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3월 1일

특집 | 북한, 사용가능한 핵무기 제조능력 입증? 2013년 3월호

특집 | 3차 북핵실험 … 한반도 비핵화 미래는?

북한, 사용가능한 핵무기 제조능력 입증?

북한이 지난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내 국가자료센터 지헌철 센터장이 관련 근거를 설명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내 국가자료센터 지헌철 센터장이 관련 근거를 설명하고 있다.

핵무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제작한 핵무기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각종 성능개선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기 위한 절차로써 핵실험이 필요하다. 각종 컴퓨터 모의(simulation)기술과 과학기술이 발달한 요즘, 기술적인 측면에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핵실험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핵실험은 지상, 지하, 공중, 해상, 수중, 대기권내외 등 어느 곳에서나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인접국가와의 분쟁, 방사능오염 문제 등으로 지하핵실험을 선호한다.

북한은 2006년과 2009년에 이어서 3번째의 지하핵실험을 실시하였다. 1kt(TNT 1천t의 위력) 미만의 위력에 그친 1차 핵실험은 최초 개발한 핵무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의 실험이었다. 핵폭발에는 성공했지만, 폭발위력은 가히 성공적이라 할 수 없었다. 반면 2차 핵실험은 수kt에 달하는 폭발위력을 보임으로써, 핵무기의 성능이 한층 개선되었음을 보였다. 이렇듯 북한은 지난 1, 2차 핵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 핵무기의 제조능력을 습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무기 소형화, 경량화?

그렇다면 이번 3차 핵실험을 통해 북한이 기술적 측면에서 추구한 것은 무엇일까? 북한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는 고농축우라늄(HEU)으로 핵무기 제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여 이미 충분한 양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따라서 플루토늄 보유량이 부족한 북한 입장에서는 플루토늄 디자인 외에 HEU 디자인 기술을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했을 것이다. 둘째는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핵무기를 소형화·경량화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ICBM에 장착하기 위해서는 탄두중량 기준으로 대략 500kg 내외로 핵무기를 소형화·경량화해야 한다.

정작 북한은 핵실험 결과에 대해 “이번 핵실험은 이전보다 폭발력이 크면서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하였고, “다종화된 우리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되었음을 강조하였다. 이는 북한이 소형화·경량화된 우라늄탄을 성공적으로 폭발시켰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나타난 실험결과를 놓고 보면 북한의 주장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이번 핵실험에서 탐지된 인공지진 규모는 4.9로써 이를 과거 미·소 지하핵실험 데이터에 기초한 경험식이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에서 사용하는 관계식을 활용하여 폭발위력으로 환산해보면, 대체로 6~16kt에 이르러 충분히 “성공한” 핵실험으로서 평가된다. 그러나 이처럼 10kt 상당의 폭발위력을 고려하면, 북한의 3차 핵실험 실시 전 그 가능성을 두고 한참 논란이 일었던 ‘수소폭탄(융합반응)’이나 ‘증폭형 핵무기(부분 융합반응)’가 이번 실험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는 북한 스스로도 ‘원자탄 실험’이었음을 자인한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편 북한이 실제 소형화·경량화된 우라늄탄을 기폭한 여부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우라늄탄과 플루토늄탄은 일반적으로 핵폭발 시 방출되는 불활성 기체인 제논(Xenon) 동위원소(제논-133, 제논-135)들의 상대비율에서 차이가 나서 이를 통해 구분이 가능하나, 핵실험 후 24시간 정도가 경과되면 제논 농도가 상당히 감소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감소된 제논의 농도가 탐지장비의 측정범위를 초과하는 관계로 실질적인 식별이 제한된다.

또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북한이 주장한 ‘다종화’의 의미다. 현재로써는 그것이 우라늄탄을 지칭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다종화된 핵억제력’은 핵무기에 사용한 핵물질 종류(Pu, HEU), 탄두형태(다양한 미사일 종류), 기폭방식(내폭형, 포신형), 무기방식(핵분열·핵융합·증폭형)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여기에는 북한이 HEU탄이 아님에도 자신의 핵능력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자 의도적으로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략적 모호성 유지 위해 다종화 언급?

그리고 북한은 소형화·경량화를 달성하기 위해 내폭형 방식의 디자인을 적용했을 것이다. ‘내폭형 방식’은 플루토늄이나 HEU를 고속으로 압축하여 연쇄분열 반응을 촉발시키는 임계조건을 조성하여 핵무기를 폭발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핵무기의 미사일 탑재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또한 내폭형 분열 핵무기를 활용하여 다음단계인 ‘증폭형 핵무기’나 ‘다단계열핵무기(수소폭탄)’를 제조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이 HEU 내폭형 핵무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면, 이는 핵무기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하고, 나아가 융합무기나 증폭형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합해보면 북한의 3차 핵실험은 북한에게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가져다 준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북한은 사용가능한 핵무기 제조능력을 입증하였다. 특히 제한된 플루토늄 보유에서 오는 물질적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즉 우라늄을 활용하여 핵무기를 제조하는 기술을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동미사일 등 중거리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소형화·경량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ICBM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 기술은 습득하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따라서 북한은 4차, 5차 핵실험 등 ICBM급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후속 핵실험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형필 /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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