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마지막회 |신흥국 경제협력, 차별화된 전략이 답이다 2012년 1월호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마지막회 |신흥국 경제협력, 차별화된 전략이 답이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 지도자들이 지난해 4월 14일 중국 하이난도 싼야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40년간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항구는 로테르담이었다. 그렇지만 2006년부터 싱가포르가 추월했고, 최근에 세계 최대 물동량을 자랑하는 항구는 중국 상하이가 되었다. 물동량을 기준으로 세계 10대 항구를 나열하면 상하이, 닝보-저우산, 싱가포르, 로테르담, 텐진, 광저우, 칭다오, 칭화다오, 홍콩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산이다. 무려 6개 항구가 중국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세계경제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변화의 추세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컨설팅 회사인 ‘언스트앤영(Ernst & Young)’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6가지 트렌드(추세)를 지적하면서, 첫 번째로 세계경제에서 신흥경제국의 부상을 거론한 바 있다.
이처럼 2008년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경제국들은 취약한 경제상황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 등의 아시아 국가, 브라질을 위시한 남미 국가 그리고 러시아와 동유럽의 구사회주의 국가들로 대표되는 신흥경제국은 비교적 빠른 경제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경제적 파워도 확대되고 있는데 ‘언스트앤영’의 예측에 의하면, 향후 몇 년간 세계경제 성장의 약 70%를 신흥경제국이 기여할 것이며 특히 중국과 인도가 약 40%를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기여도가 아니라 2020년이면 세계경제 생산량의 절반을 브라질, 러시아, 인도 및 중국의 소위 ‘BRICS’ 국가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흥경제국, 세계 해외직접투자 50% 유치
한편 빠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신흥경제국들이 대량의 해외직접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미 해외적접투자의 절반 정도를 신흥경제국들이 유치하고 있으며, 또한 밖으로 나가고 있는 해외직접투자의 약 25%도 신흥경제국에서 비롯되고 있다.
최근에 해외직접투자 대상지역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은 아프리카, 중동 그리고 BRICS 국가들인데 특히 현재로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해외직접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세계경제지도가 이처럼 빠르게 바뀌면서, 저렴한 노동력에 기초하여 생산비용이 낮은 제조업 생산기지 혹은 단순한 천연자원 보유국이라는 신흥경제국의 기존 평가도 과거사가 되고 있다. 단순한 조립생산이 아니라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기초한 신제품 개발 등이 이제는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환언하면 신흥경제국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져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즉 신흥경제국에서도 새로운 혁신이 등장하고 있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비용절감을 통한 제품이 신흥경제국의 자체기업으로부터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것은 인도의 자동차 메이커 타타(Tata Motors)인데 불과 약 2,900달러의 나노(Nano)라는 승용차를 출시해서 화제가 되었다.
물론 주로 인도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개발된 저가 승용차이기는 하지만 4인승 모델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승용차로 기록되고 있다. 한편 이것은 달리 표현하면 선진경제국이나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신흥경제국의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여기에서 방향을 잠시 바꿔 세계경제의 현황을 간단히 살펴보자. 선진경제국의 향후 경기회복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유럽의 재정위기가 어떻게 해결될지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유럽발 위기가 세계경제의 암초로 남아 있다. 한편 신흥경제국에서 지속적인 급성장을 바탕으로 중산계층이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라서 소비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신흥시장의 내수시장 진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을 예를 들어 보면 2010년에 우리나라는 국내 5개의 완성차 업체가 총 약 44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였다. 이는 국내 자동차 생산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인데, 국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자동차 수요는 100만∼150만대 정도다.
따라서 290만∼340만대의 자동차를 해외시장에 수출해야 할 형편이다. 자동차 산업은 각종 부품산업과 연계되어 전후방 연관 효과와 고용창출 효과가 대단히 큰 산업임을 감안할 때 해외시장에서 우리가 생산한 자동차를 어떻게 소화하는가는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선진국 경제의 부진이 지속된다면 자동차 수출도 결국 신흥경제국 시장으로 방향을 돌려야 할 것이다. 물론 선진국 경제의 부진이 지속되어 종국적으로 신흥경제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온다면, 우리나라 자체의 내수시장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를 심각히 고려해야 하는 단계가 될 것은 분명하다.
신흥경제국 진출, 구식전략 답습 안 돼
이처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흥경제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는 중요하다고 기술했지만, 타타 자동차의 예에서 간략히 언급한 바와 같이 쉽게 생각하고 접근해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신흥경제국 각국의 상황이 동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흥경제국은 각자 고유의 문화, 상습관 그리고 규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출 필요가 있다.
또한 신흥경제국 한 나라의 경험을 다른 신흥국가에 적용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선진경제국 시장을 진출할 때 사용한 경험이나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신흥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데 있어서 지역별, 국가별로 차별화된 전략이 요구된다. 우리 입장에서 볼 때 천연자원 확보가 중요한 지역이나 국가도 있고, 내수시장 진출이 중요한 신흥시장도 있을 것이다.
또한 수많은 신흥경제국 중에서 비교적 중요한 중점국가를 선정하여 협력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마지막으로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의 일원으로 원조공여국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동시에 이를 활용하여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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