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3월 1일 0

집중분석 | 아베 내각, 독도 전담부서 설치 … 우리의 대응은? 2013년 3월호

집중분석 | 아베 내각, 독도 전담부서 설치 … 우리의 대응은?

조용한 자세 견지하며 국제 홍보 강화해야

지난해 12월에 출범한 일본 아베정부는 “매년 2월 22일에 개최하는 시마네현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의 날’ 행사를 일본정부의 국가행사로 승격시키겠다”고 공약했었다. 지방 행사를 중앙정부 행사로 승격시키고 독도가 일본영토라는 억지 인식을 일본 전 국민에게 심어 놓겠다는 것이다.

1905년 2월 22일 시마네현은 고시40호로 독도가 시마네현 오키섬 소속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05년 3월, 시마네현은 2월 22일을 소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하여 매년 그 날을 기념하자는 조례를 시마네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그 후 계속 시마네현에서 행사를 진행해 오다가 지난해 3월 도쿄에서도 시마네현 주도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감행했다. 이어 우익정당인 자민당이 지난해 말, 중의원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아베가 공약한 ‘다케시마의 날’의 국가행사 승격이 현실성을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초 아베정부는 올해 ‘다케시마의 날’을 국가행사로 거행할 경우, 2월 25일의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직전부터 한·일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국가행사 승격을 유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아베정부는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파견하여 사실상 이미 국가행사임을 내외에 선언한 셈이 되었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일본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파견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아베정부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게 된 배경에는 집권한지 두 달 만에 엔저정책으로 일본경제를 크게 회생시켰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아베정부, 정권유지 위해 영토문제 활용

현재 아베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올해 7월에 치러질 참의원선거에 있다. 지난 12월에 치러진 중의원선거에서 압승한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은 2/3가 넘는 중의원 의석수를 획득했다. 그들이 올해 7월에 있을 참의원선거에서도 대승을 거두어서 양원 모두 여권의 국회의원수가 2/3를 초과하게 된다면 현행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의원수 확보를 달성하게 된다. 헌법개정을 발의할 수 있는 국회의원 의석수 충족이야말로 아베정부 초기의 최대목표인 것이다.

헌법개정의 중심목적은 전쟁포기와 군대보유 포기를 명시한 헌법 제9조를 개정하는 데 있다. 그런데 2007년 하야한 아베내각의 참의원선거 패인은 국민들의 경제생활을 도외시하면서 헌법개정 논리에 열을 올린 아베내각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었다. 그래서 아베정부는 이번만큼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경제회생이라는 첫 번째 목표를 세운 것이다. 2007년과 올해 2013년의 상황이 매우 비슷해 아베는 온갖 힘을 다해 과거의 굴욕적인 패배를 만회하려고 하고 있다.

만약 일본이 군대를 보유하게 된다면 유엔 안보리 이사국 진출에도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세계의 경찰을 자칭하면서도 군사적 부담을 크게 안고 있는 미국은 일본에 암묵적으로 군대 보유를 요구했다. ‘군대가 없어서 국제공헌을 할 수 없는 나라가 어떻게 유엔 안보리 이사국이 될 수 있겠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미국으로부터 받은 지 오래된 것이다.

물론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50%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만 헌법 개정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국민투표 실시자체가 국회의원 2/3 이상 의원들의 찬성표에 의해 결정되므로 아베정부는 지지율을 상승시켜 첫 번째 관문인 7월 참의원선거 대승을 성공리에 마칠 필요가 있다.

이번 ‘다케시마의 날’을 국가행사로 승격하는 것을 일단 ‘유보’하여 한국에 배려한다는 제스처를 보이는 동시에 차관급 인사 파견이라는 고육책을 쓴 것도 국내의 지지율을 고려한 결과로 봐야 한다. 그러나 혹시 독도문제가 본격화된다면 아베정부로써도 손해가 아닐 수 없다. 독도문제가 직접적으로 심화되면 위안부문제가 수반될 것이고 중국과의 센카쿠열도 문제도 심각하게 재연(再燃)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내 일본기업들의 판매량이 다시 크게 떨어져 일본경제를 압박할 것이고, 그 결과는 아베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아베정부는 당분간 한국, 중국과의 전면적인 대결을 피하면서 일본 국내용으로 영토문제 강화라는 자세만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월 22일 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 기념행사에 일본 중앙 정부 당국자로는 최초로 시마지리 아이코 해양정책·영토문제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이 참석했다. 시마지리 정무관 왼쪽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청년국장이 함께 했다.

지난 2월 22일 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 기념행사에 일본 중앙 정부 당국자로는 최초로 시마지리 아이코 해양정책·영토문제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이 참석했다. 시마지리 정무관 왼쪽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청년국장이 함께 했다.

강경대응은 아베정부 도와주는 꼴 될 수 있어

그렇다면 한국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사실상 한국이 독도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하면 오히려 아베정부를 도와주는 결과를 낳는다. 한국이 강경하게 나가면 일본 측도 어느 정도 강경하게 나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 때문에 일본국민들의 지지율이 상승하도록 아베정부는 독도문제를 십분 활용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본적으로 조용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베정부의 로드맵을 잘 읽어서 우리는 독도문제에 표면적으로 강경하게 대처하기보다 국제 홍보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도문제뿐만 아니라 과거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 즉 위안부문제, 강제징용문제 등의 비참한 상황에 대해 특히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승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 우리의 국익에는 일치한다. 아베정부가 지지율을 유지, 혹은 상승시키려는 카드는 기본적으로 엔저를 통한 일본 경제회생에 있다. 이 엔저정책으로 현재 한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한국정부는 원화의 가치가 계속 절상되는 상황에서 엔저정책을 역으로 활용하여 브레이크를 거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경제전문가들의 실행력에 달려있다. 현재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일본의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중대한 고비에 서 있는 것이다.

호사카 유지 / 세종대 교수



댓글 0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 해야 합니다.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