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탈북 청소년들, 사랑으로 꿈의 씨앗 심다 2013년 2월호
북리뷰 | <우리의 소원은 통일>, 박경희 지음
탈북 청소년들, 사랑으로 꿈의 씨앗 심다
배고픔에 집을 나와 꽃제비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아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강을 넘어온 아이, 힘들게 남한에 왔지만 이곳에서의 삶도 결코 녹록하지 않아 자살을 시도했던 아이, 북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며 남한에서도 마음 편히 잠들지 못하는 아이.
어느 하나 평탄하게 자란 아이가 없다. 어느 하나 울지 않은 아이가 없다. 어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아이들이 참아왔기에 어린 가슴은 곪을 대로 곪아 있다. 탈북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한국 땅을 밟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친다. 북한에서 생계를 우선시하는 부모들로부터 방치되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없는 환경에 놓이거나, 중국과 제3국을 거쳐 한국까지 오는 과정에서 배움으로부터 동떨어진 환경에 놓이고는 한다. 하지만 새로운 안식처도 포근하고 따뜻하지만은 않다. 남북한의 교육과정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한국 학교에 들어가서도 진도를 따라가기 버거워하고, 배움의 공백으로 인한 학습 부진을 보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감성적이고 예민한 사춘기에 또래 아이들로부터 괄시는 물론 정체성의 혼란까지 겪게 된다.
관심과 사랑 덕에 상처 치유하고 미소 되찾아
북한이탈주민 2만5천명 시대. 하지만 그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은 너무 험난하다. 하물며 탈북 청소년들의 심리 상태는 더욱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는 이러한 탈북 청소년들의 상처받은 마음과 치유하는 과정을 하늘꿈학교라는 대안학교의 무대에서 그리고 있다. 작은 영혼들의 가슴 속에는 평생 아물 것 같지 않은 아픔이 있지만, 절망에 빠지기보다 다시 일어나려는 노력을 보인다. 이와 같은 과정은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관심을 통해 가능했다. 이 학교 선생님들은 그룹홈 시스템을 통해 낮에는 머리를 채워주는 교사가 되어 주고, 밤에는 가슴을 안아주는 부모님이 되어 주셨다. 자신들을 믿어주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또 다른 가족이 되어 상처받은 마음이 조금씩 아물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은 처음 가시 돋힌 모습에서 벗어나 점차 본연의 나이에 맞는 순수한 미소를 찾아가고, 사랑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해보며 감사하는 마음을 알게 된다.
아이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슴 속 꿈도 가지게 된다. 북녘 땅에서는 꿈조차 마음대로 꿀 수 없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미래를 직접 그리고 꿈을 향한 노력을 하게 된다.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많지만 그만큼 열망은 더 크다. 북한에서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한글을 몰랐던 현희도 이제 거리의 간판, 버스의 노선도 읽을 줄 안다. 경찰이 되고 싶은 졸업생 별희도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운동도 공부도 열심히 하며 한 걸음 한걸음 세상을 향한 발을 내딛는다. 아이들은 한결같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에요!” 북에 떨어져 있는 가족을 만나고, 고향의 아프고 병든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모교의 선생님이 되어 후배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그리나 보다. 선생님들도 학생들이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고, 통일시대의 진정한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소망한다.
한반도 이남에서는 작은 통일이 이미 시작됐다. 2만5천명의 이들도 감싸안지 못하는 사회가 2천만 주민과 화합하는 세상을 만들 수는 없다. 어느 사회에서나 아이들은 미래다. 탈북 청소년들, 그들은 통일의 미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건강하게 자라게 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차별없는 사랑과 관심이다. 이 아이들이 자라나 자신들의 꿈을 이뤄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나 또한 꿈을 꾸어 본다.
선수현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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