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통일과정에서 정책방향은? 체제통합과 시장동질화 따라 주택정책 주안점 달라져야 2014년 9월호
북한 주택건설, 통일경제 성장 견인차!
통일과정에서 정책방향은?
체제통합과 시장동질화 따라 주택정책 주안점 달라져야
북한은 인구 및 주택과 관련된 공식적 통계나 정책을 자체적으로 전혀 발표하지 않으므로 주거실태를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의 증언과 다양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노후화로 인해 주거수준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주택보급률은 남한의 1980년대 초반과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되며 평양 등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국가투자로 건설된 아파트나 연립식 문화주택이 거의 없고, 기업소나 주민들이 자체 건설한 임시주택이 90%에 이르기 때문에 화장실, 욕실 등의 현대적 주거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시멘트, 벽돌, 유리, 페인트, 타일, 위생도기 등 건설자재 부족으로 주거환경 및 구조 안정성이 취약한 실정이다.
양적 부족과 질적 수준 미흡 이외에도 북한 주택부문은 주택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주택은 국가가 제공하는 것으로 불법적 거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월세 및 매매 등 거래시장이 제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임대료로 볼 수 있는 사용료를 징수하기는 하지만 매우 저렴하며, 수선계획 수립과 자재공급 역시 원칙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다. 토지가 완전 국유화되어 있어 아파트 및 연립주택에 ‘단지’ 개념이 없으며, 정치·사회적 지위에 따라 주택 및 생활비품을 차별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주택배분과 관리 및 유통이 전적으로 국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대규모 신규건설과 개보수, 통일경제 활성화 주도
북한의 열악한 주거사정을 감안할 때 통일 후 주택부문은 대규모 신규주택 건설과 노후주택 개보수를 통해 통일한국의 경제 활성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통일 초기 정부투자는 북한 지역 경제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SOC 확충에 집중되겠지만, 총량적 건설수요에 있어 주택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개발시대가 끝나감에 따라 만성적인 불경기에 허덕이고 있는 남한의 건설 및 자재업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택은 인간 생활의 필수적 재화인 동시에 투자재적 성격을 가지는 만큼, 통일 후 주택부문은 사회적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한 분야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택 사유화 및 개보수는 통일 초기 가장 우려되는 문제 중 하나인 인구이동과 남북한 주민의 자산격차를 줄이는 데 효과적 수단이 될 것이며, 대규모 주택건설은 북한주민 고용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SOC 건설은 정부투자에 의해 공공소비를 지향하지만, 주택은 개인소비를 전제로 거래가 이루어지므로 북한에 시장경제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 주택부문은 전면적 개편이 불가피하다. 토지 및 주택의 사유화, 개조 및 보수, 주택공급 및 거래, 주택금융 및 세제, 주택건설 기준, 자재 및 인력조달 등에 관련된 체계가 새롭게 확립되어야 한다. 이는 북한 주택부문의 체제전환을 의미하는 것인데, 사실 통일은 정치적, 영토적 개념이므로 주택을 비롯한 경제사회 분야는 통일 자체보다 체제전환을 위한 통합전략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통합전략은 급진적 또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주택사유화와 시장기능 회복·관리가 과제
통일한국이 급진적 통합을 추진하게 되면 남북 경제체제의 동질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에 주택사유화가 최우선적으로 시행될 것이다. 이는 북한에서 사유재산 제도의 기반을 구축함과 동시에 주택관리, 개보수에 대한 국가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아울러 남한에는 북한에서 이주하는 주민을 위한 임시주택과 수용시설 건설이 필요하다. 주택을 사유화 할 때는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 주택거래 허가 및 임대료 통제 등 시장관리 체계를 확립하여 시장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그 이후 주택의 개조 및 보수에 정책의 초점이 두어질 것이며, 북한주민의 소득향상에 따라 주택공급 제도 및 금융지원 체계가 마련되면 신규주택 공급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반면 점진적 경제통합이 시행된다면 통일 초기에 사유화보다는 개조 및 보수가 중시될 것이다. 즉, 북한지역 주택을 당분간 국가소유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면서 북한주민의 주거수준을 향상시켜 통일의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주거시설 개선이 완료된 주택은 단계적으로 임대료를 인상하여 점차 주택시장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주택시장 기능이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사유화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신규주택 건설과 공급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북한의 열악한 주거사정을 감안할 때 주택부문은 통일경제 성장과 체제통합을 견인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남북한 체제통합과 시장구조의 동질화 정도에 따라 단계별 주택정책의 주안점과 신규주택 공급가능 시기가 달라지므로 통합전략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열악한 주거사정을 감안할 때 주택부문은 통일경제 성장과 체제통합을 견인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남북한 체제통합과 시장구조의 동질화 정도에 따라 단계별 주택정책의 주안점이 달라지므로 통합전략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김용태 /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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