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5월 1일 0

장용훈의 취재수첩 | ‘개성공단’ 극한 대립, 입주기업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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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 ‘개성공단’ 극한 대립, 입주기업 직격탄
 
 
지난 4월 26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초병이 임진강 이북으로 이동하는 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6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초병이 임진강 이북으로 이동하는 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교류의 유일한 통로로 남아 있는 개성공단이 위험에 빠졌다. 지난 3월 27일 장성급 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에서 남북 군사당국 간 통신선을 차단한 북한은 급기야 개성공단에까지 손을 댔다.

 북한은 지난 4월 3일 개성공단에 들어가려던 우리 측 인원의 통행을 금지하고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인력의 남측 귀환만 허용하겠다고 통보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통행금지 방침을 통보한 북한은 최근의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북측은 ‘개성공단으로 들어오는 것은 못 오고, 나가는 것(남측으로의 귀환)은 막지 않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는 지난 4월 8일 개성공단을 직접 방문하고 나서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과 군부호전광들이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면서 개성공업지구를 동족대결과 북침전쟁도발의 열점으로 만들어보려 하는 조건에서 공업지구사업을 잠정 중단하며 그 존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비서는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며 “이후 사태가 어떻게 번져지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특히 개성공단이 북한의 ‘달러박스’라는 주장에 대해 “남조선의 보수세력은 지금 우리가 개성공업지구를 통해 덕을 보고 있는 것처럼 떠들면서 공업지구만은 절대로 깨지 못할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우리는 경제적으로 얻는 것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남측”이라고 주장했다.

北 “개성공단 사업 잠정중단 … 종업원 전원 철수”

 우리 정부는 통일부 성명을 통해 “개성공단사업의 잠정중단 및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를 발표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이 이런 조치를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에 따르는 모든 책임은 북한 당국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북한의 무분별한 행동에 대해서는 차분하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며, 개성공단 체류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과 재산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의 개성공단 입경금지 조치로 공단은 남북한 근로자들이 떠나면서 썰렁한 폐공단이 되어 가고 있다. 지난 4월 3일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828명이고 외국인 7명이었지만, 4월 25일에는 우리 측 근로자 175명에 외국인 1명으로 줄었다.

 개성공단의 이러한 상황에 우리 입주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통행제한 조치가 3주를 넘어가면서 입주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일부 기업들은 해외 바이어와 납품 원청업체로부터 계약이 해지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입주기업 가운데 1곳인 대화연료펌프는 얼마 전 인도의 자동차 부품 회사로부터 납품 계약을 파기하자는 공문을 받고 망연자실 하고 있다.

실무회담 거부 … 정부, 잔류인원 귀환 결정

지난 4월 2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R&D센터에서 중앙대 민족통일연구소와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제4회 개성공단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개성공단 정상화와 조업중단에 따른 지원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R&D센터에서 중앙대 민족통일연구소와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제4회 개성공단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개성공단 정상화와 조업중단에 따른 지원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경제적 피해에다 북한의 통행금지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우리 쪽 인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생필품 반입 없이 3주 넘게 근근이 버텨온 남측 체류 인원의 생존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은 지난 4월 17일 공단을 방문키로 하고 북측에 방문 의사를 전달했지만 북측은 불허했다. 북측은 당시 불허를 통보하면서 “현 정세에 대한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주장을 했다. 또 4월 22일 방북할 계획이었단 범 중소기업계 대표단의 개성공단행도 북한이 가로막으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개성공단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정부가 직접 나섰다. 우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월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에 대해 도발 위협을 거듭하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한반도에서 위기를 더 이상 조성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 간 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운영중단 조치는 민족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으로 입주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는 바,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교활한 술책’이라며 우리 정부의 사실상 대화제의를 거부했다.

 이어 정부는 4월 25일 장기화되고 있는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공식 제의했다. 특히 정부는 4월 26일까지 북한 측에 당국 간 회담 제의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 북한이 회담을 거부할 경우 중대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북한이 26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의 태도에 따라 먼저 단호한 중대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회담제의를 거부하자, 정부는 외교안보장관회의를 개최하여 개성공단 잔류인원의 전원 귀환을 결정하고 이를 정부 성명으로 발표하였다.

 이로써 지난 2003년 1단계 계발에 착공한지 10년만에 남측의 123개 기업, 북측 근로자 5만3천여 명이 일하면서 연간 약 4억7천만불어치의 제품을 생산하던 (2012년말 기준)개성공단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다.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 속에서 남북한이 개성공단을 놓고 극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애꿎은 입주기업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남북교류와 협력의 수혜자이어야 할 이들의 피해는 남북관계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장용훈 /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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