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6월 1일 0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아직도 야구 볼 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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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48 | 아직도 야구 볼 줄 몰라?
 
 
지난 2010년 10월 14일 중국 산둥성 쯔보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아시아 축구연맹(AFC) U-19 선수권대회 준결승전 남북대결에서 북한 리혁철(오른쪽)이 두번째 쐐기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0년 10월 14일 중국 산둥성 쯔보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아시아 축구연맹(AFC) U-19 선수권대회 준결승전 남북대결에서 북한 리혁철(오른쪽)이 두번째 쐐기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에서 스포츠는 일반인들의 대중문화라기보다 전문 체육인들의 몫이라는 인식이 짙다. 일반인들은 스포츠를 많이 하지 않는다. 체육관, 경기장도 많지 않은 데다 사람들이 먹고 사는 일에만 급급해 체육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교통수단이 턱없이 부족해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고 일도 육체적으로 하는 손노동이 많아 건강관리 차원에서 따로 운동을 할 필요가 별로 없다.

 남쪽에선 건강관리를 위해 등산도 많이 하고 헬스클럽에도 다니지만 북한은 다르다. 산에 약초나 산나물 채취, 뙈기밭 농사하러 다니면 다녔지, 일부로 몸을 단련하려고 산에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北, 건강관리 위한 운동 별로 필요 없어

 헬스클럽은 최근에 평양에 약간 생겼지만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대다수다. 상점에 가도 운동기구 하나 제대로 파는 것이 없다. 돈만 있으면 시장에 나가 무엇이나 살 수 있지만 스포츠 관련 상품은 거의 없다. 있다고 해도 잘 팔리지 않는다. 공을 사려고 해도 축구공은 좀 있지만 배구공, 농구공, 탁구공 같은 것은 드물다. 스키나 스케이트도 구하기 어렵다. 워낙 사람들이 스포츠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상인들이 그런 상품을 많이 가지고 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학교들에도 스포츠용품이 부족하다. 학교 운동장에 세워놓은 철봉, 평행봉 같은 기초적인 시절만 있고 축구공, 배구공 같은 것은 체육선생이 몇 개 가지고 있는 정도다. 학교 체육소조에는 좀 있지만 선수들 쓰기에도 부족하다. 체육시간에 농구나 배구를 할 때도 축구공으로 하고 축구를 하면서도 배구공이나 농구공을 찰 때도 있다.

 체육소조에 속한 학생들은 공부하기 싫고 불량배 기질이 많은 것으로 오해 받기 쉽다. 그만큼 체육은 대중으로부터 홀대 받고 있다. 멀쩡한 학생이 수업은 받지 않고 공이나 차고 권투나 하며 돌아다니는 것을 곱게 보지 않는다. 그것을 부러워하는 학생 역시 수업시간이 고통스러운 학생들이다. 물론 그 중에는 스포츠로 학교와 나라의 이름을 빛낼 각오로 뛰어든 학생들이 있지만 소수일 뿐이다.

 성인들은 주로 명절을 계기로 직장별로 경품을 걸고 한다. 당과 정부, 직업동맹, 청년동맹 등에서 명절 기념 분위기를 띄우려고 연례행사처럼 조직하기 때문이다. 평시에 일부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지는 않다. 경기에서 지는 쪽이 무엇을 내기로 약속하고 하는 게임이다. 돼지 한 마리 내기라든가, 술값 내기라든가 걸고 한다.

 스포츠 관람은 국제경기에 관심이 높지만 국내경기는 관심이 적다. 기업팀이나 대학팀 등이 하는 경기는 관객이 거의 없다. 텔레비전에서 국내 경기를 방영하지만 체육인들이나 체육애호가들이 많이 본다. 일반인들은 국제경기, 그것도 축구를 주로 본다. 탁구, 배구, 농구, 등 다른 종류는 북한 팀이 국제경기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보일 때만 시청률이 높다.

 남한에선 이기든 지든 생방송을 많이 하지만 북한에선 국제경기에서 자신들이 지는 경기를 잘 보여주지 않는다. 적어도 비겨야 보여준다. 그러므로 중요한 국제경기는 대체로 녹화방송이다. 특히 남한과 미국, 일본 등 적대국과의 경기는 이기는 것만 보여준다. 스포츠가 국내정치용으로 변질된 것이다.

 스포츠가 정치용으로 간주되어 그런지 스포츠 종목도 다양하지 못하다. 특히 야구는 남한에선 인기가 대단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 야구가 자본주의 나라의 대표적 스포츠라고 장려하지 않은 것이다. 필자는 남한에 와서 몇 년째 살지만 아직도 야구를 볼 줄 모른다. 누군가에게 붙어 배우지 않으면 저절로 알아질 것 같지 않다.

南, 다양한 종목 대중화 … 용어 어려워

 배드민턴, 볼링, 족구, 테니스 등이 남한에선 대중 스포츠가 되어 있는데 북한 사람들은 그게 어떤 스포츠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남한에서 듣는 스포츠 용어도 낯선 것이 많다. 온통 영어로만 되어서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렵다. 북한에서 뛰던 축구선수 정대세가 K리그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K리그가 무엇인지 몰라 다른 이에게 물어서 알았다.

 무슨 그라운드니, 풋볼이니, 모르는 말이 너무 많아 경기 관람이 어렵다. 북한에선 배구의 네트터치는 그물다치기, 페인트는 살짝공이다. 농구에선 리바운드가 튄공잡기, 인터셉트는 공빼앗기고 축구에선 핸들링이 손다치기, 코너킥이 구석차기, 오프사이드가 공격어김, 패널티킥은 11미터벌차기다.

 남북의 스포츠 문화가 보이는 차이는 다른 체제, 대외개방수준, 경제력의 차이가 낳은 결과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런 차이를 극복하고 문화의 통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남북 간 문화교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도명학 / NK지식인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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