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3월 1일

특집 | 예방외교 차원 대북설득 노력 서둘러야 2013년 3월호

특집 | 3차 북핵실험 … 한반도 비핵화 미래는?

예방외교 차원 대북설득 노력 서둘러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 2월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나 대응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 2월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나 대응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다시 긴장국면으로 진입했다. 미국 오바마 1기 행정부 출범 직후 북한이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해서 미국의 대북정책 선택을 제한했듯이, 이번에도 북한은 남한의 전향적인 대북정책 선택을 제한하는 잘못된 행동을 보였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남북관계 복원도 상당기간 늦어지게 될 것이다.

한·미 ‘전략적 인내’ 전면 재검토 불가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월 12일, 제3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한 것과 관련하여 “우리의 제3차 핵시험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행위에 대처한 단호한 자위적 조치이다.”라고 밝혔다. 핵실험이 철저히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핵실험의 최대의 피해자는 한국일 것이다.

3차 핵실험에서 북한이 주장한 것처럼 소형화·경량화·다종화가 이뤄졌다면 심각한 사태진전이다. 특히 이번 실험이 고농축우라늄(HEU)을 활용한 핵실험이었다면 북핵문제는 통제 불가능한 위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우선 이번 핵실험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3차 핵실험이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미국과 한국의 북핵정책 ‘실패’를 의미하고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미국과 한국이 선 핵폐기 또는 비핵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인내’와 ‘기다리는 전략’으로 수수방관하는 동안 북한의 핵능력은 향상됐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북한이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남북관계 복원에도 난관이 조성됐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의 키워드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다. “북한의 잘못에 대해선 벌을 주고, 잘했을 때는 상을 줘서 남북 간 신뢰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핵심이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잘못된 행동에 벌을 받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14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관련해 “박수는 양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면서 “현재상황은 이런 생각을 진전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국제적 규범에 따라 서로 기대하는 바를 이행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대북정책이다. 북한이 국제적 규범을 어기고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줄 때만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진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 급변사태론과 붕괴론 경계해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추진 과정은 남북관계에 신뢰가 쌓이고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면 비전코리아 프로젝트를 가동해서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안보와 억지를 바탕으로 “비핵화 진전에 따라 상응하는 정치·경제·외교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신뢰가 쌓이고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으면 남북 교류협력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비춰볼 때 북한이 핵능력을 향상시키는 3차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시작도 하기 전에 난관에 봉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의 추가제재, 이에 반발한 북한의 ‘2차, 3차 강경조치’ 등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가급적 빨리 가동할 수 있는 ‘예방외교’ 차원의 대북설득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3차 핵실험 이전인 2월 6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가 “유엔안보리 ‘결의’가 초래한 ‘제재’ 국면에서 새정부가 취하게 될 행동은 북·남 관계정상화를 위한 ‘신뢰프로세스’의 시금석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엔 제재 결의 2087호 이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해서 남북관계 복원 시기는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해졌다.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선행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남과 북에서 정권이 바뀌었다는 점은 새로운 관점에서 관계설정을 할 수 있는 전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명박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숙제가 너무 많아 짧은 시간 내에 남북관계를 복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새정부가 남북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의 틀을 마련하게 되면 핵문제 해결을 우선적 과제로 다룰 수밖에 없을 것이다. 9·19공동성명, 2·13합의, 10·3합의 이행이 중단되고, 6자회담 재개도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또다시 핵문제 우선 해결론을 내세우고 대북제재와 압력에 주력할 경우 남북관계 복원은 요원해질 것이다.

새정부는 북한 핵폐기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기보다는 핵동결과 핵통제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더 이상 북한 핵이 향상되거나 늘어나는 것을 통제하면서 북·미 적대관계 해소와 평화체제 구축의 수순에 따라 최종적으로 핵을 포기하도록 핵정책의 우선순위와 수순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북한의 핵능력이 상용무기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북한 핵을 동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묶어 놓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체제에 들어오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북핵문제는 ‘북한문제’의 중요한 구성요소임에는 분명하지만 북핵문제 해결의 초점을 잡기 위해서는 북한 급변사태론과 붕괴론의 관점에서 북핵문제를 다뤄서는 비핵화 목표를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붕괴론에 사로잡히게 되면 기다리는 전략으로 일관하면서 북한이 붕괴되면 핵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오판하게 된다. 특히 중국의 협조를 받기 위해서는 북핵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이 붕괴되는 것보다는 핵을 가진 북한이 낫다는 정세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붕괴론으로 북핵문제를 다룰 경우, 중국의 협조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고유환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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