유지하고 있다는 전제 위에 미·중관계의 이중성을 고려하며 한·중관계를 관리한다는 의미에서의 신중함이다. 우리가 한·미·일 군사정보협력과 한·중 군사정보협력을 바라볼 때 필요한 건 바로 이러한 의미의 신중함이다.

그리고 그 신중함은 국내에도 향해야 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4월 28일 밝힌 바처럼 국민정서를 고려해 충분한 여건이 성숙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한·미·일 군사정보협력 혹은 한·일 군사정보협력의 불가피성과 필요성을 당당하게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국민들은 한·미·일 군사정보협력과 한·일 군사정보협력이 냉전적 질서를 소환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A2/AD 전략에 한반도도 대상지역으로 상정되어 있지만 최선의 한·중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이 전개되듯이, 최악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 최악 그 자체가 아님을, 오히려 최선을 향한 노력과 병존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최희식 /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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