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한반도 안보와 평화조성 초석 2013년 2월호
특집 |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 물류강국 시대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한반도 안보와 평화조성 초석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통한 물류강국 시대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공약 중 하나였다. 박 당선인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중국횡단철도(TCR)과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을 통한 네트워크 구축을 선언했다.
우선 TSR은 제정러시아의 알렉산드르 3세의 칙령에 의해 국책사업으로 시작됐다. 19세기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세계적 규모의 사업은 러시아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 시베리아 및 극동지역 개발, 대(對)중국무역 등 ‘동진정책’의 목적으로 계획됐다. 황태자 니콜라이 2세가 총책임자로 임명되었고, 1891년 5월 중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착공식이 거행되었다. 철도위원회가 조직되었고, 재무장관 세르게이 위테가 실질적인 총책임자가 되었다. 프랑스 차관을 이용해 서쪽의 모스크바와 동쪽의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연결하는 노선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TSR, 2012년 전 구간 전철화 완료
TCR, 노선 대부분 복선·전철화
착공 12년 만인 1903년 첼리야빈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는 7,500km 철도가 완공되었다. 당시 북만주를 통해 극동지역의 연해주를 연결하는 우회노선인 ‘동청철도’를 이용하여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인적·물적 자원이 수용할 수 있는 체계가 수립되었다. 그러나 러·일전쟁(1904~1905) 이후 러시아는 일본의 만주 점령 가능성을 우려해 보다 길고 험악한 대체 노선인 아무르 철도를 건설했다. 이로써 1916년 최종적으로 6박7일 소요되는 9,288km의 TSR이 완공되었다. TSR의 개통으로 시베리아 및 극동을 연결하는 개발·정착·산업화의 기회가 창출되었고, 철도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가 연결되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마련됐다.
그 후 제1차 세계대전 및 러시아 내전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파손된 교량, 철도 등 일부 구간이 복구되어 1925년 3월 현재의 TSR 노선이 재건되었다. TSR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인적, 물적, 병력 수송에 막대한 역할을 했다. 구소련은 1970년대부터 철도의 상업화를 시작했고, 일본 등 극동의 유럽행 화물 수송루트를 개발했다. 한국은 1973년부터 이용하기 시작했다. 2002년 12월 철도건설 73년 만에 전 구간 전철화 작업이 완료되었다.
한편 TCR은 중국의 렌윈항에서 시작되어 카자흐스탄과의 접경지역인 아라산과 카자흐스탄의 드루즈바, 러시아의 모스크바, 베를린을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이어지는 1만2,971㎞의 철도다. 1956년 중국과 구소련은 양국 국경을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했지만 중단됐다. 하지만 1985년 공사가 재개되어 1992년 12월부터 정식으로 철도운송이 시작됐다. 중국 내 총연장은 4,128㎞인데, 노선의 대부분은 복선 및 전철화가 되어 있다. 궤도는 TKR과 같은 표준궤(143.5㎝)를 사용하고, 신호체계는 전체노선에 전자동 폐쇄방식이 적용된다. TSR에 비해 운행시간 단축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국경을 경유하여 유럽으로 연결되어 구간별 운임이 비싸고, 주요 통과 국가들의 철도가 광궤로 바꿔 타야하는 단점이 있다. TCR은 남한의 문산과 북한의 개성, 평양과 신의주, 중국의 단둥으로 연결되는 TKR의 경의선과 연결된다. TKR과 TCR의 연결은 남북한 신뢰구축과 경의선 이용에 대한 북한의 정치적 결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2000년대 초부터 활발했던 TSR과 TKR 연결 사업은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 단절된 남북철도 연결에 합의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이는 2001년 8월 김정일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TSR과 TKR 연결 합의로 이어졌고, 2002년 8월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에서 남·북·러 3각 경제협력 사업 중 하나로 TSR과 TKR 사업이 주요 과제로 논의되었다. 당시 남·북·러 철도협력 사업을 위해 TKR의 경의선과 동해선의 ‘미연결’ 구간사업이 진행되었다. 동시에 북·러의 미연결 구간 논의도 시작됐다.

지난 2001년 2월 1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1세기 시베리아철도와 한·러 간 철도협력 세미나 참석자들이 지도에 표시된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보며 러시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TSR 하산~나진 구간, 2011년 재건공사 완료
2004년 7월 이후 한반도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미연결 구간인 러시아의 하산과 북한 나진의 54km 연결을 위해 수차례 협상과 현장조사가 진행됐다. 2006년 3월 남·북·러 철도당국 대표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산-나진 구간 철도를 개보수하고 나진항에 화물 터미널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또 지금은 운행이 중단됐지만 2007년 5월 단절됐던 남북한 미연결 구간이었던 경의선(문산~개성)과 동해선(저진~온정리) 철도의 역사적인 시범운행 행사가 열렸다. 같은 해 11월 중순 북·러는 나진과 하산을 연결하고 나진항을 개건하는 사업에 합의했다.
그러나 남·북·러 철도연결 사업에 적극적이었던 러시아는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의 교착상태로 어려움에 직면했고, 나진항과 하산~나진 구간 철도를 통해 유럽행 화물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08년 10월 초 하산~나진 철도 및 나진항 재건 착공식이 진행되었다. 러시아 철도공사의 야쿠닌 사장은 이곳을 통해 2013년 10만개의 컨테이너가 수송될 것을 기대했다. 2011년 10월 초 공사가 완료되어 시범열차 운행이 개최됐다. TSR은 남한의 저진과 북한의 온정리, 청진과 나진, 러시아의 하산을 통과하는 TKR의 동해선과 연결된다.
러시아는 이미 나진항에 부두 및 물류단지 조성에 상당부문 투자를 진행한 상태로 최근 우리 정부의 참여를 촉구했다. 향후 TKR과 TCR 및 TSR의 연결은 한반도 안보와 평화조성의 초석이자 동북아 지역의 경제협력을 더 촉진시킬 것이다. 또 ‘유라시아 철도’ 구축을 통한 물류수송 기간의 단축과 비용감소를 초래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윤영미 /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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