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北, 핵보유 의지 확고 … 제재 실효성 의문 2013년 4월호
특집 | 위기의 한반도 3대 쟁점
[Ⅰ] 유엔 대북제재 실효성, 어떻게 볼 것인가?
北, 핵보유 의지 확고 … 제재 실효성 의문
지난 3월 7일 유엔 안보리는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만장일치로 ‘제재결의 2094호’를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대북제재의 대상이 추가되고 핵 및 미사일과 화학무기 관련 금수 품목도 추가로 지정되었다. 또한 회원국들이 자국 영토 내에서 북한 향발 금수품목의 적재가 의심되는 화물에 대해 검색을 의무화하고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이 검색에 불응할 경우 입항을 불허하도록 했으며 금수품목 적재가 의심되는 항공기의 이착륙 및 영공통과를 불허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결의에 반하는 북한 은행의 회원국 내 신규활동과 회원국 금융기관의 북한 내 신규활동을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그 외에도 금지활동과 결의위반, 제재회피에 기여할 우려가 있는 어떠한 북한 향발 품목의 공급·판매·이전을 방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이번 안보리 결의안의 제재조치가 과거 3차례의 결의에 비해 실질적으로 강화되었다는 점에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이와 함께 중요하게 지적되어야 할 사실은 중국이 전례 없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그 동안 지나친 대북제재가 초래할 결과를 우려한 나머지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왔으나 이번에는 결의안 채택 과정은 물론 결의안 채택 후에도 자국의 공항만과 철도·도로를 관장하는 기관들에 유엔 결의안의 준수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북핵, 유일한 체제담보 수단 … 강력히 반발
중국이 북한 대외무역의 90%와 관련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중국의 제재 동참은 북한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바로 그런 점에서 국제사회는 이번 결의안의 실효성에 대해 기대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번 결의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김정은 정권이 지속되는 한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1990년대 이래 북한이 처해왔던 안보환경을 검토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 무렵 북한은 남북 간 체제경쟁에서 완패한 이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고 경제력 열세의 당연한 귀결로써 한국과의 재래식 군비경쟁에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미국의 대테러전쟁 수행과정에 나타난 첨단무기의 위력을 지켜보면서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 보유를 통한 ‘고슴도치 전략’만이 체제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인식은 북한이 “오직 물리적인 억제력, 그 어떤 첨단무기에 의한 공격도 압도적으로 격퇴할 수 있는 막강한 군사적 억제력을 갖출 때에만 전쟁을 막고 국가의 자주권과 민족의 안전을 수호할 수 있다는 것이 이라크 전쟁이 세계에 준 교훈이다.”라는 주장에서 잘 드러난다.
이와 같은 사실은 북한이 그 동안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왜 그토록 핵무기에 집착해왔는지의 이유를 설명해주며 동시에 그것은 핵보유를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한다. 북한의 핵보유 의지가 그런 정도로 확고하다는 점을 전제하면 이번 안보리의 제재가 실효를 거둘 여지(북한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을지라도) 또한 없을 것 같다. 오히려 핵무기를 등에 업은 북한은 한국을 인질로 삼아 도발을 위협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에 강력히 반발할 것이다. 또한 우라늄농축 방식의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핵능력을 점진적으로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양보를 압박하고자 할 것이다.
中, 대북정책 전환 예견할 근거 아직 없어
그렇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기대를 걸 수는 없을까? 이 점에 대해서도 필자의 견해는 회의적이다. 중국의 지원은 북한 경제의 생명줄이긴 하지만 문제는 중국의 제재 의지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2009년 8월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의 결정, 즉 북한은 여전히 전략적 자산이며 북한 문제와 북핵 문제를 분리하여 대응한다는 방침은 향후 중국 지도부의 대북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준거로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일부 논자들은 3월 출범한 시진핑 정부가 대북정책의 전환을 모색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현재로써는 그것을 예견할만한 어떠한 근거도 없다. 오히려 중국 지도부의 집단주의적인 정책결정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2009년 8월의 정책기조는 적어도 상당한 기간 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시진핑 주석도 당시 정책결정 과정에 주요 멤버로서 참여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대북제재의 효과를 제한하는 다른 요인으로서 이번 결의안의 맹점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즉 중국의 대북제재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으려면 석유와 식량공급의 중단을 포함하는 것이 필수적임에도 이들은 제재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것은 중국이 필요 시 석유와 식량공급 그리고 비금수 부문의 교역 및 투자를 지속할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요컨대 중국이 현재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지지자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행동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어서 제재의 효과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은 이번 제재를 통해 김정은 정권에 대해 회초리를 들겠지만 혹여 북한 체제가 위기에 봉착할 조짐을 보이기라도 하면 즉각 손에 힘을 풀 것이기 때문이다.
채규철 /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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