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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 新성장엔진, 시베리아를 가다 |시베리아, 육·해·공 에너지·물류 핵심 교차로 2012년 3월호

통일한국 新성장엔진, 시베리아를 가다 3

시베리아, 육·해·공 에너지·물류 핵심 교차로

시베리아의 면적은 세계 육지면적의 1/10을 점유하는 거대한 공간이다. ‘공간’이 크다는 것은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수많은 ‘공간극복 비용’, 즉 국방, 물류, 사회간접자본시설 등 제비용이 소요되는 딜레마를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제주체들이 ‘작은 집’보다는 ‘큰 집’을 선호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보다 득이 많다는 데에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거대한 공간은 중장기적으로 경제발전 잠재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모스크바국립대학교 창설자이며 러시아의 대학자인 로모노소프도 “시베리아와 북극해는 러시아 국부의 증가와 강대국의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프랑스 정치사상가 토크빌과 독일의 철학자 니체도 미국과 더불어 러시아의 강대국 가능성을 예전부터 예견한 바 있다.

북동항로로 유럽에? 수에즈 통과보다 10일 단축

실제로 러시아는 시베리아를 통해 국제적 위상을 확보해 왔다. 처음에는 세계 1위의 영토대국, 그리고 제정 러시아 시기까지는 모피, 비철금속과 곡물로서, 소련 시기에는 무기생산, 현재는 에너지와 자원을 통해 에너지·자원 강국의 위상을 유지해가고 있다.

러시아정부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농업 및 군수산업과 물류산업의 육성을 통해 에너지·농업·군사·물류대국은 물론, 경제의 다양화·현대화 정책을 통해 명실 공히 러시아를 경제대국(세계 5위 목표)으로 부상시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여기선 러시아의 물류대국 잠재력을 정리해 본다.

시베리아 지역은 육·해·공으로 대륙(아시아와 유럽, 아시아와 북미) 간 혹은 대양(북태평양과 대서양) 간 가교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높은 지경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일례로 러시아는 시베리아의 영공 개방을 통해 북미행과 유럽행의 항공노선을 단축시키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해운항로(북동항로와 북서항로)도 국제 해상루트로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북동항로는 시베리아의 해안을 따라 유럽과 동북아 국가(한·중·일)가 이어지는 루트인 반면에 북서항로는 캐나다 북극양을 따라 미국의 동부지역과 연계된다.

부산에서 시베리아 북극해를 지나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는 북동항로의 길이는 1만2,700km로서 수에즈 운하 경유 해운로(2만1천km)보다 8,300km나 짧으며, 운항일수도 10일이나 단축된다. 이 해운로는 시베리아의 수많은 하천, 북극양으로 유입되는 레나, 오비, 예니세이, 앙가라, 이리티시, 아나디르, 콜리마 강 등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시베리아 개발에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북동항로가 국제 해상로로 운용될 경우 시베리아 북극양의 주요 항구개발도 이루어지면서 시베리아 자원의 접근성은 더욱 용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로수송으로는 도로와 철도 연결을 포함해서 석유, 천연가스, 상하수도 파이프라인, 전력 송배전망, 광케이블 등의 연결을 들 수 있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TCR(중국횡단철도), TMR(만주횡단철도), TMGR(몽골횡단철도), BAM(바이칼-아무르횡단철도) 등이 TSR(시베리아횡단철도)과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TSR과 TKR(한국종단철도)의 연결 가능성이 협의되고 있지만 북한의 경색국면으로 이 사업은 큰 진척을 이루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또한 러시아정부는 제2시베리아횡단철도와 BAM철도와의 여러 지선들을 계획하고 있으며, 사할린과 극동 본토 그리고 일본 홋카이도와 사할린 철도의 연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의 대마도를 통해 부산과의 철도 연결 프로젝트와 경쟁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2개 프로젝트의 건설은 동시 혹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 북동부 지역(사하공화국-추코트카-베링해-알래스카)과 북미 대륙을 연결하는 베링해협 철도 건설도 계획되고 있다. 북극해운항로와 베링해협 터널 건설은 시베리아의 북쪽 지역과 북극양 개발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베리아-태평양 석유 파이프라인(ESPO)의 건설작업 1단계(타이세트-스코보로디노)는 완료, 2단계는 진행 중이며,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으로 사할린-하바로프스크-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2011년 9월 완공돼 마치 거미줄처럼 구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북한을 경유하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는데, 이 가스관은 사하 공화국과 이르쿠츠크와 연계될 예정이며, 알타이 가스관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석유·LNG 파이프라인, 거미줄처럼 구축 중

천연가스 파이프라인도 송유관과 유사한 루트를 형성하고 있다. 서에서 동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알타이, 이르쿠츠크와 사하공화국부터)은 ESPO 송유관 루트, 그리고 동에서 서로 이어지는 사할린 가스전도 러시아 연해변강주 주요 항구 지역이 종착점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러시아정부는 주요 항구지역에 정제공장과 LNG 시설 및 터미널 건설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제품과 LNG를 아태지역에 수출하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전략 2030’에 의하면 2030년까지 동북아 지역으로의 석유수출 비중을 20~25%, 가스수출 비중을 19~20%로 상향조정하면서 러시아는 수출지역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의 교통 및 에너지 전략은 석유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통합시스템과 전력망 네트워크를 통해 명실 공히 에너지 하류부문(downstream)에서 수출지역의 다양화를 통해 가격협상력 제고는 물론 에너지대국과 물류대국을 가능케 하고 있다.

특히 시베리아와 북극 지역에서 물류산업 발전은 러시아의 경제력을 배가시킬 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아태지역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한국은 다가오는 시베리아 시대를 맞아 그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데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한반도의 국운을 유라시아 대륙으로 확장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한종만/ 배재대 한국-시베리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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