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1월 1일

2012 한반도 정세전망 | 북한 내 권력 안착 여부가 동북아 정세변화 근원 2012년 1월호


2012 한반도 정세전망 | 북한 내 권력 안착 여부가 동북아 정세변화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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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북한 수뇌부가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전에 조의를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2년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동북아 주요 국가들 대부분의 정권이 평가를 받거나 전환되는 해로 전망되어 왔다. 각국의 권력이 연이어 변동할 수 있어 동북아 권력 구조의 유동성과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1월 14일 대만에서 총통 선거가 행해지고 3월에는 러시아 대선이 있다.

지난해 12월초 러시아 총선에서 부정행위가 대대적으로 행해져 러시아 민주시민들이 이에 격렬히 항의하였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애국주의와 대국주의를 내세우는 푸틴 총리가 임기 6년의 새 대통령으로 선출될 것으로 여겨진다.

4월에는 북한이 강성대국을 선포할 것으로 예상되고, 남한에서는 총선이 시행된다. 10월에는 중국 18차 당대회에서 ‘5세대 지도부’가 선출될 예정인데, 시진핑 부주석과 리커창 상무부총리가 각각 주석과 총리로 취임하여 쌍두체제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장래에 대한 예측 어려워져

이어 11월초 미국에서 오바마의 재선 여부가 가려지는 대선이 치러지고 12월에는 한국의 대선이 실시된다. 또한 일본 노다 총리의 소비세 개편안에 야당인 자민당이 반대하고 의회가 해산된 뒤 초여름에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야말로 북한을 제외하고 대만을 포함한 동북아 모든 국가에서 권력 변화가 예상되어왔다.

여기에 더해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메가톤급 권력 변화가 12월 17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발생하였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구조에서 교량적 위치에 놓여있는 북한이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사활적 국익을 건드리는 핵을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서 보았듯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정세를 결정적으로 파괴하곤 하는 북한에 후계수업을 3년도 채 받지 못한 29세의 청년이 독재정권을 물려받아 새로운 권력질서를 정립하는 예측불허의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전술한 여러 주요 국가들의 권력 교체보다 더 장래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 북한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미·일·중·러, 김정은 정권 안착 원해

먼저 북한에서는 중·단기적으로 김정은을 정점으로 하는 새로운 정권이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이 이미 군부와 공안기구들의 수장들을 김정은을 지지하는 인물들로 충원해두었고, 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성택이 후원하고 있으며 북한의 엘리트계층이 집단이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모험을 하려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소위 ‘백두혈통’인 김정은을 대체할 인물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단지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정권이 경제의 구조적인 결함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개혁을 하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들어올 것이고, 개혁을 하지 않으면 경제가 더욱 어려워져 결국 어느 길을 택해도 체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또한 김정은 정권이 중·단기적으로 안착하지 못할 경우 중앙권력의 내부결속 강화를 위한 의도적 도발이 예상되고, 김정은이 빠른 속도로 개혁을 추진할 때는 군부의 극렬세력이 정책방향을 바꾸기 위해 국지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핵문제에 대해서는 당장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의 대북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협상에는 응하겠지만, 군부의 지지가 정권 유지에 필수적이므로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으려 할 것이다.

러시아에서 푸틴이 재집권하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대미 접근외교는 어느 정도 후퇴하겠지만, 전략적 동반자인 중국의 부상이 워낙 기세가 강하고 중국의 북한과 동해로의 진출 의지 또한 강력하므로, 철도연결과 가스관 건설을 계속 추진하는 등 남·북·러 3각 경협을 모색하면서 북핵문제 해결과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 구축 등 한반도 관련 사안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9월초 블라디보스토크 APEC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북한의 협력이 필요하므로 푸틴이 전격적으로 북한을 방문할 수도 있다.

중국과 미국의 권력 변화는 그 결과가 어떻더라도 미·중관계를 주도하는 미국이 중국의 ‘책임 있는 강대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경쟁·협력을 병행하는 정책을 지속하기보다는 불가피한 부분은 협력을 모색하면서도 경쟁과 봉쇄를 보다 더 강조하는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를 중시하겠다는 ‘오바마 독트린’을 밝혔고, 그 핵심 내용이 중국에게 미국의 질서를 강요하여 중국이 따르지 않는다면 아시아에서 중국을 배제한 군사·안보·경제 질서를 구축한다는 것인데, 공화당이 집권하더라도 이 기조를 별로 수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 내 김정은 정권 안착 여부가 동북아 정세변화의 근원지가 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내용과 정도는 다르지만 중국은 물론이고 러시아, 일본, 미국도 김정은 정권의 안착을 바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류우익 통일부 장관 출범 이후 대북정책에서 유연성을 추구하고 있고 김정일 사망 이후에도 애기봉 등탑 점화 자제, 조의 표명, 상호주의적인 관점에서 민간사절단의 조문 허용 등 북한에 대해 적대감이 없음을 전달하였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북한에 대한 관리나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특히 핵문제는 더욱 악화되어 북한이 핵실험을 한 차례만 더하면 핵무기의 소형화까지 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라도 정부는 이념이나 원칙에 과도하게 사로잡히는 정책을 넘어서서 정부출범 초 표명했던 ‘상생과 공영의 대북실용정책’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다 적극적이고 실용적으로 김정은 정권과의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김정일 사망이라는 위기를 호기로 전환시키는 지혜로운 길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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