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9월 1일 0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오해와 우려는? 2013년 9월호

집중분석 |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오해와 우려는?

지난 7월 30일 국방부에서 열린 제4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임관빈 국방정책실장과 데이비드 헬비 동아시아 부차관보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30일 국방부에서 열린 제4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임관빈 국방정책실장과 데이비드 헬비 동아시아 부차관보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되어 있던 한·미 연합사령부의 한국군에 대한 전시 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환수를 재연기하자는 입장을 미국에게 제안하였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 실무자들이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고, 오는 10월의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 합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 전작권 환수 재연기 본격 협의

전작권 환수를 다시 연기하게 된 배경은 북한의 핵위협이다. 북한은 지난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하여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그대로라면 북한은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고, 그러한 경우 미사일 방어능력이 없는 한국은 무방비상태일 수밖에 없다. 북한은 지난 4월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한 데 이어 “최고사령관의 최종명령”에 의하여 “섬멸적인 보복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을 법으로 명시하기도 하였다.

안타깝지만 현재 상태에서 북한이 핵미사일로 위협할 경우 한국은 미국이 핵무기로 대신 보복하겠다는 미국의 핵우산(nuclear umbrella)이나 재래식 무기까지도 포함하는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정승조 합참의장이 언급하였듯이 선제타격을 할 수는 있지만, 이동식 발사대까지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치를 파악하여 사전에 파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문제는 미국 약속의 신뢰성이다. 1973년 1월 파리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철수하면서 미국은 남베트남이 침략당하면 즉각 대응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1975년 4월 북베트남이 침략하였을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남베트남은 공산화되고 말았다.

전작권이 환수되면 그동안 한반도 전쟁억제와 유사시 승리의 보장이라는 임무를 수행해온 한·미연합사령부는 해체되고, 미군은 지원(supporting) 역할로 변경된다. 그러할 경우 미국의 핵우산 제공은 더욱 불확실해질 수 있다.

전작권 환수 자체가 오해에 근거한 측면이 크다. 작전통제권은 당시 부여된 임무수행에 필수적인 최소한의 사항만 통제하는 군사용어로 주권에 해당하는 군수, 행정, 군기, 내부편성, 부대 훈련에 관한 사항은 포함되지 않고, 대부분의 합동(육·해·공군 작전) 및 연합(다른 국가군대 간) 작전에 적용된다.

또한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미 양국 합참의장의 지시를 받도록 되어 있어 한국은 50%의 지휘권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한·미연합사가 모델로 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유사시에 미군이 최고사령관이 되어 지휘하도록 되어 있고, 이를 주권침해로 인식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어떤 권리 하나만 회수되는 사안으로 생각하지만, 전작권 환수는 현재 한반도의 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하는 것이다. 1994년 12월 평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하였기 때문에 전작권마저 완수하면 한·미연합사는 존립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유럽, 냉전종식에도 나토 유지 … 부담 최소화

일각에서는 전작권 환수의 재연기를 요청함에 따라 미국이 상당한 방위비 분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1991년부터 한국은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을 분담해오고 있지만, 그 액수는 어떤 이벤트가 아니라 설정된 분담원칙 하에서 수년을 대상으로 양국이 협의하여 결정한다.

현재도 2008년 합의하여 2013년까지 적용해오고 있고, 2014년부터 수년간 적용될 방위비 분담은 새롭게 협상해야할 상황이 되었을 뿐이다. 미국은 40% 정도를 부담하는 한국에게 일본과 같은 수준, 즉 50대 50을 요구하고 있어서 양국 대표들이 이견을 좁혀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 전작권 환수를 연기할 때도 조야에서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우려하였지만 실제로 그러한 일은 없었다. 1978년의 한·미연합사 창설, 1994년의 평시 작전통제권 환수, 2006년의 전작권 환수 합의 등 한국이 요구한 변화 이후 미국의 방위비분담 요구가 커진 적은 없었다.

자주성을 중시하는 국민적 감정은 이해되지만, 이번 전작권 환수 및 한·미연합사 해체의 결정은 오해에 기인한 측면이 커서 득실을 따질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한국군의 군사주권이 미군에게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미군이 관여하여 북한 도발시 단호하게 응징하지 못하였다고 말하지만, 이 또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한국군이 확전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자제한 것일 뿐이다.

한국은 미국의 힘을 이용하여 국방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함으로써 경제건설과 복지에 노력하고 있다. 분단된 상태에서도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것은 이러한 정책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선진화된 국가를 만들고자 한다면 굳이 한·미연합사와 같은 효과적인 지휘기구를 해체할 필요가 없다. 냉전이 종료되었음에도 유럽국가들이 나토를 유지하여 국방에 대한 그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을 보라.

일부 국민들은 전작권만 찾아오면 자주국방이 보장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강력한 군사력을 건설하는 것이 우선이고,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국방예산 투입이 필수적이다. 한국이 성장과 복지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국방예산을 확보하기는 어렵고, 그렇다면 더욱 한·미연합사를 유지하여 효율적인 국방을 추구해야한다.

전작권을 환수하여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주권국인 한국이 요구하면 미국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이와 같이 심각한 상황이라면 없던 사령부도 만들어야할 상황이다. 이렇게 위중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효과적으로 기능해온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이다.

박휘락 /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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