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3월 1일

특집| 원자력안전 결합된 ‘포괄적 핵안보 개념’ 정립해야 2012년 3월호

특집|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 안보를 넘어 평화로

 원자력안전 결합된 ‘포괄적 핵안보 개념’ 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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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이 사고 8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12일 언론에 공개됐다. Ⓒ연합뉴스

 

작년 3월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일본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사고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인 원전의 안전문제, 환경재해, 더 나아가 국가의 안전보장 문제로 연결되면서 국경을 넘는 국제사회의 공동 관심사로 부상했다.

또한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의 안전(safety) 문제가 국가의 안전보장(security)에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인식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즉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관점에서도 원전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핵무기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핵안보정상회의의 의제설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9·11 이후의 미국과 같이 핵테러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국가도 있지만, 핵테러에 직접 노출되어 있지 않은 국가 혹은 일반인들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핵테러에 의한 위협보다 원자력 안전사고에 의한 위협을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원전시설에 대한 의도적 테러뿐만 아니라, 원전의 안전사고 역시 ‘핵안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2010년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1회 핵안보정상회의는 ‘핵물질 안보’에 초점을 맞춘 회의였지만,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2010년의 중심의제인 ‘핵물질 안보’보다는 더 포괄적인 의제를 다룰 수 있도록 ‘핵안보’로 의제를 확대해야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2010년 정상회의 이후의 변화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후쿠시마 사태, 핵안보 인식 확장 계기

핵안보는 ‘핵무기와 관련된 안보’로 인식되어, 2010년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의 핵안보 개념은 ‘비국가행위자에 의한 핵테러의 저지’로 매우 협소하게 정의되었다. 즉 2010년 정상회의의 핵안보 개념은 외교·안보적 개념이라기보다 ‘핵물질 안보’라는 지극히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개념으로 정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핵안보의 대상주체는 국가가 아닌 개인 혹은 단체이며, 핵안보의 관심대상은 핵물질의 보안 및 원자력시설에 대한 테러방지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원자력안전은 공학적 방어조치나 안전관리를 통해 대비하는 개념으로 인식되어, 핵안보는 국가안보, 원자력안전은 산업수준에서 이해되어 왔다.

그런데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이러한 이분법적 분리를 부정하며, 핵안보와 원자력안전을 조합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핵안보는 악의적 의도나 목적에 의한 행위이나, 원자력안전은 사고나 운용미숙 등 원인여부에 관계없는 사건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핵안보와 원자력안전 간의 어떠한 연계 혹은 조합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요구되고 있다.

2010년 정상회의의 핵안보 개념이 협소하게 정의되었다면,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핵안보’의 개념을 확장하여 재설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강해지고 있다. 이는 2010년 정상회의의 제한된 핵안보 개념으로는 포스트 후쿠시마의 정서를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핵안보정상회의가 일회성 회의로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레짐 혹은 글로벌 거버넌스로 기능하기 위해서도, 핵안보 개념과 원자력안전 문제를 연결하는 새로운 개념 혹은 양 개념 간의 인터페이스가 강조되게 된 것이다.

정상회의, ‘핵안보 레짐’으로 정례화해야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핵안보와 원자력안전이라는 상이한 두 개념 간의 인터페이스 설정이 이루어지든지, 혹은 핵안보 개념이 원자력안전을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확장되면, 향후 핵안보정상회의를 포괄적인 핵안보 관련 문제 또는 핵안보 거버넌스를 다루는 일종의 핵안보 레짐으로 회의를 정례화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할 것이다.

문제는 ‘비국가행위자에 의한 핵테러’라는 관점에서 기술적, 공학적으로 정의되는 핵안보의 개념을 국가안보적 차원으로 확장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핵안보정상회의가 핵안보 및 원자력안전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레짐으로 기능하여 정례화된다면, 다음 단계로서 핵안보가 상위의 개념으로서 원자력의 3S, 즉 안전조치(safeguard), 핵안보(security), 원자력안전(safety)을 포괄하는 ‘포괄적 핵안보 개념’의 정립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3S의 규제기관과 법적 근거가 다르고 지금까지 서로 다른 개념으로 분류되어 왔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의 국제사회의 정서를 반영하고, 핵물질에 대한 통제를 강조한다는 차원에서 3S를 포괄하는 핵안보 개념의 정립이 중장기적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2010년 워싱턴 정상회의의 정상성명에서 ‘핵물질 관리 강화’를 언급하고 있으며, 원전시설 내의 핵물질도 관리강화의 대상이 되므로 서울 정상회의 이후 포괄적 핵안보로 핵안보의 개념을 확장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정상회의 합의문인 ‘서울 코뮈니케(Seoul Communique)’에서 원자력안전에 관한 구체적인 국제협력, 지역협력이 채택될 수 있도록 하여, 서울 회의 이후 핵안보정상회의가 글로벌 거버넌스, 글로벌 레짐으로서 기능할 수 있으면 서울 정상회의의 주요한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또한 2012년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이 원자력안전 분야의 국제협력, 지역협력의 허브(hub)가 되고, 이러한 국제협력을 통해 핵안보정상회의가 영속적 레짐으로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2012년 정상회의를 운용하여야 할 것이다.

 

전진호/ 광운대 동북아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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