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불편한 진실…북한이 극우? 2012년 1월호
북리뷰|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B. R. 마이어스 지음
불편한 진실 … 북한이 극우?
왜 북한이 극우의 나라일까? 한국에서는 ‘친북’이라고 하면 ‘좌파’로 인식된다. 그런데 북한이 ‘좌’가 아니라 ‘우’라고 주장하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원제목은 ‘The Cleanest Race(가장 순결한 민족)’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북한의 세계관은 ‘인종에 기초한 극단적 민족주의(paranoid nationalism)’이기 때문에 좌우 스펙트럼 상 극좌보다 극우에 가깝다는 것이다.
저자가 전제하는 바는 “한 나라에 대해 잘 알려면 그 나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내재적 접근법과 유사하다. 내재적 접근법은 북한 문제를 북한 내부의 시선으로 보기 때문에 북한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여태껏 북한의 내재적 이념인 주체사상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저자의 주장은 그간 내재적 접근법이 비판받아 온 논리적 귀결과 판이하다. 저자는 공산주의, 유교사상, 심지어 주체사상까지도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와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주체사상은 “북한정권의 실질적인 정책과 무관한 사이비 이론”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한 바로는 주체사상이라는 “인본주의적 국가주의”가 사실상 “일제 신화에 뿌리를 둔 극단 민족주의”로부터 외부인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북한의 대외정책 의사결정 과정을 인도하는 것은 주체사상이 아니라 바로 이 ‘극단 민족주의’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편집증적 민족주의”로도 명명되는 북한 이데올로기의 골자는 “조선인의 혈통이 지극히 순수하고 매우 고결해서 어버이 같은 위대한 영도자 없이는 이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남은 정통성의 근거인 반미주의를 포기하면 북한이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결구도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저자의 결론은 내재적 접근법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북한 내부의 시선을 이해하고 수긍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한발 더 나아가 북한 내부의 시선을 만들어낸 논리를 추적하는 데 천착했다. “북한주민은 사악한 짓을 할 수 없는 단일민족이라는 사고가 주입되어 어린아이처럼 외부 공격에 취약해졌고 자신을 돌봐줄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는 논리를 도출했다.
남북한이 공유하고 있는 식민지 잔재와 ‘단일민족’ 의식을 지적하는 저자의 논리를 읽어내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다. ‘한민족’으로서 자긍심을 가진 입장에서 속이 뜨끔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가 주장해온 것처럼 북한이 미국에 하는 말(평화협정)보다 자국민에게 하는 말(반미주의)이 북한의 본질을 꿰뚫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음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설사 그것이 불편한 진실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윤인주/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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