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북한은 어디로?| ‘영구차 호위 7인’ 김정은 시대 이끌 핵심 2012년 1월호
김정은 시대, 북한은 어디로?| ‘영구차 호위 7인’ 김정은 시대 이끌 핵심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상과 작별을 고하던 지난해 12월 28일.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 모습을 드러내는 김 위원장의 영구차의 양 옆으로는 승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앞으로 북한을 이끌 인물들이 호위를 했다.
김 부위원장을 비롯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리영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 총 8명. 김 위원장의 영구차를 인도하는 이들은 앞으로 북한의 미래를 어깨에 떠안은 셈이다. 특히 8인의 등장은 김 부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집단지도의 형식으로 북한의 미래권력이 운영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들 중 역시 가장 주목할 인물은 장 부위원장이다. 노동당과 국방위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장 부위원장은 이번 장례기간 김 위원장의 빈소에 참배하면서 대장 군복을 입은 모습을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처음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군부에 대한 통제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장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사실상 김 위원장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해온 실권자로 김 위원장에게 김정은 후계자 낙점을 건의한 핵심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또 김 부위원장이 2009년 1월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처음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에서 국방위원에 선출된 데 이어 1년여 만인 작년 6월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선임되는 등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며 후계체제를 견인해왔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지난해 12월 28일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앞에서 열린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새 지도부가 영구차 옆을 호위하며 걷고 있다. Ⓒ연합뉴스
집단지도 형식 권력운영 시사
특히 지재룡 주북한 중국대사 등 북한 권력의 중심에 장 부위원장의 측근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노동당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이상 고위간부 26명 중 대부분이 장 부위원장의 측근이다. 따라서 국정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김 부위원장이 국정을 장악하고 원만히 운영하도록 장 부위원장이 김정은 체제를 섭정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북측 조문단장으로 남측에도 낯익은 김기남 당비서도 눈여겨봐야 할 인물이다. 김 당비서는 김정일 후계체제는 물론 김정은 후계구축까지 우상화 작업을 지휘해온 ‘선전선동의 귀재’로 나치 독일의 선전부장이던 괴벨스에 비견된다. 정치적 경륜이라고는 겨우 3년간의 후계수업을 받은 데 불과한 김정은 체제를 하루속히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김정은 우상화 작업이 가장 시급한 만큼 김 비서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태복 국제담당 당 비서는 향후 김정은 체제의 외교를 이끌 수장으로 꼽힌다. 최 당 비서는 2010년 9월 당대표자회 직후 중국을 방문해 김정은을 후계자로 선택한 회의 결과를 중국 지도부에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역할을 했다. 그의 부상은 새 체제가 빠른 안정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의 외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군부 인물 중에서는 우동측 제1부부장이 눈에 띈다. 김 부위원장은 후계자 내정 이후 보위부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고, 우 제1부부장 등 보위부 수뇌부는 김 부위원장에게 충성을 다짐하며 그의 이복형 김정남 세력을 제거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무차별적인 주민 감시와 처형으로 고위층 사이에서 원성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택, 국정운영 실권자 … 군부, ‘선군’ 주도
그는 “우리의 보위부장은 김정은 대장동지”, “김정은 동지는 우리의 영원한 보위부장”이라며 전 보위원에게 김 부위원장을 ‘우리 부장동지’ 등으로 부르도록 했다. 이런 점 때문에 남쪽에서는 한때 김 부위원장이 보위부장을 맡았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그는 특히 보위부를 관장하는 장 부위원장을 외면한 채 ‘김정은의 보위부’를 만드는 데 앞장섰고, 김 부위원장의 신임을 얻어 대장계급 칭호를 받은 데 이어 국방위원과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도 꿰찼다.
하지만 역시 군부에서 영향력으로만 보면 리영호 부위원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제1부국장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이들 군부 3인방이 영구차를 호위했다는 것은 군부가 김정은 체제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으며 ‘선군노선’을 주도할 것임을 보여준다.
핵심인물은 역시 리영호 부위원장이다. 2010년 당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른 그는 김 위원장 사망 이전까지 당 중앙군사위 업무 전반을 관장하면서 김 부위원장의 ‘군 수업’을 보좌했다. 사실 그는 김정일의 최측근은 아니었다.
그는 장 부위원장에 의해 군 총참모장에 이어 군 차수, 정치국 상무위원 등 군부 2인자로 초고속 승진한 인물로 알려졌다. 장성택의 ‘오른팔’로 불릴 정도로 장 부위원장의 최측근이었지만 군부 2인자가 된 이후 김정은과 장성택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은 인민군 작전국장과 총참모장을 역임했다. 김 위원장의 와병 직후 군 무력을 총괄하는 위치에 올랐다. 김 부장은 주로 작전을 지휘하는 야전사령관의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군내에서 김정은 지휘체계를 확립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정각 제1부국장은 국장이 공석인 총정치국의 수장으로, 인민군내 정치사상 업무를 총괄하는 동시에 군내 인사도 관장하는 인물이다. 그는 김 부위원장의 ‘군심 잡기’를 보좌하면서 군부 내에 김 부위원장의 인맥을 심고 우상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는 김 부위원장의 입김으로 김영철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 임명에 깊이 관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들 군부 4인방은 김 위원장의 와병 과정에서 김정은 후계체제를 견인했지만 그 와중에 장성택을 견제하면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열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장례가 모두 끝난 현재 북한의 권력공백에 이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가 연착륙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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