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3월 1일 0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탈북인이 보는 북핵사태 2013년 3월호

print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45 | 탈북인이 보는 북핵사태

탈북자단체와 대북방송협회가 북한 핵실험 규탄대회를 지난 2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탈북자단체와 대북방송협회가 북한 핵실험 규탄대회를 지난 2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계속되는 북핵문제 논란, 언론에 난무하는 오만가지 해석과 예측, 그 해법에 대한 주장들에 이젠 역증이 날 지경이다. 다 거기서 거기까지다. 답은 뻔한데 마치 퀴즈라도 푸는 것처럼 지면과 시간을 낭비한다.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이 4.9면 어떻고 5.2면 어떻단 말인가.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핵폭탄 위력의 절반이면 어떻고 같으면 또 어떤가. 그것의 절반이면 사람이 안 죽고 같으면 죽는가. 장거리미사일에 탑재할 수준의 소형화면 어떻고 안됐으면 어쩔 것인가. 북한이 정말로 핵을 사용할 의지가 있다면 핵폭탄이 투박하든 말든, 위력이 작든 크든 관계없이 쓸 방법은 충분할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그들만의 수법으로 ‘천안함’도 감쪽같이 테러한 북한이다.

북한 핵이 ‘대남용이냐, 대미용이냐, 협상용이냐, 내부결속용이냐’를 두고 벌이는 논쟁도 우습다. 북핵은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목적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분야별로 쪼개가며 논란을 확대하는 것을 보면 마치 북한이 남쪽에다 연구용역을 하나 제시한 느낌이다. 북한이 이렇게 되길 바라고 핵실험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허약한 세습정권이 대외적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고 남한을 혼란에 빠뜨려 대남전략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북핵, 대남 열세 단번에 극복하기 위한 것

북핵문제의 배경은 복잡하지 않다. 남한에 비해 모든 분야가 열세인 북한이 단번에 그것을 극복하려고 만든 것이다. 핵무기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고도의 정치행위, 외교행위다. 북한이 적화통일 야망을 버리지 않는 한 핵무기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이라도 만들고 싶을 것이다. 북한은 적화통일 전략을 포기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다. 적화통일은 김일성의 최고 소망이었고 유훈이었다. 유훈통치를 국정기조로 한 김정일에게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므로 2대를 거쳐 굳어진 적화통일 목표를 3대인 김정은이 포기한다는 것은 더 불가능하다. 혈통을 명분으로 세습된 권력이 선대의 DNA를 어기는 순간 끝장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지난 2월 16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준비하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지난 2월 16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준비하고 있다.

남북한의 평화공존도 북한에겐 전술적 용어일 뿐, 진짜로 그것이 목표가 된다면 저들의 통치이념인 ‘김일성주의의 전국적 승리’를 포기해야 한다. 그것은 북한 노동당이 가장 배격하는 ‘우경기회주의’, 즉 ‘수정주의’다. 남조선 혁명을 포기하고 ‘계급적 원수’와 공생한다면 이는 북한에서 신성불가침의 존재인 김일성을 배신한 것으로 세습권력은 정통성을 잃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적화통일을 실천하지는 못할지언정 노력을 중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화통일은 남쪽을 먹는 통일이고 먹자면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에 그 힘이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핵이다. 북한 핵이 체제유지를 위한 방편이라고 보는 것도 전적으로 옳지는 않다. 핵무기가 있는 지금보다 핵무기 없이도 북한정권이 유지된 세월이 훨씬 더 길었기 때문이다.

북한 내 ‘친중파’ 견제할 ‘친한파’ 형성해야?

일부 사람들은 북한 핵이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남한에 사용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굶주린 이리가 사람을 옆에 두고 다른 짐승을 찾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북한에게 핵을 포기하면 그에 따른 응분의 보상이 보장될 거라고 아무리 말해봐야 ‘소귀에 경 읽기’다. 북핵이 문제가 아니라 북한정권과 그 이념이 문제다. 핵무기를 만드는 북한정권을 바꾸는 것이 북핵문제의 해법이다.

분명한 핵심을 피해 빙빙 겉돌며 지엽적인 것에 시간을 낭비하는 말쟁이들이 본의 아니게 김정은의 존재감만 키우고 있는 격이다. 핵심을 얘기하면 ‘보수꼴통’ 소리를 들을까봐 그럴까? 아니면 운신의 폭이 좁아들 우려 때문일까? 어쩌다 한번 “레짐체인지”를 발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용기를 극찬하고 싶을 정도다.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면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논해야 한다. 찾으면 방도는 많을 것이다. 자체 핵무장 주장도 있지만 그것이 북한정권 교체에 얼마나 득이 될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자체 핵무장이 방위력, 억제력 역할에만 국한되고 북한정권 교체에는 의미가 없다면 굳이 추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것이 동북아 핵 도미노에 부채질 하는 격이 되면 국익에 손해다. 남한에 미국의 핵무기가 있던 시기도 북한정권은 살아 있었다. 어차피 없애지 못할 북한 핵무기, 그냥 붙든 채로 망하게 하면 그만이다. 구소련이 수천기의 핵미사일을 가지고도 해체된 것처럼 만들면 되는 것이다.

북한정권의 가장 아픈 급소를 쳐야 한다. 대북심리전과 북한 내 외부정보 유입이다.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위해 핵문제 해결에 들인 공의 절반만큼만 돌려보라. 북한 내 ‘친중파’를 견제할 ‘친한파’ 형성을 공작해야 한다. 그러면 무너지지 말라고 빌어도 무너진다. 북한정권은 이념과 수령우상화에 의존한다. 북한에 있을 때 “사상전선이 무너지면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전선이 무너진다.”고 한 김정일의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학습해야 했다. 그 말이 맞다. 이제 그가 알려 준대로 사상전선을 무너뜨려야 한다.



댓글 0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 해야 합니다.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