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4년 6월 1일 0

박계리의 스케치北 | 쪽무이 그림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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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리의 스케치北 30 | 쪽무이 그림을 아시나요?
 
 
모자이크 벽화, 만수대 창작사, 2005년

모자이크 벽화, 만수대 창작사, 2005년

 북한의 미술은 인민들을 교양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작된다. 이 목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야외에 기념비조각들로 대표되는 기념비미술을 설치하곤 한다. 건물 안에서 전시되고 있는 미술작품보다, 인파들이 북적거리는 거리에 놓인 작품들이 더 많은 시선을 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상의 공간 속에 미술작품을 설치하면, 삶을 살아가면서 계속적으로 마주하게 되기 때문에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야외에 세워진 최고지도자의 초상화나 벽화가 자연재해나 미술재료의 한계 때문에 훼손이 될 경우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술계에선 비가 오면 그림판을 회전시켜서 비를 피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페인트로 칠했을 경우에는 조금이라도 바래질 경우 천으로 초상화 전체를 덮어 씌워놓고 덧칠하곤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야외에 설치된 작품들은 비바람뿐만 아니라 여름엔 높은 온도, 자외선, 겨울엔 차가운 눈보라 등 자연환경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작품을 보호하기 쉽지 않다. 북한의 미술계는 보다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오래전부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형상화한 작품을 비롯한 주체미술의 기념비적 작품들이 세월의 눈비 속에 점차 퇴색되어 화폭의 생동성을 잃어 가고 있기 때문에, 불변색 안료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첫 성과는 보석화를 창시해 낸 것이었다. ‘조선보석화’는 물감 대신 갖가지 빛깔을 가진 보석 같은 천연 돌을 가루로 만들어 재료로 사용하는 장르다. 회화 안료보다 돌의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다.
 
 또 다른 방향으론 영구성이 강한 모자이크 벽화로 미술작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북한에서 모자이크 벽화는 1,200℃에서 구워낸 색유리와 타일, 가공된 천연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제작방식으로 만들어진 재료의 견고성 때문에 자연조건에서 비교적 오랜 기간 색이 변하지 않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주로 야외에 설치된 기념비적 의의를 가지는 건축물과 구조물의 벽화를 형상화할 때 사용되고 있다. 특별한 경우에는 금, 은 등의 귀금속을 사용하기도 한다.
 
모자이크 벽화, 변색에 강해 영구성 표현에 적합
 
 북한에서는 ‘모자이크 벽화’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를 북한식 표현인 ‘쪽무이 그림’이라고도 칭하고 있다. 여러 조각을 모아 큰 한 조각을 만드는 ‘쪽모이’의 북한식 표현이다. ‘쪽무이 그림’은 공예나 그 밖의 미술 장르에서도 부분적으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예산의 문제로 야외에 설치된 초상화 등 벽화 모두를 모자이크 벽화로 제작해내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지면 위에 배치한 작품 역시 만수대창작사에서 제작한 모자이크 작품이다. 모자이크 벽화는 공정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집단창작으로 제작된다. 북한은 조선시대 김홍도와 신윤복이 활동했던 도화서처럼, 국가가 최고의 화가들을 선발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미술작품을 생산하도록 하고 작가에게 월급을 주는 이른바 ‘창작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만수대창작사는 북한의 최고의 작가들이 모여 있는 창작사이기 때문에 국가의 가장 중요한 미술품 제작에 우선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다른 창작사들의 작품 제작을 선도하는 기능을 한다.
 
 북한 미술계는 창작사를 중심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북한 미술창작의 주요한 특징인 집단창작의 방식이 효과적으로 작동될 수 있다. 이러한 제작방식은 미술가 한명 한명의 개별적 특성을 강조하기보다는 미술작품의 목적에 맞는 표현형식에 미술가들이 어떻게 복무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를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북한 미술계는 미술가 개인들의 작가주의에는 무관심하였던 듯하지만 2000년대 들어와서는 북한 미술계도 저작권에 대해 자각하기 시작하면서 작가 개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박계리 / 한국전통문화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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