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DMZ에서 지능형 로봇을 활용하자! 2013년 6월호
독자기고 | DMZ에서 지능형 로봇을 활용하자!
비무장지대(DMZ)는 치열하고 참혹했던 전쟁터에서 역설적이게도 아름답게 피어난 생태 보고의 장으로, 세계 각국에 생명과 평화의 소중함과 반목, 갈등으로부터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현장감 넘치는 DMZ 관광자원 제공
이곳은 생태환경적 희소가치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지역이며, 안보의식을 함양하는 생생한 배움터가 되는 동시에 희귀한 동식물과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써 활용가치 또한 높다. 이는 단순히 관광을 넘어 과거 부모님 세대의 치열했던 전장을 살펴보면서 역사의식과 평화의 가치, 생명의 고귀함을 되새겨볼 수 있는 살아 숨쉬는 배움터로 활용할 수 있다.
비무장지대의 생태환경에 대해서는 각 지역에 대한 답사 활동을 통해 이미 상당한 자료가 수집되어 있는 상태이다. 환경부가 중심이 된 비무장지대 생태계조사단은 이곳을 지형적·기후적 특징과 식생에 따라 △동부해안지역 △중동부산악지역 △중서부내륙지역 △서부해안지역으로 구분하고, 1,102종류의 식물상을 확인하였다.
이들 자료를 통합하여 각 지점별 생태 서식 자료를 각종 사진과 영상 자료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활용할 수 있다. 미비된 지역에 대해서는 추가 답사로 현장 정보를 수집하여 생태탐방 형식의 교육 및 관광 자원화가 가능하다. 이때 비무장지대에 생태탐방 로봇 에이전트를 투입하고, 원격지에서 무선인터넷 환경을 활용한 로봇 제어로 비무장지대에서의 생태환경 탐사 수행과 실현 가능한 임무 수행을 부여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우선 로봇에 360도 전 방향으로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탑재하고 원격지에서 통제 신호에 따라 안전이 확보된 경로로 생태탐방 로봇 에이전트가 이동하며 무선인터넷 환경을 통해 자료를 전송한다. 전달받은 영상과 기존 해당 좌표의 동식물은 생태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자료를 디스플레이에 함께 출력한다. 3D 입체 상영관을 통해 방문객에게 현장감 넘치는 비무장지대 생태환경을 소개하는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방문객은 원격지에서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로봇을 직접 이동시켜보고 카메라의 틸트를 조정해보는 등의 체험 행사를 통해 비무장지대를 현장감 있게 느낄 수 있다.
유해발굴 위한 초기 개토에 활용 가능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강원 철원군 중동부전선비무장지대 인근에서 철조망 등에 엉켜 있는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이 유해는 1951년 금성전투 당시에 숨진 국군 유해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또한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도록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첨가하여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들을 구상할 수 있다. 일례로 평화와 새 생명을 기원하는 씨앗을 생태탐방 로봇 에이전트에 담아 방문객이 원하는 위치에 심어주는 방법이 있다. 해당 좌표를 기록하여 추후 재방문시 해당 좌표 위치로 생태탐방 로봇을 이동하게 하고 과거에 심었던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확인시켜주는 시스템을 구성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간접적으로 식물을 재배하고 비무장지대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한편 로봇 에이전트를 유해발굴사업에 원격 제어 방식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할 수 있다. 국방부에서는 2008년 ‘유해발굴사업단’이 출범하여 비무장지대 인근 지역과 전국 주요 격전지에서 유해발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쟁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사명감과 역사의식 가운데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단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속에 최근 3년간 발굴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연간 1,000구 이상의 발굴 성과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해발굴과 관련하여 가장 많은 유해가 있으리라 추정되는 지역이 과거 가장 큰 격전지였던 비무장지대이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유해발굴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무장지대에서의 임무 수행은 상당한 위험과 제한이 따르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를 위해 유해발굴 기초 단계인 개토(開土) 작업에 있어 원격지에서 로봇을 이용한 초기 개토 작업을 진행하여 사람들의 관심은 증대시키면서 비무장지대의 인명사고 발생과 같은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비무장지대에서 이뤄지는 기초적인 굴착 작업 등을 원격지에서 조종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이 발굴 현장에 응용가능하다. 유품과 유해의 손실 없이 완전한 발굴 작업을 로봇 제어를 통해 수행하려면 매우 정밀한 제어가 필요하고, 이는 많은 연구와 개발 기간, 비용을 필요로 하기에 실현가능성과 기대효과가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초기 개토 작업 등을 통해 해당 지점에 대한 발굴 작업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는 부분에서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위험 지역에 인원을 투입하는 데 따른 부담을 줄이고 로봇을 사용한 유해 발굴이라는 상당히 창의적이면서 희소성 있는 활동은 로봇에 대한 기술적 연구 수준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비무장지대에서 순국한 인원들을 기리며 안보의식과 역사의식에 대한 함양과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21세기 전장 환경에서 지능형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기대하는 수준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사람은 진입할 수 없는 극한 환경에 로봇을 투입하여 지뢰나 적의 공격에 의한 인명피해 발생을 줄이는 것이 향후 과제이다.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과 유해발굴사업에서의 지능형 로봇 응용은 향후 이와 같은 실용화 단계의 초석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투 병기의 연구 흐름에 부합되도록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투자가 요구된다.
최양규 / 육군 중령 / 국방부 6.25사업 및 국군의 날 행사단 기획총괄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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