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우주개발 선진국 진입 위해 핵심기술 국산화 절실 2013년 3월호
기획 | 나로호 자력발사 성공 … 우주개발 본격화
우주개발 선진국 진입 위해 핵심기술 국산화 절실
인간의 우주개발에 대한 꿈은 유구한 세월을 거쳤다. 일찍이 플라톤, 키케로, 플루타르크와 같은 학자들도 인간의 우주여행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고, 20세기 초 제정 러시아의 우주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에 의해 보다 과학적인 우주개발의 실증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후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 1호를 우주로 성공리에 발사하였고, 1969년 달 표면에 인류의 역사적 거보를 내딛는 등 우주과학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다. 이제 세계 각국은 우주를 상업적·평화적 목적뿐만 아니라 군사적 목적으로도 이용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리랑 2호, 상용위성영상 시장 진출
그렇다면 선발주자들에 의한 우주개발의 선도적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위상은 어떠한가? 한국의 우주개발 역사는 미국과 러시아 등 선진국에 비해 40년 이상 뒤늦은 1990년대부터 출발한다. 미래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항공우주과학의 필요성을 절감한 한국은 영국 써리(Surrey)대학에 과학자들을 파견해 위성관련 기술을 전수받았다. 그 결과 1992년 8월 과학실험용 인공위성 우리별 1호(KITSAT-1)를 제작하여 발사함으로써 비로소 세계 21번째 인공위성 보유국가의 지위를 획득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우주과학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증대되고 우주산업활성화를 위한 발판이 마련되었다.
이듬해인 1993년 9월 국내에서 개발한 최초 모델인 우리별 2호 발사에 이어 1995년 8월 최초의 상용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 1호(KOREASAT-1)를 쏘아올림으로써 세계에서 22번째로 상업용 위성을 갖게 되었다. 첫 번째 통신위성인 무궁화 1호는 궤도진입 시의 문제로 수명이 반감되는 현상이 발생한 탓에 무궁화 2호의 개발이 앞당겨져 바로 이듬해 1996년 1월 발사되었다. 이와 더불어 한국정부는 우주개발 선진국 진입을 위한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2000-2015)’을 수립하여 본격적인 우주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이정표를 마련한 바 있다. 동 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9개의 위성(통신위성 5개, 다목적위성 7개, 과학위성 7개)을 개발할 목표를 갖고 있었으나 다소 차질이 빚어져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은 2005년 일부 수정을 거치게 되었다.
1999년 5월에는 우리별 3호를 독자적으로 설계, 제작하여 발사에 성공하였고, 이어 9월에는 앞서 수명이 반감된 무궁화 1호를 대체할 지구정지궤도위성 무궁화 3호 발사가 이루어졌다. 12월에는 국내 최초의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1호(KOMPSAT-1)가 발사되어 한반도 부근의 지도제작과 해양 및 우주관측 기능을 수행한 후, 2008년 임무를 종료한 바 있다. 이후 2003년 9월 발사한 과학기술위성 1호인 우리별 4호(STSAT-1)는 우리별 1,2,3호를 개발하며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만든 국내 최초의 우주 및 천체 관측위성이어서 우주개발기술의 의미를 다양화하였다. 또한 2006년 7월과 8월에 잇달아 발사에 성공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와 방송통신위성 무궁화 5호는 우리 위성 기술이 이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음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특히 아리랑 2호를 통해 상용위성영상서비스 시장에 진출, 3년간 2,2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하여 우리나라도 우주의 상업적 이용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나로호 1단 로켓 러시아 제품 아쉬움 남아
한편 2008년 4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비행사 이소연씨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며 각종 우주과학 실험과 지구와의 교신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무사히 귀환하여 본격적인 우주인 시대를 열었다. 특히 2010년 6월 36,000㎞ 상공에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첫 지구정지궤도 위성이자, 정지궤도위성으로서는 세계 최초 해양관측기상위성인 천리안이 발사되어 해양, 기상관측 및 공공통신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같은 해 12월에는 수명이 다한 무궁화3호를 대체할 무궁화6호(Olleh 1호)가 발사되어 디지털방송 실시와 더불어 HD방송 수요에 대처할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이어 2012년 5월 100% 우리 기술로 개발된 해상도 0.7m급 광학카메라가 장착된 지구정밀관측위성인 아리랑 3호도 성공리에 발사되어 임무수행에 돌입하였다. 아리랑 2호가 지상의 승용차를 구분할 수 있다면 3호는 수레나 자전거까지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가장 최근의 우주개발 족적은 역시 나로과학위성이다. 나로호는 위성의 궤도진입뿐만 아니라 KAIST 지상국과 위성 간의 비콘 신호(응급신호발생기) 수신까지 성공하였다. 그러나 우주강국에 진입하는 기본 요건이 우주발사장, 인공위성, 로켓이라고 본다면, 나로호의 1단 로켓이 러시아 제품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갖는다. 따라서 위성제작기술과 더불어 우주개발에 있어 명실공히 우주선진국의 반열에 들기 위해서는 위성 기술뿐만 아니라 우리기술에 기반한 독자적인 우주발사체개발이 필수적이다.
