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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지원사업, 지방정부·민간단체 중심으로 전환돼야 2013년 3월호

포커스 | 탈북자 재입북 현상과 현행 탈북자 관리의 문제점

탈북자지원사업, 지방정부·민간단체 중심으로 전환돼야

지난 1월 24일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입국했던 김광호·김옥실 부부와 고경희(오른쪽부터)가 재입북하여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1월 24일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입국했던 김광호·김옥실 부부와 고경희(오른쪽부터)가 재입북하여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거주 탈북자는 2만4천명을 넘고 있다. 현재도 중국에 약 1만~2만명의 탈북자가 생활하고 있으며, 2천여 명은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에 재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탈북자 중 일부는 처음부터 북한에서 중국을 경유하여 제3국으로 이동하였으나, 대부분은 한국 정착과정에서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차별, 냉대,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재이주를 선택하였다. 최근에는 국내거주 탈북자의 제3국행뿐만 아니라 재입북 현상까지 증가하면서 한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 거주 탈북자의 재입북은 2000년 재입북했다가 다시 탈출하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유태준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건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과 탈북자들은 100~200명이 재입북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실제 규모는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12년 6월 박정숙, 11월 김광혁·고정남 부부, 금년 1월에는 김광호·김옥실 부부와 딸, 그리고 고경희가 재입북하여 평양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김일성 동상을 파괴하려 했다고 주장한 탈북자 전영철 역시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였다.

그들이 한국을 떠나 다시금 북한으로 들어가게 된 사정은 분명하지 않다. 이들은 북한 당국이 준비한 기자회견에 참여하여 한국사회를 비판하고 자신의 재입북 사유를 설명하였으나, 한국사회 정착과정 당시 함께 도와주고 생활했던 주변 인사들의 증언을 종합해 볼 때 이들 주장의 상당 부분은 설득력이 없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정부와 주변인들의 설명처럼 북한 당국의 협박을 받거나 재북 가족의 안위를 걱정해서 떠났든, 북한 정보 및 보위기관의 사주를 받아서 재입북을 했든 분명한 것은 이들 모두 한국사회 적응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 경쟁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고, 사회 부적응자, 실패자로 스스로를 낙인찍고 북한으로 돌아간 것이다.

재입북자, 한국사회 적응에 성공 못해

북한 재입북자의 한국사회 생활과정과 재입북 과정을 살펴보면 공통된 특징을 볼 수 있다. 첫째, 한국사회 적응에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한국사회 생활은 경제적 어려움과 외로움, 주변인들로부터의 소외감 등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둘째, 재북가족에 대한 염려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 탈북자들은 고향을 떠나왔기 때문에 향수를 갖고 있으며 특히 재북 가족의 상황이 어려울 경우 불안감과 죄의식을 크게 갖게 되는데, 이들은 그러한 상태가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셋째, 북한 당국의 회유와 협박, 그리고 재입북 시 용서와 일정 수준의 보상에 대한 기대심리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재입북 과정에서 대부분 북한 당국과 사전 교감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부는 재입북자 발생에 대해 당황하고 있으나, 이를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대안을 명확하게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혐의로 체포되는 등 탈북자 관련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정부는 통일부 등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북한이탈주민대책협의회’를 개최하고 탈북자 보호·관리와 관련된 전반의 문제를 점검하였다. 정부는 탈북자들의 공직 채용 기회 확대, 채용 시 사전 검증과 사후 관리강화, 그리고 탈북자들의 신상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 ‘탈북민 고충·피해 상담전화(1577-6635)’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북한의 공작으로 의심되는 수상한 전화, 브로커 등에 의한 탈북비용의 무리한 요구, 국내 정착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받은 사례 등을 접수해 필요한 대책을 취한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기반 민간단체 지원 확대해야

이와 같은 정부의 대책이 발표되었으나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든다. 최근 발생한 재입북 사건의 대상자들은 대부분 정부가 전문상담사, 하나센터, 정착도우미,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설립 등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을 체계화한 이후 입국하거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1천억원 수준의 예산을 탈북자 지원사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2010년 신설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연간 26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60여 명의 직원과 100여 명의 전문상담사를 두고 있다. 특히 통일부와 지원재단은 최근 몇 년간 30개의 하나센터를 설립하고 지원하면서 탈북자의 초기 사회적응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왔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체계와 집중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재입북 사태가 빈발하는 것은 현재의 지원정책과 방향성으로는 이러한 사태를 예방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과 사업진행은 철저히 정부중심 모델로 추진되고 있다. 과거 탈북자 지원은 정부와 민간의 협동형, 또는 민간주도형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고 있었으나 점차 민간의 활동과 자율성은 위축되고 통일부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그리고 통일부와 지원재단이 설립하고 운영·지원하고 있는 하나센터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탈북자의 사회적응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체계화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적 지원 외에도 민간단체와 주변 이웃들의 적극적이고 우호적인 지원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탈북자 지원사업의 추진주체와 사업방향을 정부중심에서 민간중심 또는 민·관협동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탈북자들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있는 다양한 민간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이들의 지원사업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탈북자의 재입북 사태를 예방하는 우선적 방안이 될 것이다. 정부중심, 제도중심의 지원정책으로는 탈북자의 한국사회 적응에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결국 지방정부와 민간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들의 심리적 어려움과 불안요소를 조기에 파악하여 대처하는 것이 재입북 사태를 막는 유효한 방안이 될 것이다.

윤여상 /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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