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맛지도 | 北강원도 특산 원산해물잡채와 감경단 2012년 2월호
북한 맛지도 2
北강원도 특산 원산해물잡채와 감경단
최근 세계음식요리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잡채요리가 세계유명 요리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남과 북 주민들은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매우 좋아하는 잡채(雜菜)의 ‘잡(雜)’은 ‘섞다’는 뜻이고 ‘채(菜)’는 나물이나 채소 등을 뜻하는 것으로, 이름 그대로 나물을 섞어 만든 음식이라는 뜻이다.
당면을 삶아 볶은 데에 당근, 시금치, 버섯, 고기 등을 넣고 버무린 잡채는 보기에도 좋고 영양적으로도 다양한 영양소들이 골고루 포함된 균형적인 음식으로 건강면에서도 매우 훌륭한 요리이다. 잡채는 조선 광해군 때 이충(李沖)이라는 사람이 왕에게 뇌물로 올려 호조판서가 되었다는 음식에서 유래했다. ‘광해군일기’에는 작자미상 시가 전해진다.
沙蔘閣老權初重(처음에는 사삼각로의 권세가 중하더니)
雜菜尙書勢莫當(지금은 잡채상서의 세력을 당할 자가 없구나)
여기서 각로(閣老)는 한효순(광해군 때 이이첨과 함께 인목대비를 궁에 유폐시킨 장본인)을, 상서(尙書)는 이충을 지칭하는 것으로 ‘더덕으로 밀전병을 만들어 바친 한효순의 권력이 처음에는 막강했는데 지금은 임금에게 잡채를 만들어 바친 호조판서 이충의 권력을 당해낼 자가 없다’고 조롱하고 있다.
아울러 이충은 진기한 음식을 만들어 사사로이 궁중에다 바치곤 했는데, ‘왕은 식사 때마다 반드시 이충의 집에서 만들어 오는 음식을 기다렸다가 수저를 들곤 했다’고 전하고 있을 정도이다.

‘잡채상서’ 세력 당할 자가 없구나
그런데 이 당시의 잡채는 현재와는 다르게 당면이 빠진 형태의 것이었다. 정조대왕께 올려졌던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록된 잡채와 ‘음식디미방’(1670)에 이어 1924년 출간된 ‘조선쌍무신식요리제법’에 소개된 잡채도 각종 채소와 해삼, 전복 등을 채로 썰어 겨자장이나 초장을 찍어먹는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잡채에 당면이 들어가게 된 것은 언제일까? 당면의 기원 자체는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처음 언급된 문헌은 중국에서 6세기에 출간된 ‘제민요술’이다. 하지만 이러한 당면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활용된 것 같지는 않다. 당면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것은 1912년 일본인이 중국인에게서 기술을 전수받아 평양에 당면공장을 세우면서 당면이 상품화되어, 당면잡채가 대대적으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잡채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북한의 함경도지방에서는 예로부터 해물잡채가 유명하였다. 해물잡채는 특히 원산지역에서 유명하였기 때문에 원산잡채 또는 원산해물잡채로 불리기도 한다. 원산은 분단이전에는 함경남도에 속해 있었으나 1953년 정전협정체결 이후 북한이 1958년 행정구역 개편을 진행하면서 원산을 강원도에 편입시켰다.
이어서 소개할 음식은 감경단이다. 주홍빛의 감경단은 곶감을 소로 이용해 씹는 맛이 부드러우며 어른들에게 대접하기 좋고 멋스러운 음식이다.
북한에는 감이 그렇게 흔한 과일이 아니다. 함경남도의 일부지역과 강원도 지역에서 많이 나는 과일이다.
북한주민들 중에는 아마 감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나마 북한의 경제가 괜찮을 때는 곶감이 가끔 팔리기도 했지만 그리 흔하지도 않고 상당히 비싼 먹거리여서 평범한 주민들에겐 ‘그림의 떡’ 같은 음식이었다.
주홍빛 감경단, 대접하기 좋고 멋스러워
하지만 강원도 지방은 감이 많이 나는 지역이기 때문에 북한의 요리서들은 강원도의 특산음식으로 감을 이용한 음식들을 많이 소개한다. 감은 옛날부터 음주 뒤의 숙취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숙취해소제로 중시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감은 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이뇨 작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은 비타민 A로 불려 지기도 하는 카로틴이라는 황정색의 색소와 비타민 C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매우 좋은 음식이다. 특히 카로틴은 체내에서는 비타민 A로 변하고 비타민 C의 상승효과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신체적인 저항력을 높여 주며, 감기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의 특산 음식가운데는 이처럼 영양가가 높고 맛도 좋은 감을 이용한 감죽, 감떡, 감경단 등 다양한 음식들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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