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을 말한다 |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 대책은? 2012년 3월호
<연간기획> 북한인권을 말한다 7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 대책은?
중국정부가 최근 24명의 탈북자들을 체포하여 강제북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10명은 북한인권단체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한 상황이다.
이 문제는 지난 2월 14일 개최된 국회인권포럼에서 공개되었는데 여야 의원들은 탈북자 강제송환 관련 간담회를 열고 외교통상부 관계자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 간담회에서 포럼 대표인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중국 공안이 개입해서 함정을 파고 (탈북자를) 체포한 것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외교부 변철환 동북아2과장은 이에 “강제북송이 있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중국에 전달하라고 주중대사에게 지시했다.”면서 “중국 외교부와 심양시 정부 측에 강력한 입장을 전달하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고 답했다. 또 다른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북한은 이미 이들을 강제북송하기 위한 공안당국 회의를 개최하여 협의를 마친 바 있다고 한다.
中에 국제난민기구 접근권 보장 요구해야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정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의 탈북자 정책은 두 가지 상반된 원칙 하에서 실행되고 있다. 하나는 제3국 추방 형식으로 국제사회의 요구에 응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과거 외국영사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송환한 경우와 재일동포 출신 탈북자들을 일본으로 보내는 것이다.
중국당국이 탈북자들을 제3국으로 보내는 경우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거나 수용국의 외교적 요청이 있는 경우이다. 2011년 심양 주재 일본대사관에 2년째 체류하다가 일본으로 출국한 탈북자에 대한 처우도 일본당국의 협조요청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는 현지에서 탈북자들을 체포, 조사한 뒤 강제북송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탈북자들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되면 신원, 탈북 루트와 중국 내 협조자 등을 조사받은 뒤 국경지대로 호송되어 대기하다가 북한 측에 인계된다.
정확한 강제송환 탈북자 수는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일부 NGO들은 연간 5천명 수준을 넘는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탈북자 강제송환 정책은 조·중 국경협정 등에 의한 범죄인 양도절차에 준해서 실시되고 있다.
즉 중국은 이들을 밀입국자로 간주하고 있으며 북한 측은 불법월경죄를 범한 형사범으로 처벌하고 있다. 북한당국은 강제송환된 탈북자들에 대해서 강도 높은 조사와 노동단련대 형벌을 가하고 있으며 정치적 이유로 탈북한 경우와 한국 선교사 등을 접촉한 경우에는 정치범수용소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강제북송 정책은 동북3성 지역의 소수민족 사회 안정과 북한정권의 붕괴를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당국의 이러한 이중적인 탈북자 정책은 그 자체가 모순일 뿐만 아니라 중국이 가입한 국제난민협약의 중대한 위반이다. 중국이 가입한 국제난민협약은 탈북자 모두가 난민이라는 전제를 가정하지 않는다.
국제난민협약은 일단 보호국 정부에 난민판정을 위한 국제난민기구(UNHCR) 전문가의 현장접근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과의 면담을 통해서 불법이주민들이 난민협약의 기준을 충족시킬 경우 국제난민기구와 보호국은 상호 협의를 통해서 난민지위를 부여하거나 혹은 이들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 제3국으로의 안전한 출국을 보장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내 탈북자들은 과연 전부 난민인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은 물론 ‘아니다’일 것이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비공식적으로 중국 국경지대에서 탈북자들을 직접 면담한 국제난민기구는 전체 탈북자 인구 가운데 10~15% 정도가 엄격한 난민지위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적 박해를 피해서 탈출’하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전통적 의미의 난민지위 이외에 최근 ‘현장난민’이라는 새로운 난민 카테고리가 인정되고 있는 점이다.
‘현장난민’ 적용 요구로 일괄적 송환 막아야
중국 내 탈북자들은 대부분 가난과 절망을 피해서 중국으로 입국했다. 탈출 동기와 관계없이 이들은 강제송환 이후 가혹한 처벌의 위협을 받고 있다. 더구나 중국인 남자와 사실혼 상태로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는 탈북여성까지 강제송환하는 것은 난민협약의 기본정신을 완전히 위배한 것이다. 학계와 유엔난민기구는 중국 내 탈북여성들은 대다수가 ‘현장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난민협약의 조건이나 ‘현장난민’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단순 불법입국자나 범죄자까지 보호할 수는 없다. 이들은 본국으로 송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80% 정도가 여성으로 추정되는 탈북자들중에는 임산부, 병자,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중국당국의 국제난민기구 접근권 거부와 일괄적인 강제송환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들에 대한 북한당국의 가혹한 처벌이 중국 내 탈북자들의 인권상황을 악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이다. 만약 북한당국의 처벌이 완화된다면 중국 내 탈북자 인권상황은 개선될 수 있다. 적어도 중국인과 사실혼 상태에 있는 탈북여성들에 대한 임시거주권 부여와 이들 사이에 태어난 2세들에 대한 중국정부의 보호의무가 조속히 실현되어야 한다.
특히 한국 송환을 희망하는 탈북자들은 한국헌법에 의해서 ‘한국 국적’이 부여되는 특별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 중국당국의 난민보호 책임과 의무는 크게 경감된다. 험난한 길을 거쳐 한국 이외의 나라로 입국한 탈북자들에 대한 난민지위 부여도 크게 늘고 있다. 캐나다는 작년 115명의 탈북자들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하였으며 미국도 100명을 넘어섰다. 유럽연합의 경우는 통산 수천명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탈북자들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탈북자 인권상황이 열악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중국당국의 이중적인 잣대와 가혹한 일괄적 강제송환 정책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북한자유연대(NKFC)는 수년 전부터 전 세계 20여 개 주요도시의 주중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송환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캠페인을 전개해 오고 있다. 미국정부도 중국과의 인권대화에서 탈북자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이제 자신의 정치·경제적 위상에 걸맞는 인권보호 책임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이원웅/ 관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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