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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교사의 생생이야기 | 통일? 북한에서는 이렇게 배워요 2014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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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교사의 생생이야기 19 | 통일? 북한에서는 이렇게 배워요

지난 2010년 현충일 기념 ‘나라사랑 평화사랑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그 림을 그리는 어린이의 모습. 그림에는 사다리가 놓여있고 평화를 상징하 는 비둘기와 하트모양의 풍선이 날아 다닌다.

지난 2010년 현충일 기념 ‘나라사랑 평화사랑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그림을 그리는 어린이의 모습.  그림에는 사다리가 놓여있고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하트모양의 풍선이 날아 다닌다.

분단된 영토에서 태어나서일까? 북한에 있을 때나 남한에 있을 때나 ‘통일’이란 말은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물론 사상과 제도가 엄연히 다르기에 그 말에 담겨 있는 의미 또한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통일에 내재되어 있는 본질은 분명 하나이다. 서로가 하나 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남과 북의 통일교육은 어떨까? 공통점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통일교육이라는 교과목이 따로 없다는 점이다. 일부 교과목에서 통일에 대해 언급하는 정도이다. 교육학 관점에서 통일이 별도의 교과목으로까지 필요한지는 잘 알지 못하겠으나, 분단 70여 년이 된 민족에게 있어 서로 다른 사상과 제도, 문화와 의식의 차이 등이 존재한다고 볼 때 교양 측면에서 한번쯤 고려해볼 필요는 있지 않나 싶다.

북한의 통일교육은 사회주의도덕 과목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엄연히 따지자면 대다수의 과목에서 통일교육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남한에서 통일교육의 주가 사회·도덕 과목에서 이루어지지만 국어 과목에서 남북 언어차이를 배우고, 역사 과목에서 분단과정을 배우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북한에서 주로 통일관련 내용을 다루는 과목에는 사회주의도덕, 김일성·김정일 혁명역사, 조선지리 등이 있다.

울산 조선업, 고깃배 만드는 것 아니었나?

사회주의도덕 과목의 통일교육은 기본적으로 체제의 우월성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렵게 살고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한국의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해 놓고, 그들의 운명을 통해 사회주의의 우월성과 자본주의의 취약성을 대비하는 내용을 기본적으로 다루고 있다.

혁명역사 과목에서는 북한 당국의 조국통일관련 방침, 제안, 회담 과정 등을 가르친다. 가령 ‘19○○년, △△회의에서 어떤 회담을 제안했다. 회담 과정에서 우리의 통일의지는 어땠는데 남조선의 방해책동이 어땠다.’ 혹은 ‘홍수피해를 입은 남조선 인민들을 위해 지원해주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수령의 영도를 받고 어떻게 해결했다.’ 등이다. 남한의 역사·근현대사 과목과 다루는 사안은 비슷하겠지만 수령의 사상과 영도에 대한 우상화 교육의 측면이 짙다. 또한 북한의 통일 방침에 대한 정당성으로 마무리한다. 남측에서 어떤 제안을 내놓았는지, 어느 시기에 회담제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절대 언급하지 않는다.

그나마 남한에 대해 살뜰히 알려주는 과목이 바로 조선지리 과목 같다. 지리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에 그나마 객관적 면모를 보인다. 예를 들어 남한의 특정 지역에 대해 배울 때면 도 소재지, 해발고도, 행정구역, 유명한 산과 강에 대한 기본 정보, 기본 산업 등을 가르친다. 당시 아이들 과제 검열을 할 때 삼척군은 석탄매장량이 많아 탄광이 밀집해 있다는 점, 울산에는 산업단지가 있어 배무이(조선업)가 발달했다는 내용이 생각난다. 특히 2000년 이후 교과 내용을 일부 개정하며 어느 곳은 전자산업이 기본이고, 어느 곳은 과학연구단지가 있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게 되었다. 이때 ‘단지’라는 남한식 용어를 사용한 점이 특이하여 유독 기억에 남는다. 남한에 와서야 알게 된 사실들도 있다. 울산의 조선업이 단순한 고깃배가 아니라 고가의 가스채취 및 운반선을 만든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함께 북한의 지리 교과서가 떠올라 웃음만 났다. 하물며 한국의 조선업 수준이 세계적이고 자동차 생산량 또한 세계에서 손꼽는지에 대한 거론은 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탄광관련 내용도 ‘광부들이 살기 어렵다, 갱이 무너져 사건사고와 인명피해가 많다.’ 등이 대부분이고, 산업단지관련 내용은 ‘외세의 자본에 의존한 공업이다, 경제가 취약하다.’ 등의 정치적 평가를 내리며 마무리 짓고는 한다.

한국의 일선 학교에서는 교과시간 외에도 통일을 주제로 한 다양한 형태의 교육활동이 진행된다고 들었다. 한국에 와서 여러번 목격하였는데 학생들이 탈북자들의 강연을 들으며 북한의 생활모습을 알아가고, 통일의 장단점과 통일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을 발표하기도 하고, 북한에서 온 친구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통일과 북한이라는 주제에 좀 더 쉽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알았다. 또한 통일을 주제로 한 그림그리기, 노래자랑 등 활동적인 통일교육도 있다고 들었다.

그리기·웅변대회, 수령우상화 및 체제우월성 선전

지난 4월 에서 발표한 북한 교실 전경

지난 4월 <조선중앙통신>에서 발표한 북한 교실 전경

북한에도 유사한 행사들이 간혹 있다. 몇 년에 한번이지만, 이따금 청년동맹 주최로 통일주제의 그림그리기를 진행한다. 그림에는 배운 내용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통일을 위해 인민군이 되겠다는 그림, 불쌍한 아이를 그려놓고 한국을 생각하는 그림, 한라산에 인공기가 펄럭이는 그림, 탱크에 통일이라는 글자를 새긴 무력통일 그림 등 획일적이고 인위적 내용에 아이들의 상상력을 가두고 있다. 또한 해마다 반미와 통일을 주제로 청년동맹 주최의 6·25 웅변모임을 조직한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반미, 식민지, 생활난 등을 통해 통일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정책적인 내용이 일부 더해지는 수준이다. 결국 통일교육에서도 수령에 대한 우상화, 체제우월성이 주를 이룰 뿐이지 통일이 되면 좋은 점, 통일 후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등 학생들의 사고를 폭넓게 개발하는 내용은 전혀 없다.

물론 교육에는 시대의 가치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 남한도 지금의 통일교육이 정착되기까지는 반공교육 위주의 통일교육 과정을 거쳐 왔다고 들었다. 과거에 비해서는 한 단계 진전한 통일교육이라 할 수 있지만 여전히 발전적인 통일교육을 위하여 걸어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통일이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될 수 없듯이 통일교육 또한 일방의 노력만으로 효과를 거둘 수 없다. 결국 남과 북 모두 하나를 지향하고 있다면 아이들에게 서로에 대해 바로 아는 시간, 서로를 이해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 하나 된 미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간이 지금보다 더 필요해 보인다.

정명호 / 전 양강도 혜산시 소재 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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