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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통일한국〉 | 시간 지날수록 빛을 발하는 이유는 ‘공존(共存)’ 2013년 11월호

IPA·월간 <통일한국> 30주년 기념

내가 본 〈통일한국〉 | 시간 지날수록 빛을 발하는 이유는 ‘공존(共存)’

평화문제연구소는 올해로 서른이 되었다. 분단 한반도의 통일 문제와 북한 관련 문제에 대해 이제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가장 정통의 위치에 있는 연구소가 되었다. 지난 30년 동안 평화문제연구소는 매우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학술지 <통일문제연구>를 통해 다양한 통일 및 북한에 관한 수준 높은 이론들을 생산하고 유통시켜 왔다. 월간 <통일한국>을 통해서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는 통일문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을 소개하고 소통시켜 왔다. 남북한 간의 공동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실천적으로 평화적 교류에 힘썼다. 우리 한반도 통일에 유용한 역사적 경험과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독일, 중국, 미국 등 해외지역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수립해왔고, 국내의 대학 및 연구기관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협동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얻어진 성과를 다양한 데이터로 축적하고 정리하여 전 사회적으로 소비되도록 편의를 제공해왔다. 연구소의 서른 살은 이렇게 하나하나 나이테들을 만들었다.

<통일한국>하면 ‘공존’ 단어 떠올라

사실 <통일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공존(共存)’이라는 단어다. 각종 기획물과 연재물들 속에서, 이데올로기적으로는 합리적 보수와 대안적 진보가 함께 공존해 왔으며, 학술적인 논의와 솔직한 여론이 서로 공존해 왔으며, 정치적인 의견들과 사회의 비정치적 이야기들이 서로 배타적이지 않고 공존해 왔으며, 그리고 큰 목소리와 작은 목소리가 서로 평등하게 조화를 이루며 공존해왔다. 아마 이러한 ‘공존’이야말로 <통일한국>이 30주년이 되어도 여전히 빛을 잃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경과할수록 빛을 발할 수 있게 되었던 이유가 아닐까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석사과정 시절에 평화문제연구소의 간행물들을 처음으로 접하면서 통일과 북한에 관해 공부를 시작하였고, 박사과정과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면서는 간행물들에 글을 싣기 시작했다. 그 이후 통일과 관련된 업무를 평생의 직업으로 삼게 되면서 이전보다 좀 더 적극적인 형태로 연구소가 그리는 전망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게 보면 연구소는 나의 20대말부터 30대, 그리고 40대까지 줄곧 나와 함께 ‘공존’해 온 셈이다.

30주년, 서른은 이립(而立)이다. 뜻을 세워야 할 때다. 80년대의 독재의 상처와 민주화의 진통, 그리고 90년대의 탈냉전과 무질서를 고스란히 경험하면서 21세기의 새로운 질서와 직면하게 된 지금까지, 지나온 30년은 연구소에게도 대단히 커다란 역경과 도전의 시기였을 것이다. 이제 보다 원대한 희망을 한반도에 투사하면서, 그리고 30년의 역사에 기반해서 도약해 나갈 때가 되었다. 좀 더 많은 희망들을 수용하고, 좀 더 다양한 방향의 이야기들을 모아내고, 통일 및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남남갈등 유발적인 대립적 비전들도 상호 소통시킬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통일과 북한 문제에 관한 한 등대처럼 항상, 어디서나, 그리고 누구든지 다가가 접촉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차문석 /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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