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한반도 ‘피더(feeder) 네트워크’ 구축, 동북아 물류 지각변동 몰고 온다 2013년 2월호
특집 |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 물류강국 시대로!
한반도 ‘피더(feeder) 네트워크’ 구축, 동북아 물류 지각변동 몰고 온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대북방교역과 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박 당선인이 북방지역과의 교역 활성화 및 대북 관계개선을 위해 주장해 온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상에 근거한다. SRX의 개통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 운송이 가능해져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군사적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난관이 예상되지만 SRX의 개통은 남북한 공히 경제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송 효율성 제고 … 인적·물적 교류 활성화
SRX에 의한 최대 경제적 효과는 현재 한국에서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유럽으로 운송되는 수출입 화물 중 상당량이 해운에서 철송으로 이전됨에 따라 운송의 효율성이 높아지게 되어 인적, 물적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해운에서 철송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화물은 1차적으로 한국과 중국의 동북부 항만 간의 수출입 물동량,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운송되는 화물이며, 2차적으로는 중국횡단철도(TCR)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을 거쳐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운송되는 화물이 될 것이다. 또한 일본에서 한반도를 경유하는 수출입 화물의 이용수요도 발생하게 될 것이다.
한·중 간의 교역은 현재 육상수송로가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소규모의 항공운송을 제외하면 거의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한·러 간 수출입 물동량도 대부분 러시아 극동항만인 블라디보스토크항, 보스토니치항, 바니노항 등을 이용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러시아 극동항만을 이용한 물동량은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중 약 80%는 TSR로 환적되어 유럽으로 운송되는 화물이다.
SRX가 연결될 경우를 가정하여 철송과 해상운송의 수송비를 비교해보면 철도운송은 톤킬로미터(t·km) 당 수송원가가 24.2원이며, 해상운송은 7.48원으로 철도운송이 해상운송에 비해 3.2배나 높은 수준이다(교통개발연구원, 2004). 그러나 운송시간의 단축에 따른 재고비용과 보험료, 환적 비용 등의 감소와 시간 단축에 따른 대고객서비스 품질개선 등을 고려하면 SRX는 운송 수단의 선택 면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을 경유하는 TCR 구간에서 톈진은 해상으로는 48시간, 철도로는 24시간이 소요되며, 다롄의 경우에는 해상으로 38시간, 철도로는 13시간이 소요된다. 철도를 통해 운송하는 것이 24~25시간 운송시간 단축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추정되므로, 현재 해상을 통해 운송되고 있는 화물의 대부분이 SRX 철도 운송루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칭다오와 그 이하 남부지역 항만의 경우에는 현재 해상운송을 통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고 운송시간의 감소 효과도 크지 않기 때문에 전환 물동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로 향하는 화물은 현재 대부분 속초항과 부산항을 통해 해상으로 운송되고 있다. 북한을 통과하는 철도로 SRX가 개통되어 한국과 러시아가 육상루트로 연결이 가능해 지면 부산-러시아 극동 항만 간 36시간 소요되는 운송시간을 15시간으로 단축시킬 수 있고, 해상에서 철도로의 환적 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이나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을 적재할 때의 통관을 러시아에서 인정해 주고 있기 때문에 향후 철도를 통한 TSR로 노선이 연결될 때 철송 화물의 환적이 신속히 이루어져 전체 운송시간의 절감이 가능해 진다. 수도권의 TSR 이용 수출입 화물은 부산항이나 속초항으로 이송할 필요가 없고 인근의 철도역에서 바로 철도로 연결됨으로써 수출입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과 운송시간의 단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해상-육상으로 TSR과 연결되는 수출입 화물의 대부분이 철도로 수송수단이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학술 연구에 따르면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국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남북한 철도가 연결되어 SRX가 활용될 경우 응답기업의 44.3%가 적극적인 이용 의사를 표시했고 러시아와 거래하고 있는 기업의 61.1%가 이용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한 국토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한반도와 중국 간 철도연결이 가능하다고 했을 때 서울-베이징 간의 화물 운송에서 철도로의 수송수요 전환효과는 대략 10~20% 사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수송거리가 짧은 서울-선양 간에는 대략 30~60% 정도의 전환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SRX의 개통은 일본과 실크로드 선상의 국가 간 수출입 화물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 해상운송에서 철도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다롄, 선양, 톈진 등의 동북지역으로 수출입 되는 물동량과 러시아로 운송되는 화물은 대부분이 해상에서 철도 운송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SRX 통과 국가, 한국 전체 교역의 32% 차지
현재 SRX를 통과하는 지역에 있는 국가군으로는 중국, 러시아, 몽골, EU, 중앙아시아 등을 들 수 있는데 한국은 2012년 말 기준 이들 국가와의 수출입 금액은 3,400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의 약 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SRX를 통한 무역 창출과 증대는 우리나라 대외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SRX가 개통될 경우 동북아 지역의 경제와 물류에서 엄청난 지각 변동이 발생할 것이며,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우선 국제물류에서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거미줄과 같은 연계노선인 ‘피더 네트워크(feeder network)’가 구축될 것이다. 일본, 중국의 남부지역, 대만 등의 항만에서 부산, 광양항을 통해 철도와 연결되어 실크로드에 인접한 국가로의 운송이 활성화 될 것이다. 물적 이동에 이은 기술, 자본, 인적 및 문화 교류 등이 가속화되면서 국가 상호 간의 관계개선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지역의 통합을 가속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SRX가 개통되면 아시아 대륙의 극동지역에 위치한 한국은 아시아, 유럽, 미주를 연결하는 중심에 위치하게 됨으로써 대륙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어 세계의 중심국가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추진되었던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로의 꿈을 다시 한 번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충배 /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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