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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오바마 2기 외교안보 라인, ‘비둘기파’ 포진 … 대결보다 협상 선호 2013년 2월호

포커스 | 오바마 2기 외교안보 라인, ‘비둘기파’ 포진 … 대결보다 협상 선호

지난해 12월 21일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국무장관에 존 케리 의원을 지명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국무장관에 존 케리 의원을 지명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이 현실주의 외교로 귀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7일 차기 국방장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를 발표한 다음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 2기 외교안보 라인의 성격을 이렇게 규정했다. 는 특히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네오콘(신보수주의)이 완전히 사라진 셈”이라고 논평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네오콘, 완전히 사라진 셈

오바마 2기 외교안보 라인은 국무장관 존 케리, 국방장관 척 헤이글, CIA 국장 존 브레넌을 세 축으로 하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는 이들이 이른바 ‘오바마 독트린’을 실천할 가장 적절한 인물들로 평가한다. 여기에 유엔에 포진한 수잔 라이스 대사와 유임이 유력한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포함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믿고 일을 맡길 사람들이 포진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국제질서를 배격하는 이른바 ‘국제주의’를 철학의 근간으로 삼는 특징이 있다. 잘 알려진대로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미국이 지나치게 독선적인 위치에서 국제사회를 주도했다는 반성을 토대로 주요 국제사안에 대해 동맹국들과의 협력과 대화를 중시했다. 특히 중동과의 화해를 추진하는 등 새로운 미국의 이미지 구축에 전력을 다했다.

오바마 2기 외교라인의 핵심인 ‘케리-헤이글’ 팀은 베트남전 참전용사이면서도 반전 운동을 하면서 대결보다는 협상을, 경직보다는 유연한 외교를 주창해온 ‘불개입주의자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미국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평가했다.

케리 국무장관 지명자는 미국 정가와 외교가에서 ‘비둘기파’의 중심 인물이다. 특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그 특징이 두드러진다. 민주당 대선후보이던 2004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북핵 해결을 위해 양자 협상은 물론이고 군축·정전협정 대체와 통일문제까지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북·미 간 ‘2·29합의’가 유효했던 지난해 3월에는 뉴욕을 방문한 북한의 리용호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또 2010년 7월 미 의회 세미나에 참석해서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가 전략적 무관심이 돼선 안 된다.”며 적극적인 관여정책으로 북한을 설득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역설했다. 가장 최근인 2011년 6월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은 미국 입장에서 괴로운 선택만이 가능한 나라지만 그래도 미국은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반기 북·미 협상 가시화? 北 추가도발이 변수

지난 1월 7일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국방장관에 임명될 척 헤이글 지명자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차기 CIA 국장에 지명된 존 브레넌

지난 1월 7일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국방장관에 임명될 척 헤이글 지명자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차기 CIA 국장에 지명된 존 브레넌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도 공화당 출신이지만 이라크 전쟁과 이란 제재에 반대하고 핵무기 감축을 주장해왔다. 그는 2003년 초 이른바 제2차 북핵위기가 불거졌을 때도 “북한은 매우 위험하고 예측불가능하지만 북한을 고립시키는 건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또 6자회담에 대해서는 “완전하지 않고 비효율적인 체제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회담은 지속해야 한다(2008년 6자회담 합의 직후).”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년 전 1기 취임 때는 비주류 출신의 한계를 절감하고 미국 주류사회에 정통한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에 임명하고 국방장관에는 부시 행정부 때 임명된 로버트 게이츠 장관을 유임시켰다. ‘클린턴-게이츠’ 팀이 오바마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운영에 큰 힘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오바마 색채’보다는 보수적인 정책 지향을 근간으로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북한 문제와 관련해 평가할 때 4년이 흐른 지금 케리가 비판했던 것처럼 ‘전략적 인내’ 정책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부담 없이 자신이 과거부터 주창해온 ‘대담하고 유연한 외교’를 실천할 여지를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2기 안보라인 포진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이 외교정책의 우선순위에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2기 안보팀을 이끄는 주역의 변화가 실제 현장의 정책을 얼마나 체감 있게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북핵 문제를 비롯해 이란 문제 등 미국이 당면한 과제에서 급격한 변화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화파들의 포진으로 강력한 제재보다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도모하려 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상대가 있는 법이다. 북한과 이란 등 국제사회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국가에서 대화파들의 희망과 달리 도발을 거듭할 경우 실제 이들이 운신할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거리로켓 발사를 강행한 북한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이 매우 부정적이다. 특히 공화당 강경파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한 번 산 말을 두 번 사지 않도록’ 철저하게 견제하고 있다.

결국 오바마 2기 외교안보팀이 인준절차를 거치고 안정적인 출범을 할 때까지 북한의 태도가 향후 대북정책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적으로는 오는 5월까지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적인 도발을 자제하고 이른바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에 대한 의지를 보일 경우 올 중반기부터 북·미대화를 비롯한 6자회담의 재개 등 협상국면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반대의 행동을 할 경우 북·미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가 과거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외교가의 분위기다. 이는 새로 출범할 한국의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 설정, 남북관계라는 변수 측면에서 볼 때도 마찬가지다.

결국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오바마 2기의 비둘기파들이라 할지라도 부분적인 대화와 접촉은 시도하려 하겠지만 과감한 변화를 도모하는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정서다.

이우탁 /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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