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4월 1일 0

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 얼마나 될까? 2013년 4월호

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19 |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 얼마나 될까?

Key Point
– 북한은 국가가 직접 자원배분 기능을 맡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은행은 이자율과 수익률·환율 등을 매개로 금융시장에서의 자원배분 기능을 수행하는 자본주의 하의 금융기능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 일반 주민들이 저축을 할 경우 각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체신소 내의 저금소를 이용한다. 그러나 저금소에 저축하면 돈을 떼인다는 인식이 팽배하여 저금소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

조선중앙은행 나선지점

조선중앙은행 나선지점

지난 3월 7일 채택된 유엔 결의안 2094호는 북한의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자금 이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또 유엔 제재와는 별도로 미국이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무역결제은행인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금융제재에 한·중·일의 동참을 요구하면서 이 은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에는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이 얼마나 될까?

북한에서 금융이란 “국가은행을 중심으로 하여 화폐자금을 계획적으로 융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경제관계”를 말한다.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에서는 생산·투자·소비 등의 모든 경제활동이 경제계획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금융은 국가경제 계획에 따라 수행되는 실물부문의 목표달성을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써 비생산적 경제활동 분야이다.

평양 보통강구역 대성은행 내부

평양 보통강구역 대성은행 내부

금융, 경제계획 목표 달성 위한 보조적 수단

북한에서 금융은 국내금융과 국제금융으로 구분된다. 국내금융은 북한 원화의 유통에 기초하여 북한 내에서 이루어지는 자금이동 형태이다. 국내금융은 화폐자금이 이동하는 성격과 형식에 따라 신용·자금공급·화폐유통으로 구분된다. 국제금융은 외화유통에 기초하여 국가 간에 이루어지는 자금이동 형태로서 외국환 자거래, 국제 신용, 국제 결제, 국제 보험으로 구분된다. 금융의 기능은 생산과 유통을 자급적으로 보장하여 경제건설을 도와주는 자원 배분적 기능, 올바른 독립채산제 시행을 위한 감독 등 재정통제적 기능, 외화거래의 합리적 조직기능을 가지고 있다.

북한에는 자본주의 국가에서와 같은 단기 자본시장, 증권시장, 기타 유사 금융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생산수단이 사회주의적 소유로 되어 있고 중앙집권적 경제체제인 북한에서는 재정계획과 예산제도를 통하여 국가가 직접 자원배분 기능을 맡고 있다. 따라서 이자율과 수익률·환율 등을 매개로 금융시장에서의 자원배분 기능을 수행하는 자본주의하의 금융기능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북한의 금융체계는 중앙은행의 강력한 통제와 감독에 의해 움직여지는 단일은행제도를 기본 축으로 하고 있다. 북한의 금융체계는 대내 금융사업을 관장하는 조선중앙은행 등의 은행 금융기관과 국가보험기관, 체신저금기관, 협동적 신용기관, 투자기관 등의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보험업무의 일부도 은행이 취급하고 있어 북한의 금융체계는 곧 은행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은 조선중앙은행과 전문분야 금융업무를 수행하는 무역은행 등 몇 개의 특수은행들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중앙은행은 1946년 10월에 설립되었으며, 종래 발권은행으로서 명목상 타 은행을 지도·감독·통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기관·기업소들에게 기본건설자금, 유동자금 등 일체의 자금수요를 보장하고 국가 수입금을 수납하며, 고정자산의 형성·보수·이용사업 등에 대한 감독기능을 담당한다. 또한 조선중앙은행은 중앙의 본점, 각 행정구역 단위별로 설치되어 있는 총지점(도), 지점(군) 등을 통하여 일반주민들을 상대로 저금·보험사업은 물론 귀금속 관리 등의 업무도 수행한다.

북한에 있어서 특수은행으로는 무역은행, 대성은행, 금강은행 등이 있다. 무역은행은 대외무역에 따르는 결제업무, 외국환업무, 무역기관들을 위한 지불보증, 환율의 결정·공표 업무 등을 수행한다. 금강은행과 대성은행은 1970년대 후반에 소속기관·기업소의 자금관리 및 대외결제를 전담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은행이다. 대성은행은 노동당 39호실 경리부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합영·합작은행에는 대동신용은행, 고려글로벌신용은행 등이 있다.

저금통장 표지와 내지

저금통장 표지와 내지

주민들, ‘떼인다’는 인식으로 저금소이용 기피

한편 북한에서도 저축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자본주의 국가들과는 다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개인과 회사 등이 재산증식을 위해 자발적으로 저축하는 형태와는 달리 주로 재정계획상의 자금동원 목표 달성을 위해 강제저축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의 저축은 ‘보통저금’, ‘준비저금’, ‘저금권저금’, 당첨금을 지급하는 ‘추첨제저금’ 등이 있다. 일반주민들은 저축 또는 저금 인출시 조선중앙은행의 총지점이나 지점 이외에 우편·전화업무를 취급하는 체신소를 이용한다. 북한에서는 가격을 중앙당국에서 자의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실제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유재산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화폐의 가치척도 기능이나 축재기능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흥미로운 점은 북한의 발권은행인 조선중앙은행은 4분기에 걸쳐 매분기마다 추첨제 저금당첨자를 발표한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분기별로 특정 예금자를 추첨해 예금청약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한다. 이에 중앙은행은 발권, 예금유치 업무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가져온 금, 은 등을 양복지, 재봉틀, 텔레비전 등과 바꿔주는 일도 맡고 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현금보유를 억제하기 위해 만기예금을 다시 연장하거나 나눠서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중앙은행의 업무 중 물품교환을 선호할 뿐 예금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여유층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보통 청약예금과 함께 추첨제 저금을 실시하고 있다.

북한의 주민들이 저축을 하기 위해서는 조선중앙은행의 각 지점, 저금소(은행), 체신소(우체국) 등에 가야 한다. 저금소는 조선중앙은행 산하 동(洞) 단위의 조직이며, 지역 주민들의 저금을 관리하는 곳이다. 저금소는 동마다 1개씩 있고, 저금을 받고 내주는 일을 하며, 보험과 관련된 업무를 본다. 일반 주민들이 저축을 할 경우에는 각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체신소 내의 저금소를 이용하여야 한다. 각 가정은 월 10원 이상을 저금하도록 선동되고 있지만, 저금소에 저축하면 “돈을 떼인다”는 인식이 팽배하여 저금소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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