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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이란 핵협상 타결 … 중동질서 바꿀 핵으로 떠오를까? 2015년 5월호

포커스

이란 핵협상 타결, 중동질서 바꿀 핵으로 떠오를까?

20 13년 11월 1차에 이어 2015년 4월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2차 핵협상이 타결됐다. 이란이 추가적인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고 이에 대한 검증이 완료되면,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데 서방과 이란이 합의한 것이다.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미국 등 서방과 각을 세우던 이란이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복귀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아랍권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부상을 견제하고 있다. 정치, 군사, 경제, 종교대국인 이란이 중동의 기존 정치질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 핵협상 타결이 한반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오바마, 이란과의 핵협상 통해 중동 안정 추구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중동 내 가장 중요한 경제적 그리고 안보적 거점이었던 우방 이란이 반미 국가로 변모하자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1979년 이후 어느 미국 대통령도 이란과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다. 그런데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 핵협상을 추진했다. 이스라엘의 반대에도 말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의 대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금기사항을 역행하는 것이다. 반(反)이란 그리고 친(親)이스라엘 정책이다. 오바마 행정부에 두 금기사항이 점차 깨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외교노선을 탈피하려 노력해왔다. 무력보다는 대화와 타협의 다자주의 노선을 걸어왔다. 군사적 옵션보다는 정치과정을 통한 선정(good governance)으로 중동의 안정을 추구한다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 중이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발생한 미군의 인명피해는 물론 군비로 인한 재정적 부담에서 벗어나겠다는 것도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동 전략의 한 틀이다. 막대한 비용과 인명피해에도 현재 미국이 목도하고 있는 것은 아프가니스탄의 혼란 그리고 이라크에서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등장이다. 시아파인 시리아 집권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 시아파인 이라크 중앙정부의 안정화, 종파 갈등과 극단주의 세력의 근절 등을 위해 이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바그다드와 다마스쿠스를 설득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역내 행위자가 이란뿐이라는 점을 오바마 행정부는 잘 인식하고 있다.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은 중동의 기존 강국들의 고민거리다. 이란이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으로 돌아오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아랍국과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것이라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하지만 이란 옥죄기 전략일 뿐이었다. 이란 핵문제는 북한의 그것과 다르다. 이란은 단 한 차례도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언급한 바가 없다. 최고 종교지도자와 대통령 모두 자국 내 제조업 투자를 위한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 평화적인 원자력 발전을 하겠다고 시종일관 언급해 왔다. 원자력 발전을 통해 더 많은 원유를 수출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제조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이었다. 최고 종교지도자는 “핵무기 생산 및 보유는 이슬람정신에 어긋난다.”는 종교적 해석도 내렸다.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란이 가진 잠재력이다. 경제제재가 해제되면 이란이 중동의 패권국가로 부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세계 2위의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구리, 철강석, 아연 등 부존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수자원도 다른 중동 국가에 비해 풍부하고 식량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다. 인구도 8천만명 이상으로 거대한 시장이다. 터키와 이스라엘에 이어 중동 내 세 번째 군사대국이다. 정규군 40만명 그리고 공화국수비대 12만명과 더불어 100만명 이상의 예비군을 운용하고 있다. 전투기와 잠수함을 조립하여 배치하고 있으며 중장거리 미사일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015년 4월 전격적으로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을 공습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분석될 수 있다. 이란이 지원하고 있는 시아파 반군이 수도를 장악하고 남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멘에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란의 중동 내 패권국가 부상을 놓고 이미 중동에는 치열한 신경전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 타결은 북한 정권에 ‘따끔한 일침’이다. 북한에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란 핵협상이 올해 최종 타결된다면, 북한 핵개발은 서방과 대치하는 유일한 핵문제가 되는 셈이다. 향후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 이란문제 해결로 중동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할 경우 미국의 아시아중심전략(Pivot to Asia)이 강화될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상황에 따라 북한 핵문제에 미국이 초점을 맞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심리적으로는’ 위축될 수 있다.

北, ‘따끔한 일침’에도 핵개발 마이웨이?

그러나 이란 핵협상 타결이 북한 핵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이란은 원자력 발전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것이 핵개발의 목표다. 때문에 핵무기 개발을 완전히 포기하고 저농축 우라늄만 생산하겠다는 이란처럼 북한이 양보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국제정치·경제에서 이란과 북한이 갖는 지위도 크게 다르다. 막대한 석유자원을 가지고 중동 내 패권국가로 부상할 수 있는 이란에 대해 서방은 지속적으로 큰 관심을 보여 왔다. 때문에 동시다발적 국제사회의 제재와 협상이 계속 이어졌다. 반면 북한의 경제적 중요성은 이란에 비해 크게 낮다. 엄밀히 말하면 국제사회의 관심이 북한 핵문제에 집중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 사례에서처럼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북핵문제에 돌파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서정민 /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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