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4월 1일

영화리뷰 |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2015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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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 <킹스맨>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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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남성상은 근육질의 터프가이일까? 아니면 샤프한 도시남일까? 취향에 따라 전자일 수도 후자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모든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남성상은 있는 듯싶다. 바로 정장 슈트가 어울리고 귀족적이고 우아하면서 지적 이미지를 갖춘 남성이다. 물론 여기에 액션 능력은 덤으로 따라와야 한다. 대체적으로 깔끔한 이미지와신사적 풍모는 여성들에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공통된 호감 아이콘일 것이다. ‘교회 오빠’도 그런 이미지의 연장선상에 있다. 최근 그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

강렬한 ‘슈트’, 영국신사 브랜드 파워 내세워 롱런

바로 영화 <킹스맨>이다. 최근에는 주연배우인 콜린 퍼스가 우리나라를 방문하지 않고 중국으로 향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제작사의 말에 따르면 보통 개봉 3주차가 넘어간 시점에서는 주연배우의 방문이벤트를 기획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의외의 성공을 거두자 중국에서의 대박을 바라는 마음에 콜린 퍼스가 급파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영화시장이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일종의 리트머스지 역할을 한 셈이다. <킹스맨>은 영국신사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아직도 주류 극장가에서 내려올 줄을 모르고 롱런하고 있다.

<킹스맨>은 사실상 B급 007영화라고 해야 할까? 주제나 이야기 틀은 007영화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이 영화는 영국을 무대로 한 현대판 비밀 기사단인 ‘킹스맨’을 주요소재로 택했다. 그리고 그 ‘슈트’의 이미지는 강력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킹스맨> 이후 정장의 매출량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이 영화는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19금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흥행실적을 보였다. 기존에 청소년 관람불가 외화 가운데 최고기록은 2007년 개봉한 영화 <300>의 292만명이었지만 <킹스맨>은 개봉 8주까지 560만명을 넘어서면서 가볍게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화 <킹스맨>은 그 활동본부가 영국에 있는 만큼 영국 색채가 강하다. ‘킹스맨’은 이름 그대로 왕실을 보좌하는 비밀기사단 이름이다. 영국왕실과 국가를 어둠 속에서 지켜내는 기관이다. 그리고 ‘킹스맨’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귀족출신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직 입헌군주제를 택하고 있는 영국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킹스맨의 본부는 양장점으로 위장되어 있다. 킹스맨이 완성되는 곳이다. ‘슈트는 젠틀맨의 갑옷이고 킹스맨은 현대판 기사다’라는 해리(콜린 퍼스)의 말과 함께 양장점 벽면에 백화점 명품코너를 연상시키는 각종 구두, 벨트, 향수 등 명품 액세서리가 눈에 들어온다.

<킹스맨>에서 ‘슈트’와 더불어 영국신사의 이미지를 완성시킨 다른 하나는 바로 영국식 억양이다. 영화의 감독, 주연, 원작 등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영국인이다. 악역인 사무엘 잭슨(발렌타인 역)만 미국인이자 흑인이고 거의 백인으로 구성된 영국인들이다. 그러다 보니 영국배우 특유의 발음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온다. 사실상 영국배우들은 뮤지컬 등의 무대에서 경험을 쌓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으로 발성이 탄탄한 편이다. 그들의 영국식 영어대사가 귀에 착착 감기는 이유다.

‘영국신사’ 콜린 퍼스 VS ‘천재악당’ 사무엘 잭슨

감독인 매튜 본은 <엑스맨>, <킥 애스>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참여했다. 게다가 세계적인 모델인 클라우디아 쉬퍼의 남편으로도 유명하다. 주연을 맡은 해리 역의 콜린 퍼스는 영국 신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표현하는 배우다. 특히 영화 <킹스 스피치>에서 말더듬이 왕 조지 6세로 열연을 펼쳤다. 콜린 퍼스가 특유의 영국식 억양과 몸짓으로 ‘영국신사’, ‘영국귀족’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배우라면, 천재 악당인 리치몬드 발렌타인 역을 맡은 사무엘 잭슨은 최근 영화 <어벤져스>에서 퓨리 국장을 맡는 등 70세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컬러풀한 힙합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콜린 퍼스의 슈트와 대조된 이미지를 선보였다.

영화 <킹스맨>에는 몇 가지 은유도 숨어 있다. 영국영화라서 그런지 미국 사회 보수층의 기반인 시골 교회를 배경으로 한 집단 총기 학살극을 연출했고, 칼이 달린 의족을 하고 다니는 가젤(소피아 부텔라)을 등장시켰다. 그녀는 발렌타인의 충직한 보디가드로 나오는데 사람을 서슴지 않고 죽이는 잔혹한 인물이다. 살인사건 의혹과 연루된 장애인 육상선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를 오버랩시켰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점잖은 편이지만 매튜 본 감독의 속도감 있는 연출력과 가벼운 장난끼가 곳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서유석 /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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