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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미국 신군사전략, 군비삭감 불구 중국봉쇄 수위 높여 2012년 2월호


포커스

미국 신군사전략, 군비삭감 불구 중국봉쇄 수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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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 Ⓒ연합뉴스

미국이 1월 5일 새로운 군사전략을 발표했다.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발표된 신군사전략의 핵심적인 내용은 육군과 해병대 병력 10만명 감축, 아시아·태평양으로의 집중, 그리고 ‘윈-윈 전략’의 사실상 폐기 등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이 내용을 직접 발표할 정도로 범정부 차원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직접 군사안보를 챙긴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한 결과이기도 하다.

‘윈-윈 전략’, ‘1+알파’로 수정

미국의 신군사전략 채택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첫째는 군비 삭감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등장 이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군사비를 늘려온 미국은 최근 극심한 경제난과 재정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최소 4,500억달러, 미 의회가 올해에 재정적자 삭감안 합의에 실패하면 추가적으로 5,000억달러의 군사비를 줄여야 할 형편이다. 이는 대규모의 군비 지출을 전제로 했던 군사전략의 수정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는 대규모의 군사력을 투입하는 전쟁에 대한 염증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치른 미국은 막대한 예산 낭비와 병력 손실, 그리고 국제적 지도력 하락을 경험하고도 이들 전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신군사전략은 “육군과 해병대의 규모가 더 이상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대규모의 장기적인 안정화 작전을 수행할 필요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이후 유지해온 ‘윈-윈 전략’을 사실상 폐기하고, 하나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도모하되 다른 지역에서는 적대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와 봉쇄를 추구하겠다는 ‘1+알파’로의 전략 수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셋째는 아시아 패권을 중국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조바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21세기 들어 미국의 가장 큰 전략적 숙제는 ‘부상하는 중국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에 있어 왔다.

이와 관련해 신군사전략 문서에는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부득불 재균형(rebalance)을 추구할 것”이라고 명시했는데, 이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맞서 동맹·우방국들과 함께 대중국 군사봉쇄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한국의 대북·지역·세계적 역할 확대 요구

이에 따라 미국은 군비 삭감에도 불구하고, 해·공군력과 미사일방어체제(MD), 스텔스 전투기, 사이버 및 우주전력 강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하드웨어를 강화하는 한편, 양자 동맹을 다자 군사네트워크로 전환해 중국에 대한 견제와 봉쇄수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미국의 군사전략의 변화는 한반도 전체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한국에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미제 무기 수입, 주한미군 기지이전 비용 증액 등 주로 ‘돈’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미연합방위체제에서 한국이 더 많은 역할과 기여를 하고 지역적·세계적 역할도 늘려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이명박 정부의 ‘한·미 전략동맹’에 상당부분 담겨 있기도 하다. 우리가 미국의 신군사전략을 예의주시하면서 현명한 대응책을 세워야 할 까닭들이 아닐 수 없다.

우선 대북 군사전략을 현실과 미래비전에 맞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 들어 한국의 대북 군사전략의 핵심은 ‘북한 급변사태 대비’에 맞춰졌고, 그 핵심은 급변사태 발생 시 한·미연합군을 투입해 흡수통일을 달성한다는 데에 있다. 이전까지 ‘개념계획’으로 있었던 ‘5029’를 작전계획 수준으로 격상한 것도 이러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대규모의 미군을 투입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보·탈취·파괴·유출차단 등 제한적인 임무만 맡고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가 불가피한 안정화 작전은 한국이 알아서 하라는 의미다. 또한 한반도 전면전 발생 시 미국이 69만명의 증원전력을 파견한다는 ‘작전계획 5027’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 피해야

이와 같은 변화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미국조차도 급변사태를 원하지 않는다. 미국은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하더라도 대규모의 군사적 개입에 나설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를 이유로 외부 세력이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현실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통해 무력 흡수통일을 꿈꾸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또 하나의 문제는 중국과 관련된 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의 신군사전략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그런데 이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부시 행정부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중국이 미국과 대등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군사전략을 추구했다.

한국 방어의 주도적인 역할은 한국군에게 넘기고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해 중국 견제와 봉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한·미동맹의 변환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그러나 부시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발목이 잡혔고, 이 사이에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결을 추구하면서 ‘미국은 태평양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미 전략동맹 문서에 대중국 견제 필요성 명시, MD 협력 강화, 한·일 군사협력 및 한·미·일 군사 네트워크 추구 등은 한·중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한편, 미·중 간의 군사갈등에 한국도 휘말릴 위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은 한·미동맹을 ‘냉전 시대의 유물’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한국에 인접한 산둥반도에 군사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중관계의 악화는 김정일 사후 대북정책의 공조를 모색하는 데 큰 장애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외교안보 차원에서도 우리에게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에겐 안보적 실효가 거의 없고 공연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신세’를 자초할 수 있는 군사 계획에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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