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5월 1일

기획 | AIIB, 57개국 참여 … ‘중국의 꿈’ 실현 본격화되나? 2015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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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한 ‘중국의 꿈(中國夢)’ 현실화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2014년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AIIB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가한 국가는 21개국에 불과했지만 지난 4월 창립회원국으로 확정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총 57개국으로 집계됐다. 향후 AIIB 출범에 따라 아시아 인프라 건설, 위안화의 국제화 등이 탄력을 받고, 중국 기업의 대외투자, 일대일로 전략에 따른 인근 지역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는 기존 미국, 일본 등이 주도하던 국제금융질서의 판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한국은 이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이번호에서는 AIIB의 설립배경과 그에 따른 국제금융질서에 가져올 파장, 한국의 전략 등에 대해 살펴봤다.

 

기획 | AIIB, 판의 이동?

AIIB, 57개국 참여 … ‘중국의 꿈’ 실현 본격화되나?

경제대국을 넘어 경제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국의 꿈(中國夢)’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전통적 미국 우방국들을 포함한 57개국이 창립회원국 가입을 신청함으로써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향한 강력한 드라이브

AIIB의 성공으로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미국, 일본 중심의 국제금융질서가 중국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될 뿐만 아니라 열악한 아시아 지역 인프라 건설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AIIB는 2013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제안하였다. 2014년 10월 ASEAN 등 21개국이 AIIB 설립 양해각서(MOU)에 서명하였으며 4월 현재 57개국이 창립회원국으로 확정되었다. 오는 6월 창립회원국들이 설립 협정문에 서명하게 되면 올해 말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

중국이 AIIB를 제안하게 된 배경과 목적을 살펴보면 첫째, 미국 및 일본 중심의 국제금융질서에서 탈피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중국은 ADB에서 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발언권을 확대하려 했으나 일본, 미국 등의 반대로 지분을 늘리지 못했다. 일본은 ADB 67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1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은 15.6% 지분을 보유한 반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지분은 5.5%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발언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국주도의 새로운 금융기구 설립이 필요했다.

둘째, 열악한 아시아 지역 인프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금융기구 설립이 필요했다. ADB에 따르면 2020년까지의 아시아 지역개발 투자에 필요한 금액은 약 8조2천억 달러이다. 전력, 도로, 철도, 통신설비 등 아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수요는 연간 7,475억 달러에 이르나 2013년 ADB의 총 투자금액은 210억2천만 달러에 불과했다. ADB와 세계은행만으로는 열악한 아시아 지역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가 없었다.

셋째, AIIB는 시진핑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 실현과 아시아 지역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함이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란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一帶)’와 중국∼동남아∼인도양∼유럽 국가를 해상 교역로로 연결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一路)’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당나라(육상)와 명나라(해상)의 실크로드 옛 영광을 재현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한 시진핑의 대외정책으로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AIIB 외에도 실크로드 기금을 설립해 4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넷째, 막대한 외환보유고의 투자 다변화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월 말 현재 3조8,340억 달러로 세계 1위이다. 그 중 30% 이상이 2%대 금리인 미국 국채에 투자돼 수익률이 낮고 환차손 부담이 커 투자 다변화 필요성 확대되었다.

AIIB의 성공적 흥행으로 중국주도의 국제금융질서 개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AIIB의 자본금은 ADB의 1,65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나 인프라 건설 분야에 한정되어 사용된다는 점에서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은 ADB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추진하는 신개발은행(NDB :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 중남미지역투자기금(자본금 250억 달러), 실크로드 기금(400억 달러) 등이 성공적으로 설립될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AIIB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러우지웨이 재정부장이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AIIB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러우지웨이 재정부장이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안화, 결제통화 추진 따른 국제화 확대 예상

그 밖에 중국 정부는 위안화가 포함된 통화 바스켓을 AIIB의 결제통화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아시아 지역에서 위안화의 국제화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본격화됨으로써 고속철도, 도로, 원전, 항만 등 열악한 아시아 지역 인프라 건설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우리 정부가 AIIB의 창립회원국에 가입함으로써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해외건설 및 엔지니어링 기업의 아시아 지역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 기회가 증가할 것이다. 또한 인프라 개선은 해당 지역의 경제발전과 시장확대로도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아시아 지역 진출이 확대되는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향후 지분율 확대를 통한 발언권 강화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경제협력으로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봉걸 /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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