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북한이 핵실험으로 얻고자 한 5가지 이익 2013년 3월호
특집 | 3차 북핵실험 … 한반도 비핵화 미래는?
북한이 핵실험으로 얻고자 한 5가지 이익
북한이 지난 2월 12일 모든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북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미한 상태로 빠져들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UN안보리의 제재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북한은 이득은 하나도 없이 잃을 것만 잔뜩 받아 안은 셈이 되었다. 북한은 왜 바보같이 손해가 막심한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하였을까? 그러나 우리의 입장에는 손해라고 생각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실험을 강행했을 것이다. 북한이 계산하는 이익들은 무엇일까?
첫째, 김정일의 유훈 관철을 통한 김정은 정권 안정이라는 이득이다. 김정일은 2011년 10월 8일 장문의 유훈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은 “핵, 장거리미사일, 생화학무기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충분히 보유하는 것이 조선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임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선대 수령의 지명에 의해 후계자 정당성이 도출되는 북한의 정치문화에서는 선대의 정치노선을 답습할 수밖에 없다. 만일 그것을 어기면 정치적 정당성이 소멸되거나 약화된다. 김정은도 예외는 아니어서 김정일의 노선과 유훈을 철저히 지킬 것이다. 선대에 대한 충성과 효성이 정권 안정의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김정은의 핵실험은 그에게 많은 정치적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다.
유훈 관철 통한 정권 안정과 주민 결속 노려
둘째, 주민들의 자긍심 고양 이득이다. 북한은 외교적 고립과 경제난으로 인해 주민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불안한 상태에 처해 있다. 더구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은 나이가 어리고 경험도 일천한 상태이다. 뭔가 주민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최선의 것은 경제 개혁·개방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채택하기 어려운 방책이다.
따라서 북한은 장거리로켓 발사와 핵무기 보유를 통해 주민들의 사기 제고와 결속을 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핵보유국 선언, 장거리로켓 발사 성공에 이어 북한의 주장대로 핵무기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까지 성공했다면 주민들의 국가 및 정권에 대한 충성심은 높아질 것이고, 굶주림의 고통은 잠시 달아나 버릴 것이다. 북한은 이미 3차 핵실험 이후 김정은의 위대성과 업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여 김정은 정권 정당화에 돌입하였다. 북한도 남북 간 대립구조 하에서는 ‘안보 지도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정권 안정적 측면에서 큰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다.
셋째, 핵능력 제고를 통한 비대칭 전력 확보의 이득이다. 북한은 1, 2차 핵실험을 통해 플루토늄 핵무기 제조 기술을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핵무기 보유국임을 확정하였다. 김정일 사망 이후인 2012년 4월 13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를 통해 북한은 헌법 서문을 개정하여 ‘핵보유국’임을 명시한 것이다. 이후 북한은 미국까지 도달하는 핵 운반수단 보유를 과시하기 위해 2012년 12월 12일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여 성공하였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1월 24일 성명을 통해 그 동안의 주장과는 달리 위성이나 장거리로켓 발사가 미국을 겨냥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문제는 북한이 핵무기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할 만큼 소형화, 경량화 했느냐는 것인데 3차 핵실험을 통해 이것이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미국의 헤커 박사는 3차 핵실험의 파괴력은 우리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히로시마급인 14kt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량파괴력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재래식 무기에서 열세인 북한이 핵무기라는 비대칭 무기의 실용화라는 이득을 얻은 것이다.
넷째,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이득이다. 북한은 미국을 체제 위협 제1의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체제 및 정권 유지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을 평화협정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가장 관심을 두는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북한은 판단한다. 그러나 현실은 미국이 북한의 의도대로 움직여 주지 않고 있다. 미국은 오히려 더 강한 대북제재를 시행한다. 미국에게 거의 절대로 항복할 수 없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 북한은 핵능력을 제고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생존 시 대미 강경책만이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유인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최대 6개월 후면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켈리 국무장관을 비롯해 미국은 3차 핵실험 이후 북한 핵무기의 ‘비확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비핵화’보다는 ‘비확산’이 더 심각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핵능력이 테러집단에게 들어가는 것이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정말 북한이 원하는 대로 이제 북·미 간 핵무기 ‘비확산 회담’이 개최될 지도 모른다.
대미 협상력 제고 및 중국 대북지원 확대 의도
다섯째, 중국의 대북 지원을 확대하는 이득이다. 북한 경제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경제지원이 필수이다. 외부세계의 대북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버틸 수 있는 것은 식량, 원유, 석탄, 생필품, 원자재 등 주요 물품을 중국이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 경제를 근본적으로 회생시키는 방법은 아니다.
중국이 북한 경제특구나 내부 인프라 사업에 대규모적인 투자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2012년 8월 북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일행이 중국을 방문하여 대규모 투자를 요청했으나 중국은 미온적 태도를 취했다. 북한은 황금평과 신의주 개방을 통해 큰 외화벌이를 할 생각이었고, 여기에는 중국의 투자가 필수적이다. 북한은 어떻게든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일 필요가 있고 그 방법은 ‘시끄럽게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아 판매하는 전략(noise marketing)’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중국이 싫어하는 것이 한반도의 불안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이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어갈 바는 아니지만 북한을 버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대북 지원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겉으로는 3차 핵실험에 따른 UN안보리 제재에 동의하고 있지만 장차 중국의 대북 지원은 늘어날 것이다.
전현준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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