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중계 | “새정부, 위기 국면 통일과정 전환전략 마련해야” 2013년 2월호
세미나중계 | “새정부, 위기 국면 통일과정 전환전략 마련해야”
평화문제연구소와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은 지난 1월 28일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 세종홀에서 ‘새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통일외교 비전’을 주제로 2013년 신년하례회를 겸해 세미나를 개최했다.
현경대 평화문제연구소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해는 연구소 창립 30주년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길을 찾고,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며 “통일 후 남북이 하나 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北, 신뢰구축 노력에 찬물 끼얹지 말아야”
이어 베른하르트 젤리거 한스자이델재단 서울사무소 대표는 인사말에서 “한국은 준비 없이 통일을 맞이한 독일의 사례를 교훈삼아 착실히 통일준비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재정 부분 또한 필요한 과정이지만 진정으로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통일을 향한 준비의 초점이 재정적인 면에 치우쳐 있음을 지적하였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축사를 통해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우리의 진정한 신뢰구축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 말아야 한다.”며 “박근혜 차기 정부와 새누리당은 북한 도발을 막고 남북관계의 정상적인 발전과 통일기반을 다지는데 대북통일정책의 중심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량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는 한국을 중심으로 한 평화적인 통일 기운이 무르익어 감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남북간의 새로운 신뢰프로세스를 구축한다면 통일은 머지않은 장래에 평화적·희망적 그림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만 통일교육원장은 “각 국의 입장에 따라 해결책은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바라고 있다.”며 “독일 통일이 유럽 평화와 번영에 직결되었듯이 한반도 통일 역시 동아시아 평화와 공동번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은 비전과 기조, 정책과 전략 사이의 유기적 조합이 미진하고 법적·제도적 장치에 대한 검토가 불충분하다”며 전반적인 재검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미사일을 추가 발사할 경우 전혀 새로운 대북 정책 구상을 제시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유호열 교수의 발표문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박근혜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통일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신뢰’이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반도’를 건설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새로운 한반도는 ① 남북한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고 행복한 한반도 ② 안정되고 풍요로운 아시아를 만들어 가는 한반도 ③ 인류발전에 기여하며 신뢰받는 한반도이다.
박 당선인은 새로운 한반도를 위해 ‘지속가능한 평화’를 제시하였고, 지속가능한 평화는 ‘지키는 평화’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는 평화를 의미한다. 지속가능한 평화 기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남북관계의 정상화지만,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하면서 안보를 튼튼하게 세우는 것이 전제되고 있다. 또한 차기 정부는 북핵문제를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안에 의거해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하에 해결하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대화채널을 열어 놓았다.
경제협력 및 사회문화적 교류를 위해 서울과 평양에 남북 교류협력사무소를 설치할 것도 구상하고 있다. 남북 교류협력사무소를 통해 개성공단이나 농업개발, 개발협력 분야를 제대로 지원하고자 구상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경제지원 단계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북핵문제의 해결이 선행되어야 하며 실제로 남북 사이의 신뢰가 구축되고 비핵화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전이 되면 소위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한반도의 미래는 향후 5년간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어서 박 당선인은 이에 대해 공개 및 비공개로 대비책을 마련하여 수시로 점검,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전 정부들 하에서 추진되었던 대북 및 통일외교안보 정책의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 수렴하여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북한의 잘못된 행태나 무모한 위협에 대해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확립하고 위기국면을 통일과정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3차 핵실험 시 새 대북정책 추진해야”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대화방법 등에서) 열려있다. 명시적으로 쓰지는 않았지만 거기에는 대화와 압박, 교류와 안보, 이런 것을 병행해 구사하겠다는 것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남북한은 구조적으로 신뢰 부재 상태”라며 “성과에 욕심내지 않으면서 우리가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차기 정부의 현실적 기대치는 분단의 평화적 관리와 남북한 신뢰 형성까지”라며 “다음 단계인 비핵화에 집착해 긴장을 조성하기보다 점진적으로 신뢰를 구축하고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영 경희대 국제대학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지역전략과 통일외교 비전’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차기 정부가 남북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전 정부들의 각종 유산을 어떻게 정리할지부터 먼저 고민하고 정교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박 당선인은 신뢰와 신중함을 유난히 강조한다.”면서 또다시 “큰 기대를 갖고 새 정부의 대외정책을 주시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다음은 정진영 원장의 발제문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구소련의 붕괴와 냉전체제의 해체가 평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데에는 ‘헬싱키 프로세스’가 크게 기여했다. 여기에는 미국과 서방진영 국가들 및 구소련과 동방진영 국가들 그리고 중립국까지 총 35개국이 참여하는 지역차원의 ‘신뢰구축’이 있었다.
이러한 지역차원의 안보협력 프로세스에서 대한민국이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여 ‘서울프로세스’라고 불릴만한 동북아의 안보협력체제를 만들 수 있을까? 대한민국을 이끌 새 지도자라면 당연히 가져볼만한 국가전략 비전이다. 부상하는 중국과 쇠퇴하는 미국 및 일본의 중간에서 대한민국은 주변 모든 강대국들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동북아의 안보협력이 강화되면 한반도의 통일환경 조성도 크게 진전될 수 있다.
한국의 새로운 정부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추진하려고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들이 있다.
첫째, 미·중관계의 향방이다. 중국이 군사강국을 지향하고 필요시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중 양국은 깊은 경제적 의존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 행동이 주변국들을 불안하게 만듦으로써 이들이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계산도 중국의 행동을 자제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둘째, 일본의 우경화 추세이다. 일본이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군대를 창설하고 국방비를 늘려 가면 동북아 국제관계에 어떤 파장이 일어날까? 다행히도 미국이 반대할 것이며, 일본 국민의 다수도 아직까지는 평화헌법의 개정에 찬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 북한이 3차 핵실험과 같은 도발을 계속하는 경우이다.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서 보면, 핵무기와 장거리 로켓의 개발은 대외적으로 북한의 생존을 보장받고 한·미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따라서 북한당국이 이 카드를 버릴 가능성은 매우 낮으므로, 우리의 대북정책이나 동북아 전략은 북한의 이러한 예측불가능성을 항상 고려하며 구상되고 추진돼야 한다.
“한·중·일 정상회담 통해 동북아 협력 논의해야”
동북아의 척박한 외교현실에서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전략을 세 가지 정도 선정할 수 있다.
첫째, 기존 동북아 협력의 제도적 장치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ASEAN+3 정상회담을 활용한 한·중·일 정상회담은 지역협력을 논의하기에 참 좋은 기회이다. 또한 6자회담 프로세스를 재개하여 동북아 안보협력의 모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 둘째, 중국과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 양국의 리더십 교체는 이를 위한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를 한·중 간의 신뢰를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북한이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동북아 안보협력을 위해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이 되어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토론에서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할 경우 차기 정부의 ‘신뢰프로세스’가 작동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박 당선인과 인수위가 추가 핵실험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 당선인의 핵심 외교안보 공약인 한·미·중 전략대화에 대해 “북한 문제를 의제로 중국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며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먼저 제안하고 북한이 거부할 때 이를 명분 삼아 제안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회사| 현경대 / 평화문제연구소 이사장
|인사말| 베른하르트 젤리거 / 한스자이델재단 서울사무소 대표
|축사| 황우여 / 새누리당 대표
김현욱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전경만 / 통일교육원장
유호열 /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류길재 / 북한대학원대 교수
정진영 / 경희대 국제대학원장
홍현익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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