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중계 | 북한 과학기술정책, 재정·기술부족으로 진행과 중단 반복 2014년 7월호
세미나중계 | 북한 과학기술정책, 재정·기술부족으로 진행과 중단 반복
과학기술은 국가 발전의 성패가 달려있는 영역이다. G2인 미국과 중국은 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을 과학기술에 투자하고 있어 국가 발전에 있어서의 그 중요성을 가늠케 한다. 통일 한반도에서도 과학기술은 제반 산업의 발전을 유도하는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통일 이후 북한지역 과학기술 인프라 구축과 격차 해소’를 주제로 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과 중앙대 민족통일연구소의 공동세미나가 있었다.
이날 세미나는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발제로 진행됐다. 다음은 발제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안병민 연구위원은 ‘통일 이후 북한지역 교통인프라 구축과 격차 해소’를 주제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섰다. 북한이 발표한 2014년 신년사에 따르면 올 정책기조는 경제-사회문화-국방-사상의 순으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부문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농업, 건설, 과학기술 부문에서의 혁신이 예상되는데 원료 산지-가공지, 가공지-소비지의 연계를 위한 교통부문의 역할이 강조된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만성적인 전력난과 연료 부족, 교통시설의 노후화로 수송에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다.
교통 인프라 전제돼야 산업 혁신도 가능
최근 북한에서 눈에 띄는 인프라 구축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원정-취엔허(권하) 간 교량 보수, 원정리 통싱구-나진항 간 도로 개보수 사업, 신압록강대교 사업, 평양 순안공항 개보수와 공항-평양시내 간 밀폐식 고속도로 건설, 나진항 개보수 등이다. 특히 철도, 항공, 항만 영역에서 러시아와 철도, 도로 영역에서 중국과의 협력이 긴밀해지고 있다.
북한 교통 시스템은 산업 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로 향후 남북협력을 통한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남북 교통 시스템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보·정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하며, 남북한 교통물류 표준화작업, 남북한 교통물류 시범사업 추진, 범정부 차원의 기술 격차 해소 등의 방안이 요구된다.
이후 정우진 연구위원의 ‘통일 이후 북한지역 에너지 인프라 구축 방안’에 관한 발제가 이어졌다. 현재 남한의 에너지 수급구조는 석유(38.1%), 유연탄(27.8%), 가스(16.8%), 원자력(11.7%), 무연탄(2.3%), 수력(0.5%) 등으로 다원화되어 있는 반면 북한의 에너지 공급은 무연탄(56.7%), 수력(27.4%), 석유(5.6%) 등에 편중되어 실정이다. 특히 남한이 수력발전을 피크타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데 반해 북한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수력을 주력에너지원으로 삼고 있어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공급 체계를 갖고 있다.
에너지 공급, 北 일부에 편중 … 南 다원화 돼
북한의 에너지 산업은 자원 공급구조의 비경제성, 국내산 에너지의 비효율에 따른 산업생산성 저하가 문제점으로 꼽히는데 그럼에도 설비나 기술은 러시아·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이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만약 현 상황에서 통일이 된다면, 단기적(향후 10년)으로는 우선 에너지 설비를 개선해야 하고, 가동을 위한 연료를 공급하며, 남-북-러 송전선로를 연결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북한지역에 에너지 설비를 건설하고, 남북 에너지 수송망을 연계한다면 남한의 고비용 에너지 구조를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비용으로 북한지역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러시아, 중국, 일본과의 전력망 연계 방안은 남북한-러시아-동북아로 이어지는 슈퍼그리드 구상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이러한 사업들은 남북한의 합의만 있다면 통일 이전에도 충분히 추진이 가능한 것으로 동북아 에너지 인프라 사업은 대규모 투자사업을 촉진하여 남북한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이춘근 연구위원은 ‘통일 이후 과학기술, ICT 통합과 남북격차 해소’에 관해 발표했다. 김정은 시대의 과학기술정책은 핵·우주개발을 기반으로 한 국방과학, 비료·비날론·주체철·CNC를 중심으로 한 대형 중화학 공업 등에 주력하고 있지만 재정과 기술부족으로 진행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향후 남북 과학기술 협력에 있어서 과학기술의 이중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안보문제 해결과 경제발전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연구개발체제의 행정적 통합과 후속세대 육성을 위한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며, 첨단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과학기술,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관련 법규 조정 및 정부조직 개편과 정책의 전환이 요구된다. 우선 농업·의료, 재난방지·산림녹화, 특구·교통·자원분야와 같이 인도적, 비정치적 분야의 남북협력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북한의 핵시설 해체 수순을 위해 민군의 기술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북한 과학기술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세부통합 프로그램을 정비하고 협동 연구를 강화하는 등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통일대비 연구가 추진되어야 한다. 이때 5개년 국가연구개발계획 수립과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용석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산업 고용창출은 지역 활성화에 이바지 하는데, 인프라 구축에 따라 북한 인력이 대량 투입되어 소득 증가로 이어지고, 북한경제 활성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건설협력을 통한 인프라 구축을 강조했다. 또한 추원서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장은 “개도국이 기술혁신으로 경제성장을 이루는 것처럼 북한의 과학기술 구축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너지 기반을 정상화하여 산업기반을 닦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정리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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