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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화유산 톡톡! | DMZ에 잠든 미륵의 꿈 2013년 9월호

북한 문화유산 톡톡! 8 | 태봉국도성

DMZ에 잠든 미륵의 꿈

비무장지대(DMZ)는 민간인의 접근이 통제·제한된 지역으로 1953년 7월 27일 맺어진 정전협정에 의해 임진강 하구부터 개성 남쪽 판문점, 중부의 철원 및 금화를 거쳐 동해안 고성 명호리에 이르는 248㎞의 군사적 완충지대로 한반도를 가로지르고 있다. 비무장지대의 중심으로는 군사분계선(MDL)이 위치하며 군사분계선에 남북으로 각각 2km 간격으로 이어진 선이 비무장지대의 남방·북방한계선을 형성하고 있다.

분단으로 남북한 민간인들의 접근이 반세기 이상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특성상 인공위성에 잡힌 도성 흔적을 토대로 3중성의 모습을 재현한 태봉국도성 모형이 강원도 철원군청에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분단으로 남북한 민간인들의 접근이 반세기 이상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특성상 인공위성에 잡힌 도성 흔적을 토대로 3중성의 모습을 재현한 태봉국도성 모형이 강원도 철원군청에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남북에 걸쳐 있는 태봉국도성

DMZ는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 사이에 있는 지역으로 남북 간의 적대행위 및 전쟁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완충지대로 군사정전위원회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남쪽은 유엔사령부가 북쪽은 북한군과 중국군이 공동으로 관할하고 있다. 이러한 DMZ의 전체 면적은 최초 설치규정에 의하면 약 992㎢ 가량으로 한반도 전체의 0.5%에 해당되었으나 군사적 대치로 인해 남방·북방한계선이 좁아짐에 따라 실제 면적은 약 907.3㎢ 이다.

비무장지대는 사람의 출입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자연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어 학술적 연구나 평화적 이용대상으로써 가치가 매우 높다 할 수 있다. 하지만 DMZ 내의 문화유적에 정확한 조사자료는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일제강점기부터 알려져왔던 몇몇 유적만이 지금까지 DMZ 내의 문화유적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DMZ를 대표하는 문화유적으로는 단연 철원에 위치하는 ‘태봉국도성(궁예도성)’을 들 수 있다. 태봉국도성은 강원도 철원군 홍원리 풍천원 일대에 위치하는데 유적은 군사분계선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각각 남과 북에 절반씩 포함되어 있다. 특히 궁성 남문에 위치하였던 석등 2개는 일제강점기에 국보 118호로 지정되었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는 905년 개성에서 철원으로 천도한 후 국호를 마진에서 태봉으로 변경하였다. 그리고 지금의 비무장지대인 철원일대에 도성을 건설하였는데 이것이 흔히들 ‘궁예도성’으로 불리는 ‘태봉국도성’이다. 사실 한 나라의 도성 명칭에 건국자의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인데 아마도 궁예가 건국한 ‘태봉국’보다 ‘궁예’라는 이름이 사람들에게 더욱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개경도성 내 왕의 거처인 궁성을 소위 ‘만월대’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후대의 사람들이 별칭으로 부르는 것으로 정확한 명칭이라 할 수 없으며 ‘태봉국도성’ 혹은 ‘태봉도성’으로 부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태봉국도성은 30만년 전 평강고원에서 분출된 용암이 굳어서 형성된 현무암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도성의 흔적은 철원의 평화전망대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일제강점기 이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정확한 현황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헌기록 등을 통해 확인되는 태봉국도성의 규모는 외성 12.5㎞, 내성 7.7㎞, 궁성 1.8㎞로 이루어진 삼중성으로 동서 폭에 비해 남북축이 약간 긴 평면 직사각형 형태를 가진다. 외성의 둘레는 12,306m이며, 외성의 안쪽으로 자리하는 내성의 둘레는 7,656m인데 도성의 둘레에 대해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외성 약 4,500m, 내성 약 600m로 기록하고 있으며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에서는 외성 약 1,909m, 내성 약 727m로 보고하고 있다.

현재 태봉국도성은 일제강점기 지적도와 군사지도상에는 나타나 있으나 북한과 인접하고 있어 정확한 현황을 파악할 수 없다. 다만 일부 언론취재를 통해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토담과 같은 것이 남아 있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한국전쟁 이전부터 이 지역에 거주하였던 주민들은 국보급의 석등이 파괴된채 방치되어 있었으며 내성 둘레로 많은 기와편이 널려 있었고 그 안은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궁예 미륵세계 염원 DMZ에서 이뤄지나?

그렇다면 한반도의 중심에 자신의 왕국과 도성을 건설한 궁예는 어떤 인물인가? 그에 대한 기록은 지금까지도 현실과 설화의 중간 즈음에 자리하고 있다. 아마도 그가 생전에 이루었던 업적과 기행들 그리고 비극적인 결말 때문일 것이다.

신라의 왕족이었던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버려졌으며 그때의 상처로 한쪽 눈을 잃게 된다. 미륵세계를 염원한 그는 이후 비상한 재주로 사람들을 모아 미륵불을 자처했으며 ‘관심법’이라는 비술로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았으나 자신의 부인인 강씨와 많은 신하들을 무고하게 죽임으로 결국 백성들의 원성을 사게 됐다. 결국 그는 자신의 부하 장수였던 왕건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에 의해 축출당한 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그런 궁예의 미륵세계에 대한 염원이 통한 것일까… 최근 DMZ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국내외적인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 북한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과거 어느때보다 DMZ의 보존과 활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우리정부도 관련부처에서 기본계획을 수립중이며 금년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박성진 /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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