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3월 1일 0

집중분석| 재집권할 푸틴, 남북균형과 한반도 평화유지 정책 지속 2012년 3월호

집중분석

재집권할 푸틴, 남북균형과 한반도 평화유지 정책 지속

2012년 3월 대선에서 러시아의 최고실력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59세)가 대통령으로 복귀하는 것은 확실시 되고 있다. 2008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임기가 현행 4년에서 6년으로 연장되어 최장 2번 12년의 장기정권이 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푸틴이 12년 연속 집권 한다면, 이전 집권기(2000~ 2008년)를 포함해 통산 20년의 장기집권이 되어 ‘정체의 시대’이었던 구소련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정권(1964~1982년)을 상회하게 된다.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모두 5명으로 푸틴 총리 이외에 러시아공산당 후보 겐나디 쥬가노프, 극우민족주의 정당인 자유민주당 후보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중도좌파 정의 러시아당 후보 세르게이 미로노프, 무소속 재벌 기업인 미하일 프로호로프이다.

이번 대선의 최대 관심사는 푸틴이 과연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얻어, 3주 뒤 있을 1, 2위 득표자 2명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을 수 있는가이다. 2011년 12월 총선에서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이 과반수를 약간 넘는 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대도시 중심으로 부정선거 규탄 및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는 등 푸틴 집권 장기화에 대한 반발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1월 초 40%대 지지율에서 1월 중순부터 50%대 지지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대선 후보들 가운데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인물은 푸틴이라고 답한 사람은 78%가 넘고 있다. 이처럼 푸틴의 지지가 선거가 다가오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다음 몇 가지로 살펴 볼 수 있다.

국가 안정 위해 푸틴밖에 없다?

첫째, 반(反)푸틴 반정부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중앙과 지방에서는 빈부와 정보의 격차가 커서 반정권 기운이 일부 대도시에 제한되어 있다. 반푸틴 시위들의 중심은 도시지역에서 신장하는 중산층으로 새로운 러시아인이다. 이들은 현시점에서 혁명을 희망하고 있지 않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당연한 정치참여’이며 선거가 공정하게 행해지는 것이나 부정부패 대책이다.

둘째, 푸틴을 대신할 만한 유력 야당 후보가 없어 유권자들이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야권 주요 후보들인 쥬가노프나 지리노프스키는 매번 대선에 나온 만년 야당 정치인들로서 푸틴을 대신할 만한 구심력 있는 지도자가 아니다.

셋째, 러시아 대선에는 ‘강한 지도자’를 요구하는 러시아인의 전통적인 심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국가의 안정을 위해 ‘푸틴밖에 없다’라는 유권자의 선택에서 볼 수 있듯이, 1990년대 초 소련 붕괴와 그 후 사회 혼란을 경험한 러시아인들은 급격한 변화를 바라지 않고, 강한 지도자를 요구하는 심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푸틴은 중산층을 의식해 민주화와 지방분권 그리고 강한 러시아를 표방하는 대외정책이 포함된 국내외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집권 장기화에 따른 차기정권의 지지기반 약화를 극복하려고 할 것이다. 국내적으로 정치제도의 변화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이 대통령 집권시기(2000~2008년)에 폐지한 지방 지사 선거의 부활, 하원선거제도의 변화로 정당등록의 요건 완화, 우파정당의 결성 인정, 소선거구제 부활, 인터넷상의 민의를 정치에 반영시키는 제도의 도입 등 정치개혁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단 푸틴은 지역의 분리주의에 연결되어 국가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지역정당의 결성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경제분야에서 안정에 기반을 둔 경제성장을 목표로 경제민주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할 것으로 보이며, 국가전략상 중요한 산업에 대한 국가의 관여는 계속할 방침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자원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술혁신을 통한 러시아경제 체질개선을 추구하는 연구개발과 인프라정비에 과감한 투자를 하려고 한다. 더구나 지금 관료기구의 비대화로 오직(汚職)은 국내총생산(GDP)의 2~3할 규모로까지 확대되었다. 따라서 푸틴은 국가발전에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연된 관료의 부패척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실용적 아시아 중시외교 강화할 것

푸틴이 대외적으로 강한 러시아와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서도 대외정책에서 구미와의 대립을 불사하는 ‘대국노선’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과정을 통해 유연한 협력관계를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와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근린외교에는 구소련 제국을 경제적으로 통합하는 ‘유라시아연합’ 구상을 밝히고 있어, 푸틴은 이 지역을 자국의 세력권으로 재편하는 것에 매진할 것이다. 이것은 구소련지역에 대한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눈에 띄게 강한 것에 대한 대응책이다.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맞이하여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실용주의적인 아시아 중시외교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9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는 낙후된 동시베리아와 극동러시아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아·태지역 국가들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얻으려고 할 것이며, 이 지역에서 세계경제의 일원으로 러시아의 본격적인 참여를 통해 국력을 향상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동북아지역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세력균형을 중시하는 현실주의적인 정책이 펼쳐질 것이다. 러시아의 대중, 대일정책은 경제를 중심으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특히 푸틴은 이들 두 국가와 사이에 에너지 분야 협력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한반도에 대한 기본 정책은 이 지역의 비핵화와 안정에 목표로 두고 있다. 북한 김정일 사후 3대 권력을 계승한 김정은 체제는 취약한 권력기반으로 인해 동북아의 국제질서에 상당한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는 조정자역할로서 러시아는 기존의 남북한 균형정책과 한반도의 평화유지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재집권할 푸틴은 정치 안정 속에서 경제성장과 시민복지 향상을 보장하기 위해 국내 안정을 최우선으로 대내외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석유가격 상승으로 인해 경제회복을 달성한 지난 집권 때와 달리 지금은 세계경제 위기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하여 루블화의 가치하락이나 자본유출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현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여 러시아가 상실한 초대국의 지위를 회복할 것인지도 관심사항이다.

 

최태강/ 한림대 러시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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