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초점 | 이슬람국가(IS) 목표는 자치 확보, 중동전쟁 가능성 낮아 2014년 10월호
시사초점 | 이슬람국가(IS) 목표는 자치 확보, 중동전쟁 가능성 낮아
지난 8월 19일 이라크의 과격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 종군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했다. 이어 2주 후인 9월 2일에는 또 다른 미국인 종군기자 스티븐 소틀로프 그리고 9월 13일에도 데이빗 헤인스를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미국과 영국은 물론 전 세계가 경악했다. 중동지역에서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을 일부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서방과 아랍 국가를 포함한 ‘반(反)IS연대’를 구축해 이라크에 대규모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혼란을 겪고 있는 중동의 정세에 기름을 붓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IS의 제한적인 군사적 능력과 주변국의 소극적 개입으로 인해 중동전쟁으로까지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시리아 북부 라카에서 탱크에 올라 퍼레이드를 벌이는 모습.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IS의 조직원이 2만명에서 최대 3만1천500명에 이른다고 지난 9월 11일(현지시간) 밝혔다.
IS는 단순한 무장단체가 아니라 국가의 조직과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지도자에 칼리프로 불리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추대했다. 일인 지도체제 하에는 샤리아(이슬람법), 슈라(자문), 군사 그리고 치안 위원회가 있다. 국가의 기능으로서는 일자리 창출, 전력 및 상하수도 정비 등 인프라 구축 및 유지 활동을 하고 있다. 또 교육 및 의료서비스 제공은 물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체육행사도 개최하는 등의 사회복지 활동도 펼치고 있다.
IS, 국가적 조직과 기능 갖춰 … 뉴미디어 적극 활용
알카에다 제4세대 IS가 기존 세대와 가장 큰 차별성을 둔 활동은 홍보분야다. 뉴미디어를 통해 충원된 전 세계 자원병들을 터키 육로국경을 거쳐 시리아 및 이라크로 진입시키는 강력한 동원력을 보여주고 있다. 초국경, 초국가 단위의 특이한 ‘이슬람 국가’ 형태를 발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군사적 활동은 물론 사회봉사 활동에 대한 홍보물도 뉴미디어를 통해 전파하고 있다. 과거 알-카에다와는 달리 인질 살해 동영상에서도 한 대원이 아랍어가 아닌 영어로 IS의 메시지를 전 세계로 전하고 있다.
IS는 현재 이라크 및 시리아에서 3대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시리아 북부의 라카(Raqqa) 전선이다. 시리아 동부를 장악하고 있는 IS는 현재 라카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다. 이라크 제3의 도시인 북부 모술에서는 주로 쿠르드 민병대와 교전을 벌이고 있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수도인 아르빌 인근까지 진격하고 이라크 최대 모술 댐을 장악한 것이 미국의 공습을 가져왔다. 마지막 전선은 이라크 중부 수도 바그다드 인근이다. 특히 바그다드 서부의 팔루자 지역은 IS의 거점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남쪽의 시아파 지역까지 진군하겠다는 것이 IS가 내세운 목표다.
그러나 현재의 내전이 이라크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적다. 무장대원의 수가 최대 3만5천명에 불과한 조직이다. 쿠르드족이 자치정부를 구성한 것처럼 자신들도 이라크 중서부 및 북서부 수니파 지역에서 자치를 누리겠다는 것이 실질적인 목표다. 따라서 26만명의 군경 병력을 가진 중남부 시아파 지역 혹은 미국이 절대 사수하려고 하는 쿠르드 지역까지 진출할 가능성은 없다.
적은 병력에도 불구하고 IS가 넓은 지역을 빠르고 쉽게 장악 및 점령하고 있는 이유는 시아파 정권에 불만을 가진 수니파 주민들의 지지 덕분이다. IS는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이 다국적군의 공격으로 몰락한 이후 등장했다. 수니파 후세인 정권이 교체되고 총선을 실시하면서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시아파가 권력을 장악했다. 미군 주도 점령에 대한 불만, 시아파의 권력독점에 대한 반발로 등장한 세력이다. 2004년 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한 단체가 IS의 전신이다. 최근 급성장한 것은 시리아 내전 때문이다. 시리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수니파 반군이 국제사회의 무기와 장비를 지원받으면서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의 알라위파(시아파의 일파) 집권세력과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라크에 본거지를 둔 IS도 시리아 내전에 참여하면서 막대한 무기와 장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
美, 제한적 개입 … 아시아중시 전략에 영향 줄 수도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중동국가들은 국내 문제로 여념이 없다. 이라크를 둘러싼 주변국들도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은 서방과 핵 문제 최종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면서 서방과의 관계개선과 핵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 내전에 적극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3년 이상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도 이라크 문제에 깊이 개입할 상황이 아니다. 서방과 중동의 중개역할을 하고 있는 터키도 무리해서 이라크의 특정세력을 지원할 가능성이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의 봄 물결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자 정신이 없다.
미국도 이라크 내전에 대해 ‘제한적 개입’을 천명한 상태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라크에서 이미 철군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출구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다시 대규모 지상군을 이라크에 투입할 의지가 없다. 다만 ‘테러와의 전쟁’ 차원에서 테러세력으로 분류된 IS 거점에 대한 공습을 가하고 있다. 이라크는 이미 후세인 정권 몰락 이후 10년 이상 혼란을 겪어왔다. 이번 사태로 주변국이나 국제사회가 공습 이상의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중동지역에 대한 ‘제한적인’ 재개입도 오바마 행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아시아중시전략에는 다소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정민 /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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