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시범사업 통해 경제개혁 조치, 점진적 확산할 듯 2013년 2월호
기획 | 2013년 김정은 정권 정책방향은?
시범사업 통해 경제개혁 조치, 점진적 확산할 듯
북한의 2013년 신년사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방송을 통해 직접 육성으로 발표했다. 과거 김일성 주석 때의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목적이 있었겠지만, 그만큼 2013년을 중요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김정은 정권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2013년이 향후 북한 체제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심각한 경제문제 해결 없이는 김정은 체제의 안착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김정은 체제는 과거와 비교하여 ‘뭐가 다르다’, ‘변하고 있다’란 것을 경제 분야에서 보여주지 못하면 북한 내부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북한 지도부의 고민이 이번 신년사에 많이 녹아 들어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신년사는 지난해의 구체적인 경제 성과로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커다란 전진을 이룩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희천발전소와 단천항 완공, 현대화가 실현된 수많은 공장·기업소, 현대과학기술에 기초한 기간공업부문의 개건 등 경제의 물질적 토대를 튼튼히 다졌다고 언급하면서 올해의 경제운용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을, 경제 회생을 위한 총력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주를 정복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경제 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자”를 투쟁구호로 제시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장거리 로켓 발사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최대 성과로 내세우면서 로켓발사를 경제문제 해결의 사상적 정신으로 구현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기업과 주민을 독려하여 어려운 경제난을 돌파해 보려는 북한 경제의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주민들에게 장거리 로켓 발사가 성공했기 때문에 경제문제도 지금의 고비를 잘 넘기면 좋아 질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면서 ‘주민 달래기’ 전략의 일환도 깔려 있다.
경제문제 해결 못하면 내부 혼란 가중 불가피
2013년 신년사에서는 경제부문을 제일 먼저 언급하고 있어 경제문제 해결을 가장 시급한 국가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년사의 거의 1/3을 경제와 인민생활에 할애할 정도로 경제 강국 건설을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주요 과제로 생산증대 및 인민생활 향상, 인민경제 기초분야와 선행부분, 농업과 경공업, 새 세기 산업혁명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인민경제의 모든 부문과 단위들에서 사회주의 증산경쟁을 힘 있게 벌려 생산을 활성화하고 인민경제계획을 어김없이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인민생활 향상을 계속 촉구한 것이다. 선행부문에서 전년도 전력 우선 언급과 달리 석탄·금속을 언급한 것이 특징적이다.
‘석탄, 금속공업부문에서 혁신’을 통해서 국가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자고 역설했다. 농업과 경공업은 여전히 올해 경제건설의 주공전선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부분의 생산 증대에 국가적 역량을 강화하여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농업부문에서는 ‘생산의 과학화, 집약화수준’의 향상을 통해 곡물생산 목표 달성을 도모하고, 경공업부문에서는 해당 공장들에 대하여 ‘원료, 자재 보장대책’을 철저히 수립하여 질 좋은 소비품들을 증산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이 주민들의 먹고 입는 문제가 시급하다는 것을 뜻한다.
과학기술부문은 경제 강국 건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 올려 과학기술의 힘으로 경제 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아야”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인민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과학기술발전에 선차적인 힘을 넣고 과학기술과 생산을 밀착시켜 자원과 기술로 생산을 늘리며, 나아가 설비와 생산 공정의 CNC화·무인화를 적극 실현해야 한다고 한 것은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에서 더욱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핵실험 대신 선경(先經)정치로 나서야
구체적인 방안이나 방식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경제지도·관리 개선 및 “여러 단위에서 창조된 좋은 경험들을 널리 일반화”하는 방식을 강조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북한이 구사하고 있는 경제개혁 조치들의 시범사업을 통해 점진적인 확산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관리 방법을 강조한 것을 볼 때, 북한이 구상해 온 새로운 경제관리 개선 조치(6·28조치)를 곧 전면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대외경제 강화 등을 언급하지 않은 반면, 경제관리 방법 개선 등 경제시스템 변화 언급은 당분간 북한이 개방보다는 경제개혁에 무게를 더 둘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발사로 정치·군사적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제는 경제난 해소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다. 2013년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에 절실한 경제문제의 해결을 최우선과제로 설정하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건설의 성과를 인민생활 향상과 연계하여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지난 1월 2일 <조선중앙통신>에서 김정은 신년사 소식을 전하면서 경제 분야 내용 위주로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북한이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를 강조한 것은 향후 남북관계에서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진전이 이루어 질 수 있음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신년사에서 다소 유화적인 대남관계 개선 메시지가 읽힌다. 기존의 남북교류협력을 복원하면서 새로운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부에서는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현재보다는 남북경협에서 훨씬 유연성을 발휘 할 것이다. 남북경협 사업은 새 판짜기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북한경제 회생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신 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 등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경제 회생의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면 이제부터라도 변해야 한다. 개혁·개방을 통해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핵실험과 같은 도발 행위는 북한을 더욱 고립시킨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경제를 중시하는 선경정치로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남과 북이 상호 협력하여 한민족의 새로운 경제적 도약을 기대해 본다.
조봉현 /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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