나로호 발사의 경우 1단 로켓은 비록 러시아 완성품을 활용하였지만, 이와는 별도로 2010년부터 이미 발사체 국산화를 위한 개발에 착수하였다. 한국은 이미 고체추진 로켓인 과학로켓 1호(1993) 및 2호(1998)의 개발, 액체추진 로켓인 과학로켓 3호(2002)로 어느 정도 기초기술을 확보하기 시작하였으나, 나로호 프로젝트에 밀려 10년 가까이 액체로켓 연구의 맥을 끊어 놓았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나로호 발사가 실패와 연기를 거듭하게 되자 나로발사체와 상관없이 2010년부터 다시 한국형발사체 KSLV-II(1.5t급 실용위성 탑재 가능 3단형 로켓)의 개발에 착수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일 공동으로 개발한 한별위성을 포함하여 모두 15개의 인공위성을 발사하였고 자력에 의한 위성발사를 위한 우주센터도 건설한 바 있다. 한국은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위성의 개발과 운용 및 우주과학실험의 수행, 나로우주센터의 건설과 위성을 발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개발의 역사에 새 장을 열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한국정부는 2011년 12월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12-16)’, ‘한국형발사체 개발계획’ 등 2개의 주요 안건을 심의·확정한 바 있다.
동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16년까지 위성체기술 고도화, 우주 미래·기초기술 확보와 우주 개발·활용 전문인력 양성 등 14개 중점과제를 발굴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우주개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주개발진흥법’, ‘우주손해배상법’ 등의 우주산업개발 지원을 위한 법령도 정비해 왔다.
아직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한국도 이제 본격적인 우주개발을 통해 장차 상업적 우주이용을 위한 기본적 준비를 갖춘 셈이다. 우리나라가 우주산업을 국가정책적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우주산업이 21세기 첨단산업을 주도할 핵심부문일 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총체적 국력을 상징하는 척도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05년 일본의 문부과학성 자문기구인 과학기술심의회가 발표한 ‘미래를 먹여 살릴 10대 꿈의 기술’에 우주산업 분야가 세 가지나 포함되어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2010년부터 다시 한국형발사체 개발 착수
물론 본격적인 우주강국 진입을 위해 남은 과제들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첨단우주기술은 어떤 나라도 쉽사리 이전해 주지 않는다는 엄연한 현실을 인식하여 정부의 의지와 기술개발동력의 효율적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핵심기술을 국산화하는데 필수적인 기초를 다지기 위한 전문연구기관과 관련 산업체의 전문인력 양성 및 활용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는 기술개발 추진력의 확보를 위한 필수적 전제조건인 바, 안정적인 예산 지원 없이는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책적 토대 위에 대학, 출연연구기관, 산업체가 협력하여 우주기술개발과 운용 및 활용, 인력의 중장기 양성로드맵을 수립하고 해당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물론 정책 수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지지기반 확충이 필요하므로 우선 여론의 조성 및 애국심이나 자긍심의 자극에 앞서 관련 자료보급과 서비스 확대, 국민생활 향상 경제발전과의 연계 노력 등 가시적인 효과에 대한 홍보와 같은 다양한 방안들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영진 /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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