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2월 1일

기획| 북한, 대중국 협력 강화 지속…정치·군사적 개입 경계 2012년 2월호

기획| 김대장 발걸음 척.척.척?

북한, 대중국 협력 강화 지속…정치·군사적 개입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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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2일 북한이 수입한 것으로 보이는 신형 화물트럭들이 단둥에서 압록강철교를 건너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012년은 북한의 ‘영원한 주석’인 김일성 주석의 출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로서, 북한 스스로가 강성대국의 해로 명명한 해이다. 이러한 2012년을 불과 십 여일 앞둔 채 2011년 12월 17일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일 위원장이 세상을 떠났다. 김 위원장의 사망은 북한주민뿐만 아니라 한국 및 주변국가들을 놀라게 했으며 혼란에 빠뜨렸다. 그러나 이 사실에 대해 유일하게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은 국가는 바로 중국이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중국의 대응을 살펴보면 차분하고 침착하게 북한의 안정화를 이루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속하게 조문을 하거나 조의를 표하고, 접경지역의 특별한 관리를 하고, 이후 한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의 국가들의 대사들을 통해 북한을 자극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등 일련의 일들을 차례차례 실행해 나갔다.

이러한 중국의 대응을 보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시점이 아니라, 수개월이나 수년 전부터 미리 절차들을 준비해온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중국은 김 위원장이 처음 위급한 상황에 처했었던 2008년 즈음부터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무렵 중국은 김 위원장의 상황을 수시로 검토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이 건강이 호전되어 중국을 세 차례 방문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일 때에도 중국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유고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중국의 이러한 대응은 2009년 5월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한 이후에 보여준 행보에서 읽을 수 있다. 2009년 5월 북한의 제2차 핵실험 이후 중국은 북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였고, 오히려 2009년 10월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북한을 방문하여 북한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후 2010년 3월 천안함 사태로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그해 5월 김정일 위원장을 베이징에 초청하여 후진타오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중국, 차분하게 북한 안정화 추진

중국의 이러한 일련의 행태는 북한을 감싸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하였다.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북한을 지원한 전략적 원인은 바로 북한의 내부 불안정성의 확대이다.

2008년을 기점으로 가시화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과 이에 따르는 북한 후계체제 구축과정에 대해 중국은 예의 주시하고 있었고 이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2009년 11월 북한당국이 전격적으로 단행한 화폐개혁에 대해 북한주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민심’이 악화되어가면서, 중국은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을 심각하게 우려하였다.

결국 중국은 북한의 내부 불안정성이 확대되자 북한체제를 유지시키기 위하여 북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년간의 북한과 중국의 협력 확대 중에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유고라는 불안정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럼 과연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북한은 대중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2012년 북한의 대중국 정책은 김정일 위원장이 구축해놓은 협력의 기반을 존중하면서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2010년 5월 중국을 방문한 이후 1년 동안 세 차례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국 협력의 밑그림을 그려 놓았다. 김정일 위원장의 2010~2011년 사이 세 차례 중국 방문을 통해 2012년 북한의 대중관계 설정 전략을 검토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구양도(一區兩島)’ 특구개발의 점진적 추진을 통해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한다. 일구양도에서 일구는 북한의 나선지역을 지칭하고, 양도는 압록강에 있는 위화도와 황금평을 의미한다.

2010년 11월 20일 중국 상무부와 북한 합영투자위원회는 북한의 나선특구와 황금평·위화도 특구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합의하고, 2011년 6월 공동개발 착공식을 가졌다. 양국은 ‘경제구 개발협력 지도위원회’를 구성하여 특구개발을 추진하기로 하였는데, 북한측 대표는 장성택 부장이고, 중국측 대표는 천더밍 상무부장이다.

현재 김정은 부위원장의 지도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장성택 부장이고 명실상부한 북한의 2인자이자 실세라고 알려져 있다. 장 부장이 북한측의 대표라는 점은 북한에서 이 특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북한, 중국 지도부와 소통 강화 모색

북한의 입장에서 특구개발은 위험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두 지역을 특구로 선정한 것은 두 지역이 접경지역이나 해안지역이기 때문에 개방의 효과는 크더라도 북한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있다.

또한 특구 개발이 전면적인 개혁개방이 아니라 중국에만 국한된 개혁개방이기 때문에, 북한경제의 대중국 의존도를 고려하면 개혁개방의 급진적 효과가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둘째, 조속한 시일 내에 중국 지도부와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부주석과의 회동을 달성하여 지도자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한다. 시 부주석은 이미 지난 2008년 6월 최초 해외 순방에서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건재하던 시기로 김정은 부위원장과의 친분을 쌓기는 어려웠다. 또한 북한 김정은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정황이 있어 만남이 성사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본격적인 교감을 나눌 시간은 없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차기 지도자인 시 부주석과의 만남을 조속한 시일 내에 이루기 위해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차기 지도부와의 만남은 향후 북한의 대중정책 향방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며, 이를 통한 북한 최고지도자로서의 대내적 권위 상승에도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현 지도부뿐만 아니라 미래 지도자들 역시 북한의 지도부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한 만큼 양측의 만남은 양국의 이익과도 맞아 떨어진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 2011년 2월 북한을 방문한 멍젠주 중국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을 통해 북한 김정은 부위원장을 면담하고 그의 북한 내 실제 지위를 확인하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김정은 부위원장이 최고지도자 등극 이전부터 그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아 양국은 지도부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할 것이다.

셋째, 중국과 협력은 강화하되, 중국의 대북 내정간섭이나 영향력 행사에 대해 경계한다. 북한이 중국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고 경제 의존도가 높은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중국이 북한 내부 권력 배치나 정치·군사적 선택에 있어서의 개입은 방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북한은 역사적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지만 중국이 북한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것은 배제해왔다. 이러한 점을 중국 역시 존중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중국의 경험을 소개하고 조언하는 것 이상의 요구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숙/ 외교안보연구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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