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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한·미동맹 강화하되 중국과 다양한 소통체계 만들어야 201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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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동북아 지정학의 부활 – 미국

한·미동맹 강화하되 중국과 다양한 소통체계 만들어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4일 녹스대학에서 경제정책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4일 녹스대학에서 경제정책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흔히 G2라는 용어가 시사하듯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부상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이 지금과 같은 성장속도를 유지한다면 2020~2030년경 명목 GDP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외 다른 지표들도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세계의 양강구도를 형성하리라 짐작케 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함께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가장 함축적으로 드러난 것은 2011년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의 ‘미국의 태평양 시대’라는 기고문이다. 이 글에서 클린턴 국무장관은 아시아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 지역에서 미국이 군사적 역량을 유지함은 물론 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다시 말하면 냉전시대에 미국의 외교 역량이 유럽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21세기에는 아시아가 미국외교의 중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은 변화된 세계정세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중국의 급격한 부상이 있음은 물론이다.

동아시아 질서, 미·중 간 양극체제로 변모한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으로 동아시아 질서는 중단기적으로 힘의 우위 하에 중국의 성장을 컨트롤하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과 그 구조 속에서 나름의 독자적인 세력을 키워가고자 하는 중국의 노력이 겹쳐지며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협력과 대립이 교차하는 양극체제로 변모될 것이다. 미국이 대중 군사 봉쇄정책을 취할지라도 중국의 부상을 제어하기보다 시간을 지체시키는 데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양극체제로의 이행을 막기에는 그 비용이 너무 클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내적인 재정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지역에서 자국의 군사력을 그 목적에 맞게 재편할 전망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지역에서 기존의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다자기구를 통한 영향력 증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수단의 방편으로 한국에 대해서도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또한 이 지역에서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해 미국의 핵심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미·중관계의 변화가 어려운 숙제를 안겨 주고 있다. 안보적으로 한·미동맹에 의존하고 있고 경제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을 택한다는 것은 미래의 미·중관계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한국으로서는 너무 위험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도 한·중 ‘전략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현명한 외교정책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다양한 소통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한·미동맹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한·미·중이 동시에 참여하는 대화기제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미 아세안안보포렴(ARF)이 양자협력의 보완기제로 작용하고 있고 아세안+3도 동남아와 동북아를 연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도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미국과 중국의 입장에서도 자국의 영향력을 양자관계에 투영하는 것보다는 다자기구를 통하는 편이 부담이 덜 할 것이며 역내의 여러 국가들 또한 다자 협의체의 구성이 더 용이한 선택이 될 것이다.

한반도 문제, 한·미·중 3자 통한 해결 모색해 볼만

변화하는 미·중관계는 북핵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미국과 중국은 기본적으로 북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고 이 문제에 대해서 상호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북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북핵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중국의 역할은 점점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북한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밖에 없다는 미국의 현실적인 인식 또한 일정 부분 작용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북핵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미·중과 한국 사이에는 정책목표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당면 정책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에 중국은 현상을 유지하고 북핵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추구하고 있다. 미국도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북한의 비핵화 정책목표를 세워 놓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북핵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에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의 안정화 전략에 동조하는 것이며 한국외교에 중대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미·중 양국은 한반도 문제로 인하여 양국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이는 한국이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한·미동맹을 통한 대북 압박정책을 강화하면 할수록 미·중의 협력구조와는 괴리가 생길 개연성이 존재하며 미국 또한 이를 부담스럽게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서 제기한 바와 같이 북핵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미국 쪽에 치우친 외교보다는 미·중 양국에 대한 쌍방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가 양국에도 궁극적인 이익을 가져온다는 점을 설득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도 한·중 ‘전략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현명한 외교정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다양한 소통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김동수 /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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