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2월 1일

특집 | 민간 참여 1.5트랙 확대로 국제복합운송망 구축해야 2013년 2월호

특집 |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 물류강국 시대로!
 
민간 참여 1.5트랙 확대로 국제복합운송망 구축해야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철도 연결구간에서의 열차 시범운행이 실시된 지난 2007년 5월 17일 문산역에서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북한 내각책임 참사 등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철도 연결구간에서의 열차 시범운행이 실시된 지난 2007년 5월 17일 문산역에서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북한 내각책임 참사 등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실크로드’는 19세기에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Righthofen)이 그의 저서 「China」라는 책에 ‘Seifenstrassen(비단길)’을 학문적 용어로 처음 사용하였다. 초기에는 현재의 중국 신강 위구르자치구에 해당하는 동투르키스탄을 동서로 횡단하는 교통로를 의미하였으나 이후 중국을 기종점으로 하는 중앙아시아 통과 국제교역로로써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SRX, 철도 중심 ‘철의 실크로드’의 확대 구상
 
 최근에 실크로드 개념이 국제수송회랑으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공약에서 새로운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축’이라는 비전을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실크로드’ 단어가 포함된 수송로 개념은 10여 년 전에 이미 한 차례 확산된 바 있다. 지난 2000년도부터 남북한 단절철도망, 즉 경의선 복원을 통한 대륙철도망 연결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이 사업을 ‘철의 실크로드’ 사업으로 명명했었다. 당시의 언론들은 ‘경의선은 기찻길이 아니며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는 지름길인 동시에 경제’로 홍보하였다. 즉 철의 실크로드 사업이란 한반도종단철도(TKR)의 구축 이후,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만주횡단철도(TMR), 몽골횡단철도(TMGR)와 연계되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경제성이 확보된 수송로 건설 구상으로 정의한 것이다.
 
 이후 소위 철의 실크로드 구축이라는 거대한 국제 프로젝트는 북한의 핵실험을 비롯한 한반도에서의 긴장상태 지속으로 인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철의 실크로드 구상은 새정부의 동아시아 평화와 유라시아 협력 촉진을 위한 내용의 실천 계획으로 새롭게 발전되어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개념은 기존의 대륙철도망 구상, 철의 실크로드 개념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통령 당선인 공약집에는 “TSR, TCR과 TKR 연결하여 복합물류망 구축,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로 발전”으로 간단히 정리되어, 자칫 확대 해석이 가능한 함축된 내용으로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행간에 숨겨진 내용을 유추하여 해석하자면, 한반도철도와 대륙횡단철도를 기본 축으로 하여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싸고 안전하며 빠르고 다양한 국제수송회랑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즉 철도를 축으로 하여 해상, 도로, 항공이 결합된 경쟁력 있는 국제복합운송망 구축인 것이다. ‘철의 실크로드’, ‘바다의 실크로드’, ‘하늘의 실크로드’, 나아가 ‘정보의 실크로드’를 종합적으로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은 국제철도망 구축을 목표로 했던 철의 실크로드 구상과는 다른 확대된 개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공간적인 범위도 과거 실크로드 노선인 중앙아시아 지역만이 강조되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동아시아의 평화 정착과 유라시아 지역의 공동 번영에 기여하는 수송회랑 통과지역이 모두 포함되는 광역적인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공간적 범위는 기존의 중앙아시아가 포함된 유라시아 지역은 물론, 중동, 코카서스, 발칸반도, 동유럽지역까지 포함된 초광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
 
 국가 간의 인적, 물적 이동이 이루어질 경우 다양한 조건이 결합되어 합리적인 최적의 운송 수단이 결정된다. 주로 이동시간, 운임, 기후, 안전성, 쾌적성, 화물량, 국경통과의 용이성, 부대비용 등이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대화 가능성 열어두고 국제복합운송망 구축 협의해야
 
 철도는 정시성과 정속성, 에너지효율성, 친환경성, 안정성 등 많은 장점을 갖는 운송수단임에는 분명하나 일반적인 운송수단 평가 요소를 대입할 경우 차선(次善)의 운송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철도는 일관수송 시 도로운송(트럭)과의 연계가 없는 한 원활한 수송이 곤란하며, 운임체계가 탄력적이지 못하다. 게다가 수송의 대량성 측면에서 볼 때 해상운송과의 경쟁관계는 성립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경우, 1회 최대 수송가능한 물동량은 20ft 컨테이너 100여 개 수준이나, 해상운송은 최대 컨테이너 1만4천개를 수송할 수 있다. 따라서 국제철도운송은 해상운송과 항공운송의 중간에 위치한다는 점, 해상운송과 항공운송, 도로운송과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운송의 형태로 이루어질 경우 최대의 효과가 발휘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 1월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를 비난하고 대북제재를 확대 강화한 결의안(2087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이에 대해 북한은 국방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통해 대북제재에 동참한 중국과 러시아를 비난하면서 높은 수준의 핵실험 강행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였다.
 
 이와 같은 북한의 비핵화 포기 발언은 당분간 한반도의 긴장 상태가 지속될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은 본격적인 추진동력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남북철도 운영 및 연계와 관련한 대화 가능성은 상시 열어둔 채 주변국과 철도중심의 국제복합운송망 구축을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존의 한·중, 한·러 등 양자 간 정부협의체를 민간부분이 참여하는 1.5트랙 형태로까지 확대, 발전시켜 나가면서, 조만간 한·중·러, 한·중·미 3자 간 및 중앙아시아 국가를 포함하는 다자 간 협의 채널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의 유라시아 연결 국제수송로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우리의 활용 가능성 및 발전 가능성을 정치적, 경제적으로 재점검하는 중장기 전략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아울러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사항인 통합에너지망을 위한 가스관 부설과 송전망 구축사업도 한반도종단철도(TKR)사업과 패키지로 추진되어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안병민 / 한국교통연구원 북한동북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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