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1월 1일

중국을 직시하자 | 중국, 미국식 패권 지향하지 않는다 2012년 1월호

중국을 직시하자 |  중국, 미국식 패권 지향하지 않는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안정과 발전이라는 전략적인 기조로 경제발전에 주력하였으며 30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가 주목하는 기적적인 발전을 이룩하였다. 국력의 신장은 중국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어떠한 이념과 기조로 세계적인 대전략을 구상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요즘 중국 학계에서는 중국이 과연 어떠한 나라로 세계무대에 등장해야 하며 또 어떠한 입장에서 대국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고, 미래 세계구도의 재편에서 중국은 어떠한 이념체계를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중국의 세계적인 대전략 체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것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중국은 도대체 어떠한 대전략을 구상하고 있으며 또 그것이 세계의 질서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은 세계질서의 대전환과 새로운 세계 행위규범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중국 학계 세계 대전략 토론 활발해져

요즘 중국의 많은 학자들은 현 세계질서가 대전환기로 접어들고 있으며 또 그것으로 인해 세계의 새로운 행위규범이 형성되고 있다고 인정한다. 세계질서의 대전환기란 대립과 충돌만 지향하던 일원적 구도가 경제협력을 동반한 이원적인 구도로 전환됨을 가리킨다.

냉전이 종식된 후 세계적인 경제일체화의 흐름은 대치, 충돌로 특징 지어졌던 정치구도를 재편하고 있으며 또 향후 협력적인 일원적 정치구도의 구축 가능성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정치구도의 전환은 세계의 새로운 행위규범 형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마 인류 역사상 주권, 영토, 국제규범 등의 개념들이 현재처럼 명확했던    시대는 없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도국의 성격이 국제규범의 변화방향을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행위방식의 변화는 오히려 국제규범이 주도국 행위의 성격을 결정한다는 결론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 실례로 미국의 이라크전쟁을 들 수 있다.

미국의 군사력이 막강한 것은 사실이나 일반 주민을 살해해도 안 되고 심지어 포로를 학대해도 안 되는 현 시대의 행위규범으로 인해 미국은 참패의 쓴 맛을 보게 된 것이다. 아마 미국의 이라크전쟁은 현 시대 행위규범으로 인해 종전의 패권국가가 실패를 맞게 된 첫 사례로 기재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질서와 행위규범 인식의 변화는 현재 중국이 세계 대전략을 구상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많은 중국학자들은 강대국들이 제멋대로 세계를 지배하고 패권을 누렸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그 어느 강대국이건 세계적인 행위규범 인식의 변화에 순응하지 않는다면 결국 실패를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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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지난해 12월 21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국가주석궁에서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식 조화세계, ‘윈-윈’구도 형성 가능

여기에는 또 다른 배경이 있다. 바로 미국의 중국에 대한노골적인 견제이다. 패권국가로서의 미국은 중국을 동아시아 지역에서 그들의 패권지위에 도전할 수 있는 나라로 인정하고 있으며 새로운 동아시아 지역 전략으로 중국을 견제하려하는 것이다.

천안함 사태이후 한·미, 미·일동맹의 강화에 힘을 입은 미국이 중국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이른바 섬을 연결하는(島體系) 전략의 구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을 증명한다.

여기에서 미래의 중국도 미국처럼 패권을 추구하는 전략을 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중국의 학자들은 현재 미국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데 그 원인이 바로 강력하게 패권만 추구한 미국의 세계전략 기조에 있다고 인식한다.

따라서 그들은 미래의 중국은 종전의 패권국가들의 행위모식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세계질서의 구축에 주력해야 하며 새로운 세계질서의 구축 과정에서 자국이익의 극대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바로 후진타오 주석이 천명한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이다.

현재의 중국은 미국의 패권주의에서 학습하고 있다. 만일 중국과 미국이 패권지위를 다툰다면 필연적으로 충돌로 이어질 것이며 따라서 세계적인 재난을 몰고 올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충돌에서 승자는 없다. 오히려 미국과의 충돌을 되도록 피하고 세계적인 협력의 흐름 속에서 자국이익 극대화를 구상하는 것이 더욱 이성적이고 지혜로울 것이다.

그리고 날로 심각해지는 세계적인 문제(인구, 식량, 에너지, 자원, 환경 등 위기)에 직면한 세계강국들이 패권지위의 확보에만 열을 올린다면 결국은 인류의 멸망을 자초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많은 학자들은 중국의 세계 대전략 기조는 ‘조화로운 세계’의 구축일 수밖에 없다고 인정한다.

중국의 이러한 대전략 기조의 형성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한반도 정세를 비롯해 동북아 정세에 대한 적극적인 기여도 기대된다. 하지만 요즘 중국의 부상에 대한주변국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중국이 조만간 패권을 추구할 것이라는 추측으로 인해 ‘중국위협론’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세계의 구도마저 재편할 정도의 중국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주변국들이 불안해 할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 학계에서의 토론을 살펴보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질서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따라서 중국과의 ‘윈-윈’구도의 형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결론도 내릴 수 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한반도는 중국의 전략기조에 대해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강일/ 중국 연변대 동북아연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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