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2월 1일 0

시사초점| 대만 마잉주 총통 재선…대중 평화협력 기조 유지 2012년 2월호

시사초점

대만 마잉주 총통 재선…대중 평화협력 기조 유지

가히 ‘지구촌 선거의 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각국의 선거일정이 잡혀 있는 올해의 첫 테이프를 대만에서 끊었다. 지난 1월 14일 실시된 총통·부총통 및 입법위원(국회의원) 동시 선거에서 현 집권여당인 국민당의 마잉주·우둔이가 각각 총통·부총통에 당선되었고, 입법원(국회) 의석도 국민당이 총 113석 중 64석을 획득함으로써 단독 과반수를 넘겨 4년간의 집권연장에 성공했다.

전통적으로 대만의 선거는 지역구도가 강해 북부는 국민당, 남부는 민진당이 강세를 보여 왔으며 이번 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양안관계가 쟁점화 되어 과거처럼 여론이 양분화 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정책대결 위주로 진행되었다.

또 마잉주와 차이잉원 양강 구도의 선거전이 과열됨에 따라 제3후보인 친민당 쏭추위의 막판 사퇴설, 중국발 ‘북풍’ 가능성 등 온갖 억측이 나돌기도 했으나 중대한 돌발변수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에서 질서 있게 투표가 진행되었다.

투표 직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마잉주와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 간의 예상 득표율은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의 차이를 보였으나, 정작 개표 후 의외로 마잉주가 초반부터 끝까지 앞서나가 결국 6%의 득표율 차이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와 같은 선거결과를 두고 우리 언론에서는 일제히 ‘친중’ 성향의 마 총통이 재선에 성공했다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들을 다루고 있는데, 이는 신중하지 못한 용어선택이라고 하겠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지 상대적 의미일 뿐 마 총통과 집권 국민당이 실질적으로 ‘친중’ 성향이라고 볼 수는 없으며, ‘정경분리’의 실리전략을 추구하고 있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마잉주, 친중 성향? 정경분리 실리전략일 뿐!

실제로 선거 유세기간 중 마잉주는 연임에 성공해도 중국과 정치적 협상(평화협정을 위한)을 진행할 계획이 없으며 중국을 방문할 계획도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그것은 리덩후이, 천수이볜 전 총통이 집권한 약 20년간 뿌리 내리고 성장한 ‘본토의식’이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편 차이잉원의 경우는 천수이볜 전 총통 시기 대만의 국가정체성을 과도하게 강조하여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됨으로 해서 대만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학습효과로 인해 마찬가지로 이데올로기적인 수사를 지양하고 경제 이슈를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 유세전의 주요 쟁점은 경제 문제에 집중되었는데, 마잉주는 성장과 청렴을, 차이잉원은 분배와 정의를 각각 강조했다.

대만 중앙연구원의 우위산 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대만에서 민주화가 시작된 이래로 이번 선거처럼 대만의 국가정체성과 관련한 의제가 이슈화 되지 않았던 적이 없었으며, 이는 양측이 모두 기본 지지층의 베이스를 갖고 중도성향의 유권자를 끌어 들이기 위해 경제 이슈에 몰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추세가 계속 유지될 지에 대해서는 대만 내부의 양분화 된 유권자 구성의 면에서나 중국의 인내심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모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즉 중국은 대만과의 긴밀한 경제협력을 토대로 장기적으로는 양안 간 통일 혹은 평화협상 체결 등을 위해 압박전략을 구사할 것이고, 그것은 또 대만 내부의 분열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마잉주와 국민당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 2008년에 비해 떨어진 원인과 관련해서는 급속한 대중국 경사로 인한 대만 주권상실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ECFA(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 체결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대만의 소득 재분배 구조의 미비로 인해 아직 일반 서민들에게까지 체감되지 않은 이유도 있다.

따라서 마잉주는 집권 2기에 경제를 우선시하고 민감한 정치문제는 뒤로 미루는 대중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경기 회복과 빈부격차 해소 등 서민의 요구를 수용한 사회통합 강화, 일자리 창출, 국내수요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경제성장 모델 구축, 장기적인 대만산업 재편 등의 문제 해결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대만의 이번 선거결과는 일단 역내 국제관계의 현상유지라는 측면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중국과 대만 간의 정치적인 관계는 올 10월로 예정된 중국 지도부 교체와 맞물려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된 후에야 그 명확한 모습이 드러날 것이므로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지만 중국의 평화공존적 대만정책이 어느 정도 내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기존의 평화협력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이는 중국과 미국이 모두 암묵적으로 바라던 결과이며, 일각에서는 심지어 양대 강국이 적극적으로 이끌어낸 ‘승리’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역내의 전반적인 평화무드는 한반도 정세에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므로 남북 간의 경색국면 돌파와 대화 재개를 위한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과 중국이 이끌어낸 승리?

역내 경제관계의 측면에서는 국민당의 재집권 성공으로 지난해 6월에 중국과 체결한 ECFA(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로 마 총통은 당선수락 연설에서 “대만은 양안관계 안정을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을 선택했다.”며 “전력을 다해 대만의 새 역사를 창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의 집권 2기 동안 중국과의 경제교류가 가속화할 것이어서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이미 대만을 경유하여 우회적으로 중국 시장진출 확대를 노리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도 양안 간 조기수확 품목 확대에 따른 대만의 중국 시장잠식으로 인해 경쟁산업의 입지 약화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로서는 그 동안 소홀히 했던 대만과의 관계를 민간차원에서 강화하여 경제협력과 대중국 동반 진출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 고수라는 기본 입장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우병국/ 동덕여대 한중미래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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